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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7 00:35
[BOOK]
ㅇ 제목 :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ㅇ 원제 : SHIFTING SANDS
ㅇ 저자 : 스티브 도나휴
ㅇ 옮김 : 고상숙 옮김
ㅇ 출판사 : 김영사 / 213 Page
사막 얘기만 들려주면 안되겠니.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저어 오오' 중학교 1학년때 첨으로 '은유법'이란걸 배운 이래 내게 있어 아마도 은유의 최고봉 책이 아닐까 싶다.
(아, 그러고보니 몇해 전 국회의원들이 '삼겹살 불판을 갈 때가 됬다'는 둥 '비빔밥은 그만 먹자'는 둥 유행처럼 은유화법이 몰아치던 때도 있었군.)
'OO가지'라는 제목에서 살짝 의심을 했어야 하는건데..
'사막'의 동경에 그만 설마 그런류의 책은 아닐꺼야.. 철썩같이 믿고야 말은 책.
그러나 역시! 믿지 말았어야 했다.
지은이가 20대에 친구와 함께 파리를 출발하여 여행 했던 사하라 종단.
어느덧 40대가 되어 자기가 살아온 삶과 인생의 여정을 그 당시의 경험에 빗대어 현란한 은유로 버무린 책이다. 중간 중간 맥 끊으며 들이대는 인생가치관 따위는 좀 집어치고, 사막 얘기 좀 더 들려주면 안되겠니?? 목말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사실 내내 산과 대립되는 이미지로써의 사막에 대한 설명도 나로서는 100% 동감가지 않았다.
정상을 정복하라며 경쟁을 부추키는 요즘 추세를 등산에 비유하고, 그에 반하여 여정과 과정을 읆조리는 사뭇 관조적이고 느림의 미학을 사막에 비유한 비교는 정말 그럴싸하게는 보이지만
아무리 얕은 산도 오르면 오를수록, 가면 가 볼수록 처음 정상에 대한 욕심은 어느덧 사라지고, 오히려 정상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자연의 거대함과 인간의 한계를, 한 없는 겸손함을, 정복이 아닌 여정의 즐거움을.. 순간 순간의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심지어 나조차도!) 본질적인 비교로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산이건, 사막이건, 바다건..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대함이 다를 것이다는게 내 생각.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은이가 '나를 부르는 숲'의 저자를 만나 애팔란치아 트레일을 함 해보면 좋으련만. 어쨋든, 산도 안가고 사막도 못 가본 사람들에게 이 책의 비유는 베스트셀러라는게 이해될 정도로 정말 훌륭하다! 짝짝. 시작부터 마침의 여정까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카테고리, 그룹핑, 비유.. 딱 팔기 위해 만든 책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너무 불순한가. ^^)
이토록 야박하다싶이 얘기하는 이유는,
누군가 이 책을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인생최고의 책이라고 극찬을 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오호 멋지구리 사막여행기려니 잔뜩이나 가슴 부풀어 기대했기 때문이고
더구나 흥미진진했던 사막 유목민 투아레그족의 이야기를 너무도 축약해서 끝냈기때문이라구! 엉엉.
어쨋든 감질나지만, 사막여행기가 실려있고 그에 대한 간접경험은 나름 흥미로웠고,
인생론에 대한 책이니만큼 6가지 카테고리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사막에 빠지거든 타이어에 바람을 빼라"
<<사하라종단 여정의 오아시스 >>
가르다이아 - 엘골레아 - 인살라 - 타만라세트 - 인궤잠 - 아가데즈 - 나아메 - 부키나파소 - 세콘디타코라니
ps. 킬리만자로를 다녀온게 2005년 12월.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때 잠깐 보았던 사막의 지평선, 그리고 신기루. 기회가 되면 제대로 사막안에 있어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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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1 16:42
| 2005. 12.12. (등산 5일째) ▶ 해발 5,895m 정상을 향하여.. 긴장한 탓인지 깊게 잠들지는 못하고 2~3시간쯤 잤을까. 신중하게 몸 상태를 체크한다. 가벼운 두통과 메슥거림이 계속 되고는 있으나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나름 상태양호라 판정하고... 올 10월 초 설악산을 등산하면서 산에서의 추위를 톡톡히 경험한터라 몸이 둔할정도로 단단히 껴입는다. 출발을 앞두고 늦은 저녁을 먹는다. 고도가 많이 높아 소화가 잘 안되므로 많이 먹지 말라는 당부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먹고 싶어도 영.. 들어가지가 않는다. 대충 허기만 면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겨우한다. (이게 결정적인 실수였다. 