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ㅇ 김연수
ㅇ 문학동네, 392p, 2007.9


초반은 흡입력있게, 중반지나서부터는 지루하게.
80년대 후반 넓게 봐서 90년대 초반까지.
당시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그중에서도 민주화 운동을 심하게 한 분들이라면 더욱) 개인의 역사가 곧 시대의 역사였던 그 시절을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다시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 속의 주인공은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그리고 당시 역사의 소용돌이에 있던 또 다른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서 사회의 역사가 개인의 역사를 얼마나 바꿔놓는지를 말한다.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 그 인물들 마다 구구절절 사연. 그 사연마다 얽혀있는 인연인연.... 초반엔 흡입력 있게 재밌게 봤는데 중반으로 갈 수록 그런 이야기 이야기들이 좀 지겨워졌다.
하나의 이야기들이 서로 퍼즐처럼 엮이는 구조인데 (그래서 초반엔 재밌었다) 뒤로 갈 수록 억지스런 엮임들이 많아진다는 느낌. 게다가 어느 순간 그 엮임이 말하려는 결론이 별로 궁금하지가 않아진다고나 할까. --; 재미가 없더라구. 첨엔 내가 통 소설을 읽지 않아서 이젠 등장인물이 여럿 나오면 적응을 못하는구나 싶었는데 '바람의 그림자'를 생각해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바람의 그림자도 등장인물이 왕 많아서 진짜 헷갈렸었는데, 그래도 먼가 재밌었단 말이지.. 근데 기억은 잘 안나냐 왜. --; 암튼 바람의 그림자랑 구성이랄까 좀 많이 비슷한 느낌)

그럼에도 '어찌 저런 인생이 있을까' 싶은 사연 많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달라지는 운명에 대해, 타인의 눈에 맞춰 살아지는 나에 대해, 인간의 존재이유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기엔 훌륭했고,
책 속의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를 엇비슷하게 중첩된 시간 속에서 보낸 내게 당시의 현상들과 역사에 대해 다시금 찾아보고 알게 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었다. (예컨대 로자 룩셈부르크를 알게 했다거나 하는)
어쨋든 책은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유명한 작가인가보던데 다른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

사회의 소용돌이가 개인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던지간에, 그래도 인간이 살만한 이유는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어린시절의 주인공에게 얘기하는 대목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책 속에서..
인간의 수명이 70년이라고 가정할 때 우리는 38,300리터의 소변을 본다. 540,000번 웃고 3000번 운다... 중략.
540,000 나누기 3,000 = 180
이 지구에서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이 180이라는 숫자 때문인다.
인간만이 같은 종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아아한다. 그럼에도 인간만이 웃을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도 알아야한다. 180이라는 이 숫자는 이런 뜻이다. 앞으로 네게도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그중에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할 텐데, 그럼에도 너라는 종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한 번 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이 사실을 절대로 잊어버리면 안된다. -p283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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