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여자친구
ㅇ 김연수
ㅇ 문학동네, 2009. 9


단편 모음집. 그래서 첨 읽었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보다는 읽기가 편했다.  '네가 누구든..'에서 처럼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 특정 시대, 사건이 떠오르게 된다.

잠적하고 수년간 매일같이 도서관을 드나들던 한 노인이 죽었는데 알고 보니 '탁 치니 억하고 쓰러져 죽었다'는 경찰 발표로 유명했던 '박종철'사건 담당 형사였다거나, 라스베가스에서 치러진 도전자와 챔피언간의 권투경기, 도전자는 남한에서 온 권투 선수 그러나 끝내 링에서 쓰러져 뇌사에 빠지는 얘기 (그 경기.. 김득구 선수의 권투중계를 나도 기억한다. 쓰러지던 모습까지) 등.

그런데 그런 시대, 사건 속에 서 있는 인물들은 왠지 모를 허무를 느끼게 한다. '사랑'이 과거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자주 등장해서 일까...
아마도 저자는 동시대의 사건들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걸 즐기는 것 같은데 그렇게 이야기를 '짓는다'는 것. 새삼 소설가라는 사람은 참 대단하다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었냐?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를테니.
내 경우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맨 마지막 단편 '달로 간 코메디언'. (솔직히 이 얘기만 기억에 남는데, 아무래도 가장 끝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누무 기억력 --;)
얘기도 흥미로웠지만 책을 읽으면서 딱 한 번 유일하게 낄낄거렸기 때문일거다.
여자 친구에게 이유도 전혀 모른체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가 괴로워 하는 장면인데
... 막상 별다른 이유없이 헤어지고 나니 왜 지구는 자전따위를 해서 밤이라는 걸 만들어내 나를 뜬 눈으로 누워있게 만드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지구는 자전따위를 해서라니.. ㅋㅋ 완전 마음에 든다. 
그러게, 왜 지구는 자전따위를 해서 내일 아침에 또 출근을 하게 만드냔 말이지.. :)

ps.이 저자의 책은 칭송이 자자한데 그 정도까지는 못 느끼는 나는 아무래도 문학에 대해서는 뭔가 좀 모자란것 같다. 영화가 환타지보다는 다큐멘터리쪽이라면 책도 픽션 보다 논픽션을 좋아하는걸까..
마구마구 칭송하는그 감정을 함께 좀 느끼고 싶은데 말이지. 아.. 내가 아쉽다.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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