나중에 산 위에서 혹독한 추위만큼이나 나를 괴롭혔던 건 절절한 배고픔이었다. ㅠ.ㅠ) [실체가 안 보이면 두렵기 이전에 일단 더듬어 보기 마련인걸까.] 이제 정상까지는 화산재로 이루어져있어, 머랄까 길이 줄줄.. 밀린다. 그나마 밤이 되면 그 날림이 좀 단단해져서 딛기가 조금이나마 수월하고 밤부터 아침까지의 기후가 가장 안정적이라, 이렇게 채 몇시간을 못 쉬고 바로 정상으로 도전하게 된다.... 라고는 하나! 내려오고 나서 느낀건데.. 이 산을 밤에 출발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 실체가 눈으로 안보이기 때문일꺼다. 즉, 아마도 이 산을 낮에 출발하라고 하면.. 단언하건데 결단코. 절대. 올라가고 싶지 않을꺼다. 높이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거나, 적도 아래 어떻게 빙하가 있을 수 있는지, 빙하가 녹고 있다는데 몇년안에 녹을건지를 연구해야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흙과 돌 무더기로 이루어져 전혀. 한개도. 이쁘지 않은 벌거숭이에 설사 시도한다해도 푹푹 발이 밀려 도대체가 진전이 없고 금방이라도 꼬꾸라 질 것 같은 급경사의 이 괴물 같은 산의 실체를, 그 두려움을 두 눈으로 본다면 말이다. [12월 11일 Pm 11:00 : 헤드렌턴을 켜고 정상으로 출발] "자, 정상도전 할 사람 모이세요!" 엄대장님의 목소리. 한명 두명 모이는 대원들. 그렇게 모두 20여명. 그 속에 내가 끼어있었다. 깜깜하고, 추워지고 있었다. 보수적으로 잡은 내 목표는 5,000미터. 한스메이어 동굴까지. 그러나 맘 한켠엔 '올라보고 나서...' '갈 수 있는 곳까지..' 미련이 또아리를 튼다. 팽팽한 긴장과 흥분 속에서 정상으로의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한명 두명.. 시간이 흐를 수록 고소를 호소하며 하산하는 대원들이 늘어가고. 저멀리 꽤 먼 거리에서 일렬로 반짝이는 주황색 헤드렌턴 불빛이 나 역시 일행들로부터 많이 뒤 쳐졌음을 인지하게한다. 오로지 발 밑을 비추는 헤드렌턴 불빛에 의지하여 60~70도 경사의 화산재 더미를 지그 재그로 올라가는길. 그저 "올라가고 있는 행위" 그 자체에 몰입할 뿐이었다. [5,000미터 한스메이어 동굴에 도착]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해발 5,000m 한스메이어 동굴에 도착한다. 이곳은 독일인 "한스메이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비박한 곳이라한다. 앉아서 물도 마시고, 행동식도 먹고 좀 쉬고 있으니 조피디님과 가이드가 도착한다. 몸을 녹이자고 앉은 것이 오히려 더 추워진다. 숨이 가쁘긴 했지만, 이때만해도 나는 몸상태가 과히 나쁘지않았고 경희 역시 괜찮아 보였다. (지금생각해보니 다만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를일이었다.) 채이사님은 고산등반 베테랑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의심따위는 하지 않았다. 아직 죽을 만큼 힘들지 않았기에 더 올라가고 싶다.. 는 욕망이 꿈틀댔다. 나는 모르고 있었던거다. 결국 죽을만큼 힘들게되면.. 내려갈 수 조차 없다는걸.. 다시 선택의 순간이었다. 채이사님은 "이만 내려가는것도 고려해봐" 라고 물었고 내 의지를 확인하시자, "그래, 현정씬 갈 수 있겠어. 정상까지 가자구!"라며 용기를 주셨다. 이제와서 고백하건데, 만일 채이사님께서 "고려해봐"라고 하시지 않고, "현정씨는 이만 내려가야겠어. 더 가는건 무리야. 위험해."라고 단호하게 하셨다면 나는 내려갔을꺼다. 그만큼 나는 채이사님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다. 우리중 경험해 본 분은 그 분밖에 없었기에... 채이사님의 그 말은 내게서 '두려움'을 걷어냈고 '내가 오를 수 있을까.' 라는 맘속의 의심은 '나는 오른다.' 라는 명제로 각인이 되어있었다. [죽음의 공포를 느낀 45분] 어쩌면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선두와의 무전은 거리가 꽤 멀어진 탓인지 끊겨 있었고, 경희는 추위와 고소로 인해 자꾸 눈을 감고 의식을 순간 순간 잃었고, 채이사님 역시 말씀은 안하셨지만 심각하게 추위에 노출되 있었다. 나역시 졸림과 극심한 체력 소모로 고생하고 있었다. '잠들면 죽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으아~!" "으~~으~~!!!!!" 힘든 육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외마디 외침이 경희와 나의 입에서 튀어나오고 있었고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그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웅얼댔다. 해가 뜨면 몸을 추스리고 내려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때까진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근데 내리막이 쥐약인 내게.. 그 각도를, 그 깜깜한 밤에 내려가는건.. 도저히 정말 자신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택한건, 살기 위해 걸어야 하는 방향은 아래로가 아니라, 그저 계속 위로 향하는 것 뿐이었다. Am 5:30 해를 기다리며 울다.. 물병을 채워왔던 따뜻한 물이 꽝꽝 얼음으로 변해있었다. 