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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에세이] ★ 미식견문록 - 요네하라 마리

미식견문록
ㅇ 원제 : RYOKOSHA NO CHOSHOKU (旅行者の朝食)
ㅇ 저자 : 요네하라 마리
ㅇ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p260 / 2009. 7

즐거운 분, 요네하라 마리.

사람을 고향과 이어주는 끈에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위대한 문화, 웅대한 국민, 명예로운 역사.
그러나 고향에서 뻗어 나오는 가장 질긴 끈은 영혼에 닿아 있다.
아니, 위胃에 닿아있다.
이렇게 되면 끈이 아니라 밧줄이요, 억센 동아줄이다. - 책 첫장

러시아 동시통역사로 해외곳곳을 돌아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여러가지 음식이야기.
미식견문록이라기 보단 '내가 경험한 음식이야기'가 맞을 듯하다. 원제를 찾아보니 '여행자의 아침식사'인데 에피소드 중 하나로 등장한다. 저자가 돌아가신 후 고인을 기리는 모임에서 모임 참가자들에게 여행자의 아침식사 깡통을 하나씩 나눠줬다는 얘기를 들으니 그 동생 분도 참 재치있다 싶으면서.. 러시아 가면 꼭 찾아서 먹어봐야지 싶다.  

추억속 음식마다 단순한 묘사와 설명뿐 아니라 해박한 지식이 잘난체 없이 녹아 있어 읽는 재미가 2배다.
게다가 글도 유쾌하고 가벼워서 즐거워진다. 캐비어에 대한 욕심으로 YKK가 철갑상어 배에 지퍼를 달았다는 얘기에 얼마나 낄낄 거렸는지... (사실여부는 책 속에).  딱 이 분의 성격을 보여주는 책 같다.

책에서 고베 얘기가 나오는데 어찌나 흥미로운지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고베에 가보고 싶어졌다. 
장물랭, 호베하라, 쇼후쿠로, 간소교자엔. (이 중 장물랭 호텔과 호베하라는 영업을 안한다고 함)
아! 러시아의 대팻밥도 완전 신기. (좀 덜 추운 날이라는 영하 50도에 낚시를.. 건져 올린 물고기는 그자리에서 즉석 냉동 되는데 얘를 대패처럼 얇게 깎아서 먹는댄다.) 

프라하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약 4~5년을 보냈고, 동시통역사로 해외를 뻔질나게 다녔음에도 입맛은 어쩔 수 없는 일본인. 역시나 음식은 고향의 음식! 우메보시와 윤기도는 흰 쌀밥이 너무도 먹고 싶었다는 글을 보면서 해외 나가면 이것 저것 잘 못 먹고 한국 음식에 대한 향수로 몸무게가 빠지는 나로서는 (저자의 의견대로라면 나는 보수파) 왕창 공감이다. ^^

▲ 한 2주 한국을 떠나 고기와 소세지만 있던 곳에서 밤마다 한개씩 썼던 '서울가면 꼭 먹을 것' 리스트. ㅋㅋ
고향이 부산인 친구는 1번이 '밀면', 2번이 '회' 였던 걸 보면 고향은 정말 위로 통하는 거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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