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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사회]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ㅇ 우석훈
ㅇ 레디앙, p244, 2009


진정 20대는 저주받은 세대인걸까.
정말 우리나라만 이렇게 돌아가는 것일까? (당췌 머 딴 나라에서 안 살아봤으니 원..) 근데 정말로 그렇다면 미래의 아이들을 이 땅에서 살 게 하는 것 자체가 어른들의 죄악인거 아냐? 또 마구 헷갈리는구나.
 
88만원세대를 쓸 때 솔직히 대안까지는 구체적으로 생각 못 하셨다는 우석훈님이 연세대학교 조한혜정 교수와 의기투합, 세미나처럼 한 학기를 운영하며 객관적으로 보았던 대학생들의 모습을 통한 현실인식과 몇가지 가능성 있어 보이는 대안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부록으로 학생들이 직접 작업한 과제물 일부가 실려있다.

88만원세대뿐 아니라 우석훈 박사의 책 속에 등장하는 20대에 대한 익숙한 묘사는 계속된다. 뚫어 볼 틈새하나 없는 세상에서 쿨함으로 무장한 외로움 속에서 각자 스펙 싸움으로 대표되는 개별 개별의 각개전투. 뭔가 지금까지의 것들이 아까워 새로운 창조는 시도도 못한채 그저 대기업과 고시로 대표되는 그들 간의 물고 물리는 경쟁. 그리고 당근 그런 환경속에서는 찾아질 수 없는 연대와 환대, 우정에 대한 아쉬움.

맨 뒷 부분 결말로 가서 우석훈 박사는 20대의 권리장전을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안에 반드시 들어갔으면 좋겠다 싶은 자신의 생각 -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 교육권, 노동권 -을 아주 조금 내비친다.
일할 수 있는 권리, 독립하여 살 수 있는 주거에 대한 권리, 의료보험 등 보건에 대한 권리, 1천만원 안내고도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 
저런 권리들이 어찌 20대에만 해당할 얘기들인가 싶지만, 현재의 30대 이후를 살고 있는 세대보다는 확실히 그들의 시대가 더 각박하게 내몰렸나보다 싶을 만큼 그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씁쓸하다.

대충 내가 들어도 '편의점 알바노조' 머 이런건 어케 만들어야 하는건가? 싶은데.. 누군가 좀 그들이 밀집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거 아닌가.. 왜 우석훈 박사는 본인은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수도 없다라고 말을 하는지.. 생채기는 무진장 내놓고 참.. 약간 얄밉고 야속한 느낌이 든다.

책은 88만원세대를 읽었을때보다는 확실히 충격은 좀 덜하지만, 그로부터 2년 후의 모습에 대한 고찰 정도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책 뒷부분에 실린 글 중에 나의 별명은 '빈대' 남자친구의 별명은 '거지'라던.. 아주 가난한 여학생의 글이 짠한데, 나 역시 가난했던 20대인지라, 한켠 맘이 속상하면서도 솔직히 아.. 한 15년 더 빨리 태어나서 넘 다행이다 싶은 맘이 든다. 미안하게도....

근데 또 그렇게 그들이 원하는 대기업에 들어간들, 고시에 합격한들.. 인생이, 세상이 달라지지도 않는건데.. 그러나 그렇다구 너가 원하는 걸 (가난할지언정), 남들이 안하는 걸 좀 해보란 말이다.. 라고도 말할 수 없는 삼십대 후반도 참 딱하구나.

ps. 이 분의 책은 암튼 읽으면 기분 우울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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