지구는 둥글다는 걸 증명하듯 코앞에 빽빽히 수 놓아 떠있던 별들도 사라지고 여명이 붉게 물들무렵.. 우리는 주저 앉았다. 나는 추위도 추위지만.. 정말.너무.미치게. 배가 고팠다. -.-;; 혈당이 뚝뚝 떨어지는게 느껴질 정도로.. 가슴이 벌벌대고 손이 떨렸다. 주머니에서 한개 남은 영양갱을 꺼냈다. 혹시 또 몰라 반만 베어 무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ㅜ.ㅜ 그냥... 진실로 너무 외로웠다... 해 뜨는 시각은 6시 15분. "해야 떠라.. 빨갛게 해야 솟아라아~" 입으로 웅얼거리며 평생에 그토록 해를 기다린 적이 있을까. 경희와 채이사님은 서로를 감싸안고 체온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나는 혹시나 하는 죄책감이 밀려와 그저 경희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앉아있을 뿐이었다. 가까운 어딘가에서 치환 오라버니와 종인씨도 그러고 있었으리라... Am 6:15 평생 가장 감동적인 일출, 그리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영원히 안뜰 것만 같았던.. 1년도 더 넘는듯 길게 느껴진 시간.. 그리고 드디어 해가 떴다!! ㅠ.ㅠ 평생 잊지 못할 그 순간. 아..! 그 장엄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와중에 그 일출을 찍겠따고.. 카메라를 꺼냈으나, 추위로 동작하지 않는 카메라. 아쉬웠다. 이젠 살았다는 안도를 느꼈다. 몸이 조금 녹자, 우리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내려가지 않고 또 오르기 시작한건.. 우리 머리 위로 저기, 한 100미터 되는 곳 길만스포인트에서 예의 그 익숙한 주황색 고어텍스 잠바들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기다리고,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는 기운이 느껴졌기때문이다. 자신과의 사투였다. 어느새 우리 4명의 대열도 흩어져, 좀 더 위에 경희-채이사님이, 그리고 그 아래에 나와 바리키가 오르고 있었다. "바리키, 내가 갈 수 있을까? 난 이제 완전 탈진인거 같아. 난 자신없어. 그냥 내려가고싶어." 빤히 바로 코 위에 일행들이 보이는 곳에서 나는 말했고, 바리키의 대답은 간단했다. "너 갈 수있다. 너 정말 대단하다. 뽈레 뽈레. 나를 믿어라." Am 7:10 해발 5,681m 길만스포인트에 서다! 바리키 폴대 끝을 부여잡고.. 끙끙 거리며.. 마침내.. 마침내.. 해발 5,681m에 섰다. 도착후 내가 처음 외친 소리 "경희야!!!" 나보다 몇 분 앞서 도착한 경희를 찾았고, "경희야 미안해.." 평생처음으로 슬프지 않아도 소리내어 울 수 있음을 경험했다. 경희를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 그리고 채이사님과 포옹을 나누며 또 한번 와락 울었다. 정상인 우흐르픽까지는 1시간 남짓을 더 가야 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고 후회도 없었다. 이곳이 바로 "나의 정상"이었다. 12/11 아침 7시 호롬보를 출발하여 키보에 도착, 다시 밤 11시 출발하여 12/12 아침 7시에 '나의 정상'에 올랐으니 꼬박 24시간만의 일이었다. ps1. 경희 & 채이사님께... "다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미련 - 어쩌면 제 마음의 장애때문에 - '죽을만큼 힘들 때까지..' '스스로 인정할 때까지'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저를 시험하려다.. 경희, 채이사님 위험에 처하게 했죠.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힘들면 포기해도 됨을, 그게 부끄러운게 아님을.. 배웠습니다. 두꺼운 제 마음의 유리벽이 조금은 얇아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ps2. 내려오던 길, 긴장을 풀고 급격하게 고도를 낮춰서인지 드디어 내게 고소가 왔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극심한 두통. 뇌가 흔들리듯 아팠고.. 정말 머리를 부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의약품 - 물파스!를 머리에 미친듯이 발랐다는, -.- 어디선가 읽은 글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결국 키보산장이 저~~아래 보이는 곳에서 포터 4명에 의해 업혀 내려왔고 호롬보산장까진 구루마 신세를졌다. ps3. 내려와서 들으니 간 밤의 기온은 체감온도 영하 30도가 넘었다 했다. 완전 탈진한 경희는... 키보에 도착한 후 링거를 맞았다. ㅜ.ㅜ ps4. 2006년 1월1일 아침 9시 KBS1에서 킬리만자로 이야기가 방영됩니다. ☞ VOD보기: "신년특집 2006 희망원정대 아! 킬리만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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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0 12:09
2005. 12.11. (등산 4일째)
▶ 호롬보 - 화성탐사같은 고산사막을지나 - 키보산장 (4,702m)으로...
