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Everyman)
ㅇ 필립로스 (Philip Milton Roth)
ㅇ 정영목 옮김
ㅇ 문학동네, p192, '09. 10


건강하게 늙게 해주세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제목은 에브리맨인데 내 보기엔 평범한 남자는 아닌 것이 - 여자 보는 눈이 없는건지, 감정에 충실하게 살았기 때문인건지 -  두번의 이혼, 세번의 결혼을 한 남자. (미국에선 흔한일인가??) 
한때 잘 나갔던 남자. 그러나 어느덧 남은 건 병든 몸의 늙은 육신. 그리고 혹독한 외로움.
늙어간다는 것... 골방 노인네처럼 가족들로부터, 시대로부터, 사회로부터.. 주변인으로 밀려난다는 것의 기분이 어떤건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죽음과 늙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새해벽두부터 뭔가 에너지 철철 으쌰 으쌰 책을 읽을껄 넘 쳐지나.. 싶었는데 다 읽고보니 의외로 좋은 것 같다.
76세의 할아버지가 쓴 글이라 그런가. 책은 참 얇은데 덮고 나니 뭔가 묵직하다.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도 늙어가고 있구나.. 하루 하루 죽어가고 있음을 인식하자.
건강하게 늙어야겠다. 즐겁고 행복해야겠다.
무엇보다 사람들... 후회없이 사랑하고 배려하고 나누고 살아야겠다. 하는 다짐. 
2010년은 그렇게 살아야겠다.

** 책속에서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그냥 오는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대로 받아들이세요.


ps.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7%가 되면 고령화 사회, 14%면 고령사회, 20%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UN기준)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돌입했고, 2018년에 고령사회,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된다. 불과 8년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는건데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태랜다.
영국이 50년, 프랑스 39년, 일본이 12년... 이건 뭐 벤자민 버튼의 시계보다 더 빠르게 늙는거다.
책을 읽으면서 뒷방 늙은이 신세로 밀려 나는 우리나라 어르신들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침 출근길 전철속에 보이는 할머니 할어버지들에게 '아휴, 집에나 있지 붐벼죽겠는데 왜 나오고 그런대?' 라는 세상. 노인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이제 곧 열 명 중 2명은 환갑이 넘는 어른들인 사회가 된다.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다양한 정비가 마련되야겠지만 무엇보다 존재감에 대한 노력들.. 쓸모없고 거추장스런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원로로서 그간의 경험과 지혜들을 후세에 전달할 다양한 창구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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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혁 2010.02.07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놀러오는데 정말 다독하시는 것 같아요 ^^
    이 책도 신문에서 리뷰보고 한번 읽어볼까하고 있었는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