아침에 일어나니, 새로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새 엄대장님이하 관계자의 진지한 토론 끝에
원하는 대원모두 키보산장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변경이 된 것이다.
현재까지 대원들의 의지가 충천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한 상황에서
일부는 남고, 일부만 출발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만족하여 포기할 수 있는 곳까지.
자유의지와 선택, 그리고 책임을 지라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기대했던 자연과의 편안한 하루 vs 또다시 시작되는 긴장.
그 두가지 사이에서 갈등이 인다.
거리는 약 12Km 예상시간은 10시간.
해발 3천에서 4천미터를 오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데.
이틀 전 만다라에서 호롬보도 그렇게 멀고 힘들었는데...
어떻게 할까...
...
그러다 마침내 결정했다.
"가는데까지 가보자."
(이때는 가는데까지 가다가 힘들면 내려오지 뭐... 하는, 조금은 단순한 생각이었다)
Am7:00 키보산장으로 출발!
긴장의 고삐를 다시 짧게 쥔다.
워낙 안전감증인 나. 가져온 영양제를 꼼꼼히 챙겨 경희랑 먹고..
(경희왈 : "언냐, 이러다 나중에 우리 시체 썩지 않는거 아이가. -.-;")
만다라의 급체 여파로 컨디션이 안좋은 홍석만씨를 뒤로하고,
장애인 대원 9명 전원이 키보를 향해 떠난다.
다들 맘속으로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나무들의 키가 현저히 작아져있다.
출발 시 컨디션은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
Last Water Point를 지나고 (이제 물 나오는 곳이 없다는 얘기지)
킬리만자로가 좀 더 가까이 보이는 곳에서 전체 대원의 단체사진을 찍는다.
(해발 4,000정도. 뉴스에 나온 곳)
▲ 여자 6인방 (조pd님, 한작가님, 나, 경희, 석화, 최작가님)
※Photo : 강호정 기자
'이 정도면 뭐.. 갈만하겠다.' 싶었다.
본격적인 화성탐사가 시작되기 전까진...
▲ 어느새 역시나 또 후미가 되고...
▲ 돌황무지지대 The Saddle 푯말이 있던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주먹밥과 라면과 따끈한 차
여유있는 엄대장님과 달리 뒤에 보이는 현호. 안색이 안좋았다.
경희가 컵라면을 받아왔으나,
나는 식욕이 급격히 떨어져 주먹밥 반개랑 커피 한잔만 겨우.
▲ 힘들다. 두통약을 먹었다.
▲ 본격적인 화성탐사 시작이다. (맨왼쪽은 경희, 맨오른쪽 이 바리키 그 옆이 나)
※Photo : 강호정 기자
▲ 어느새 옆으로 와있는 마웬지
전설하나, 키보봉(킬리만자로정상)과 마웬지봉은 서로 형제였는데
동생 마웬지가 내뿜던 화산불을 먼저 그치게 되자,
형 키보한테 가서 불을 빌려 피우곤했다.
근데 이 놈이 빌려주면 꺼뜨려먹고, 꺼뜨려 먹고..
빌려주다 빌려주다 화딱지가 난 키보가 마웬지 머리를 뚜드리팼댄다.
그래서 마웬지 봉은 저렇게 들쭉 날쭉 뾰쪽빼쪽하다고.
(저 마웬지봉은 준비된 전문 산악인만이 오를 수 있다)
▲ 드디어 마웬지를 뒤로 하고 (완전 아마겟돈이 따로 없다)
맨 오른쪽 주황색이 나, 옆이 경희 ※Photo : 강호정 기자
▲ 이제 저 앞에 보이는 얕은 봉우리 2개를 옆으로 돌면 키보산장
Pm 3:30 키보산장 (4,702m도착)▲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산장, 키보Hut에 도착하다.
역시나 꼴찌로 도착. 사람들이 박수와 포옹으로 맞아준다.
(KBS9시 뉴스에서 행균님과 하이파이브하는 뒷모습이 나 ^^;)
8시간 30분을 걸었다.(10시간을 예상했던 거에 비하면 참.. 잘 걸었다.)
오는동안 두통땜에 펜잘을 2개나 먹었다.
이건 정말이지 머랄까.. 물속에 있는 기분이랄까.
물속에서 걷는 것 같다. 몸이 축 쳐진다.
여행사 가이드가 바로 잠에 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멀쩡한 것 같아도 조금이라도 적응을 하고 자지 않으면 고산병이 바로 온다고..
몇몇은 이미 끙끙 앓기 시작하고..
나역시 미약한 두통과 함께 속이 메슥거린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정말이지 빠짝 긴장한 마음들이 산장에 떠다닌다.
▲ 정훈이가 고소 두통으로 구루마를 타고 호롬보로 내려간다.
※ Photo : 강호정 기자 (약 19시간 후 나도 이 구루마 신세를...)
정상공격은 밤 11시에 시작한다고한다.
출발시의 컨디션을 봐서 올라갈 수 있는 사람만 간다.
욕심이 생긴다. 포기할때 포기하더라도 시도는 해보고싶어진다.
그러기위해선 몸이 받쳐줘야한다.
잠에서 깨는 내 몸이 멀쩡하기를.. 정말, 진정코 바라면서
체력 조절을 위한 짧은 잠을 청한다.
ps1. 엄대장님은 키보까지는 6~7명만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했다한다.
그래서 전원 출발하는걸로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고...
그러나 중간에 낙오자 한명 없이 전원 키보에 오른 우리들.
그 힘은 꼬박 꼬박 챙겨주시던 닥터쌤의 이뇨제와 영양제였던걸까,
모두가 알고보니 초강력울트라캡쑝 체력들인걸까,
정말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었던걸까,
사주팔자일까, 대체 무엇일까.
▶ 호롬보 - 화성탐사같은 고산사막을지나 - 키보산장 (4,702m)으로...
아침에 일어나니, 새로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새 엄대장님이하 관계자의 진지한 토론 끝에
원하는 대원모두 키보산장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변경이 된 것이다.
현재까지 대원들의 의지가 충천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한 상황에서
일부는 남고, 일부만 출발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만족하여 포기할 수 있는 곳까지.
자유의지와 선택, 그리고 책임을 지라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기대했던 자연과의 편안한 하루 vs 또다시 시작되는 긴장.
그 두가지 사이에서 갈등이 인다.
거리는 약 12Km 예상시간은 10시간.
해발 3천에서 4천미터를 오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데.
이틀 전 만다라에서 호롬보도 그렇게 멀고 힘들었는데...
어떻게 할까...
...
그러다 마침내 결정했다.
"가는데까지 가보자."
(이때는 가는데까지 가다가 힘들면 내려오지 뭐... 하는, 조금은 단순한 생각이었다)
Am7:00 키보산장으로 출발!
긴장의 고삐를 다시 짧게 쥔다.
워낙 안전감증인 나. 가져온 영양제를 꼼꼼히 챙겨 경희랑 먹고..
(경희왈 : "언냐, 이러다 나중에 우리 시체 썩지 않는거 아이가. -.-;")
만다라의 급체 여파로 컨디션이 안좋은 홍석만씨를 뒤로하고,
장애인 대원 9명 전원이 키보를 향해 떠난다.
다들 맘속으로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출발 시 컨디션은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
Last Water Point를 지나고 (이제 물 나오는 곳이 없다는 얘기지)
킬리만자로가 좀 더 가까이 보이는 곳에서 전체 대원의 단체사진을 찍는다.
(해발 4,000정도. 뉴스에 나온 곳)
▲ 여자 6인방 (조pd님, 한작가님, 나, 경희, 석화, 최작가님)
※Photo : 강호정 기자
'이 정도면 뭐.. 갈만하겠다.' 싶었다.
본격적인 화성탐사가 시작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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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엄대장님과 달리 뒤에 보이는 현호. 안색이 안좋았다.
경희가 컵라면을 받아왔으나,
나는 식욕이 급격히 떨어져 주먹밥 반개랑 커피 한잔만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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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화성탐사 시작이다. (맨왼쪽은 경희, 맨오른쪽 이 바리키 그 옆이 나)
※Photo : 강호정 기자
▲ 어느새 옆으로 와있는 마웬지
전설하나, 키보봉(킬리만자로정상)과 마웬지봉은 서로 형제였는데
동생 마웬지가 내뿜던 화산불을 먼저 그치게 되자,
형 키보한테 가서 불을 빌려 피우곤했다.
근데 이 놈이 빌려주면 꺼뜨려먹고, 꺼뜨려 먹고..
빌려주다 빌려주다 화딱지가 난 키보가 마웬지 머리를 뚜드리팼댄다.
그래서 마웬지 봉은 저렇게 들쭉 날쭉 뾰쪽빼쪽하다고.
(저 마웬지봉은 준비된 전문 산악인만이 오를 수 있다)
맨 오른쪽 주황색이 나, 옆이 경희 ※Photo : 강호정 기자
Pm 3:30 키보산장 (4,702m도착)
역시나 꼴찌로 도착. 사람들이 박수와 포옹으로 맞아준다.
(KBS9시 뉴스에서 행균님과 하이파이브하는 뒷모습이 나 ^^;)
8시간 30분을 걸었다.(10시간을 예상했던 거에 비하면 참.. 잘 걸었다.)
오는동안 두통땜에 펜잘을 2개나 먹었다.
이건 정말이지 머랄까.. 물속에 있는 기분이랄까.
물속에서 걷는 것 같다. 몸이 축 쳐진다.
여행사 가이드가 바로 잠에 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멀쩡한 것 같아도 조금이라도 적응을 하고 자지 않으면 고산병이 바로 온다고..
몇몇은 이미 끙끙 앓기 시작하고..
나역시 미약한 두통과 함께 속이 메슥거린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정말이지 빠짝 긴장한 마음들이 산장에 떠다닌다.
▲ 정훈이가 고소 두통으로 구루마를 타고 호롬보로 내려간다.
※ Photo : 강호정 기자 (약 19시간 후 나도 이 구루마 신세를...)
정상공격은 밤 11시에 시작한다고한다.
출발시의 컨디션을 봐서 올라갈 수 있는 사람만 간다.
욕심이 생긴다. 포기할때 포기하더라도 시도는 해보고싶어진다.
그러기위해선 몸이 받쳐줘야한다.
잠에서 깨는 내 몸이 멀쩡하기를.. 정말, 진정코 바라면서
체력 조절을 위한 짧은 잠을 청한다.
ps1. 엄대장님은 키보까지는 6~7명만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했다한다.
그래서 전원 출발하는걸로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고...
그러나 중간에 낙오자 한명 없이 전원 키보에 오른 우리들.
그 힘은 꼬박 꼬박 챙겨주시던 닥터쌤의 이뇨제와 영양제였던걸까,
모두가 알고보니 초강력울트라캡쑝 체력들인걸까,
정말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었던걸까,
사주팔자일까,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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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9 12:10
2005. 12.10. (등산 3일째)
▶ 일 정 : 고소적응을 위해 호롬보 Hut에서 하루를 머뭄
오늘은 고소적응을 위해 하루간 호롬보에서 머문다.
Am7:00 가 조금 안된 시각. 부스럭대는 소리에 눈을 떴다.
역시나 아침형 인간인 경희가 이미 일어나있다.
▲ 산장은 6인1실. ㄷ자로 된 구조의 2층형 침대
(자기 전 뜨거운 물을 물통에 받아, 침낭속에 넣고 껴안고 잔다.)
며칠전부터 생긴 버릇. 일단 몸 상태부터 살펴본다.
밤새 스멀 스멀 있던 두통도 없고
목이 조금 아픈걸 빼고는 대체로 컨디션 굿이다.
근데 경희가 왠지 똥마련 강아지마냥 서성인다.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상황파악을 해보니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꽃단장을 하고 나가서는
너무도 멀쩡하게 산책을 한다던가, 몸풀기 운동을 한다던가..하는
진정. 결단코. 산악인 체질인 석화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그렇다.. 석화는 우리 방 여자 5명을 가두고 나간 것이다. -.-;
(착한 석화, 자기딴엔 모두 자고 있으니 위험할까봐 밖에서 걸쇠를 ㅋㅋ )
이제올래나 저제올래나.. 석화야 어디갔니!
갇힌 우리는 창문에 매달려 지나가는 사람이 있기를 고대했으나
맨 끝 방이라 이곳까지 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시간은 흐르고.. 화장실 급한 경희는 낑낑대기 시작하고..
결국 그렇게 한시간을 갇혀 있은 후에야
대원중 한사람인 경호씨에 의해서 극적으로 구출될 수 있었다. ^^
(경호씨이이이!!! 고래 고래 외치던 우리가 얼마나 황당했을까. ㅋㅋ)
Am8:00 구출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이야!! 이건 완전 딴세상이다.
구름하나 없이 쨍하는 날씨에 새파란 도화지같은 하늘.
(아니, 사실 구름은 우리들 머리 위가 아니라 발 아래에 놓여있었다)
방 앞으로는 세네시오들이 늘어서있고...
어제 부슬 부슬 비오던 그 곳이 맞나싶다.
▲ 킬리만자로가 보이고.. 산위의 저 하얀색은 눈발이 내리는거라 함
▲ 산장의 우측으로는 마웬지 봉이 보인다.
씻고 싶은 맘이 굴뚝인데,
차가운 물이 닿으면 고산병이 오기 쉬워 절대 머리는 감지 말라고한다.
미치겠다. 머리 못감은 지 벌써 3일째인 것이지.
(이후 하산시까지 그 누구도 모자를 벗을 수 없었다는....ㅍㅎㅎ)
산에 왔으니 산의 법을 따르는 수밖에..
대신 이를 열심히 닦고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세수하다 손 동상걸리는 줄 알았음)
아침을 먹고,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나니 시끌 시끌 소란하다.
물어보니 호주 학생들인데 밤새 정상등반하여 하산한 팀이라한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데 내심 많이 부러웠다.
반팔입은 그들. 확실히 그들은 체력적으로 더 튼튼한 것 같았다.
▲ 정상 우흐르픽까지 등정을 마치고 하산한 호주 팀
산장의 공동 식당건물 앞에는 살짝 넓은 마당(?)이 있는데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얘기를 나누거나 그냥 앉아있거나.. 하며
각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만다라와는 또 달리, 확실히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기 때문에
모든 움직임이 느려져있다.
마치 시간도 느리게 가는 것만 같은 기분.
점심을 먹고나니 오늘 저녁 행사를 위해 각자 연애편지를 써오라한다. (-.-;;;;)
망연자실하여 일단 방으로 돌아온 나. OTL
첨엔 다들 건성건성 장난스러울 것 같더니..
나중엔 모두 어찌나 진지해지던지.. 사생대회 나온 사람들같다.
음.. 아무래도 혼자 장난스러우면 안될듯한 분위기.
"연애"라는 단어에 몰입되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차마 못쓰고
결국엔 쌩뚱맞게도 난데없는 글짓기를 시작한다.
(너무도 사랑하는 조카 다혜에게 쓸것을.. 흑)
▲ 내 글짓기에 영감을 준, 방 앞에 펼쳐진 세네시오들 -.-
▲ 또다른 영감을 준 꽃 -.-;
▲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마감시간이 임박했다는거지
▲ 어김없이 비가오기 시작하고... (근데 경희, 니 게서 머하노?)
▲ 행사가 시작되었다. (엄홍길 대장님)
잠보송, 킬리만자로송 노래도 부르고,
너무 듣기 좋던, 병휘님의 "나란히"도 감상하고,
연애편지 대상도 발표하고,
영상편지보면서 내비도 눈물 콧물 짜고.. (언니, 고맙다는 말 못해서 미안!!)
▲ 원정대 깃발에 한마디씩 하고싶은 말도 적고..
그렇게 호롬보에서의 두번째 밤이 깊어갔다.
▲ 맨 마지막에 있던 우리들의 숙소
ps1. 입맛도 식욕도 없어 저녁식사를 거의 못했다.
ps2. 코안에서 코피가 나기 시작. 미세혈관들이 터지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더군.)
ps3. 내일 원래 원정대의 목표는 4,000미터. 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지만
정상 도전의 치명적인 위험 때문에 제작진과 대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말이 4,000이지 이곳에서도 라이터가 잘 안켜질 정도로 산소가 급격히 적다.)
ps4. 나는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번쩍 손을 들었다.
그러나 경희랑도 상의하고 심사숙고 끝에 내일 4,000미터까지만 도전하고
이후 정상 도전은 안하는 것으로 맘을 바꾸었다.
정말이지 전혀 가늠 되지 않는, 처할 수 있는 위험이 너무도 두려웠기때문이다.
처음엔 속상했지만, 4,000미터가 어디인가!!
마웬지 근처의 Zebra Rock도 보고, 사진도 찍고, 근처 산책도 하고..
경희와 남아있는 사람들과... 그렇게 보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속상함은 곧 더이상 긴장 안해도 되는 홀가분한 하루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 일 정 : 고소적응을 위해 호롬보 Hut에서 하루를 머뭄
오늘은 고소적응을 위해 하루간 호롬보에서 머문다.
Am7:00 가 조금 안된 시각. 부스럭대는 소리에 눈을 떴다.
역시나 아침형 인간인 경희가 이미 일어나있다.
(자기 전 뜨거운 물을 물통에 받아, 침낭속에 넣고 껴안고 잔다.)
며칠전부터 생긴 버릇. 일단 몸 상태부터 살펴본다.
밤새 스멀 스멀 있던 두통도 없고
목이 조금 아픈걸 빼고는 대체로 컨디션 굿이다.
근데 경희가 왠지 똥마련 강아지마냥 서성인다.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상황파악을 해보니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꽃단장을 하고 나가서는
너무도 멀쩡하게 산책을 한다던가, 몸풀기 운동을 한다던가..하는
진정. 결단코. 산악인 체질인 석화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그렇다.. 석화는 우리 방 여자 5명을 가두고 나간 것이다. -.-;
(착한 석화, 자기딴엔 모두 자고 있으니 위험할까봐 밖에서 걸쇠를 ㅋㅋ )
이제올래나 저제올래나.. 석화야 어디갔니!
갇힌 우리는 창문에 매달려 지나가는 사람이 있기를 고대했으나
맨 끝 방이라 이곳까지 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시간은 흐르고.. 화장실 급한 경희는 낑낑대기 시작하고..
결국 그렇게 한시간을 갇혀 있은 후에야
대원중 한사람인 경호씨에 의해서 극적으로 구출될 수 있었다. ^^
(경호씨이이이!!! 고래 고래 외치던 우리가 얼마나 황당했을까. ㅋㅋ)
Am8:00 구출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이야!! 이건 완전 딴세상이다.
구름하나 없이 쨍하는 날씨에 새파란 도화지같은 하늘.
(아니, 사실 구름은 우리들 머리 위가 아니라 발 아래에 놓여있었다)
방 앞으로는 세네시오들이 늘어서있고...
어제 부슬 부슬 비오던 그 곳이 맞나싶다.
씻고 싶은 맘이 굴뚝인데,
차가운 물이 닿으면 고산병이 오기 쉬워 절대 머리는 감지 말라고한다.
미치겠다. 머리 못감은 지 벌써 3일째인 것이지.
(이후 하산시까지 그 누구도 모자를 벗을 수 없었다는....ㅍㅎㅎ)
산에 왔으니 산의 법을 따르는 수밖에..
대신 이를 열심히 닦고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세수하다 손 동상걸리는 줄 알았음)
아침을 먹고,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나니 시끌 시끌 소란하다.
물어보니 호주 학생들인데 밤새 정상등반하여 하산한 팀이라한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데 내심 많이 부러웠다.
반팔입은 그들. 확실히 그들은 체력적으로 더 튼튼한 것 같았다.
산장의 공동 식당건물 앞에는 살짝 넓은 마당(?)이 있는데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얘기를 나누거나 그냥 앉아있거나.. 하며
각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만다라와는 또 달리, 확실히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기 때문에
모든 움직임이 느려져있다.
마치 시간도 느리게 가는 것만 같은 기분.
점심을 먹고나니 오늘 저녁 행사를 위해 각자 연애편지를 써오라한다. (-.-;;;;)
망연자실하여 일단 방으로 돌아온 나. OTL
첨엔 다들 건성건성 장난스러울 것 같더니..
나중엔 모두 어찌나 진지해지던지.. 사생대회 나온 사람들같다.
음.. 아무래도 혼자 장난스러우면 안될듯한 분위기.
"연애"라는 단어에 몰입되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차마 못쓰고
결국엔 쌩뚱맞게도 난데없는 글짓기를 시작한다.
(너무도 사랑하는 조카 다혜에게 쓸것을.. 흑)
▲ 또다른 영감을 준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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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가 시작되었다. (엄홍길 대장님)
잠보송, 킬리만자로송 노래도 부르고,
너무 듣기 좋던, 병휘님의 "나란히"도 감상하고,
연애편지 대상도 발표하고,
영상편지보면서 내비도 눈물 콧물 짜고.. (언니, 고맙다는 말 못해서 미안!!)
▲ 원정대 깃발에 한마디씩 하고싶은 말도 적고..
그렇게 호롬보에서의 두번째 밤이 깊어갔다.
ps1. 입맛도 식욕도 없어 저녁식사를 거의 못했다.
ps2. 코안에서 코피가 나기 시작. 미세혈관들이 터지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더군.)
ps3. 내일 원래 원정대의 목표는 4,000미터. 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지만
정상 도전의 치명적인 위험 때문에 제작진과 대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말이 4,000이지 이곳에서도 라이터가 잘 안켜질 정도로 산소가 급격히 적다.)
ps4. 나는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번쩍 손을 들었다.
그러나 경희랑도 상의하고 심사숙고 끝에 내일 4,000미터까지만 도전하고
이후 정상 도전은 안하는 것으로 맘을 바꾸었다.
정말이지 전혀 가늠 되지 않는, 처할 수 있는 위험이 너무도 두려웠기때문이다.
처음엔 속상했지만, 4,000미터가 어디인가!!
마웬지 근처의 Zebra Rock도 보고, 사진도 찍고, 근처 산책도 하고..
경희와 남아있는 사람들과... 그렇게 보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속상함은 곧 더이상 긴장 안해도 되는 홀가분한 하루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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