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앙투와네트 베르사유의장미
ㅇ 저자 : 슈테판츠바이크
ㅇ 옮긴이 : 박광자/전영애, 청미래, p552, 2005

아, 역시 스테판 츠바이크는 대박이다. 천재다.
중립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마리앙투와네트와 시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로 첨 알게 된 이 분, 몇 권 안되지만 읽을 때 마다 감탄하게 하는 이 분의 책은 정말 대단하다.
흡사 직접 두눈으로 본 것만 같은 흡입력, 그리고 인간을 꿰뚫는 그 심리묘사. 
 
영화 레미제라블을 본 후 프랑스 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골랐다. 내또래 대부분 여자들은 만화책 베르사유의 장미로나마 사전 배경 지식을 득한 모양인데 난 뭐 전혀 문외한, 고작해야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지?'라고 싸가지 없게 말한 사람이려니...수준이니 말 다했다. 근데 이 말도 이 사람이 한 게 아니라며? 나의 무지 반성한다. (근데 솔직히 정말 저렇게까지 말했을까? 싶긴 했어)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혹세무민, 부화뇌동, 팩트 없는 루머. 경계해야한다.

암튼 이 책 역사서라기 보다 마리앙투와네트 한 여인의 삶을 중심으로 한 평전에 가깝지만 프랑스 혁명의 전개와 발단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극히 우유부단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신랑(루이16세)을 만나 15세의 나이에 한 나라의 왕비가 된 극히 평범한 여자. (역시 여자 팔자 뒤웅박팔자다. 신랑 잘만났으면 또 달라졌을지도 모름)
땡땡 곪을대로 곪아가는 민심과 반목의 열기들을 돌아 볼 생각도, 관심을 둬야 하는지 조차 몰랐을 법한 이 여자는 어찌보면 자신이 이해하는 세계관 속에서 극히 자연스럽게 산 죄밖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자리가 가지고 있는 책임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역사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1789년 혁명이후 내내 불안한 날들을 지내다 목걸이사건, 근친상간, 반역죄 등 각종 알쏭 달쏭 사건으로 얼룩져 1793년 10월 결국엔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이 여인네. 마지막 밤 마리 앙투와네트의 심경을 묘사한 편지에서는 자유고 혁명이고 뭐고 나보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이 여인네 참 불쌍하고 안됬다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찔끔.

단두대로 끌려가며 처형인의 발을 밟았을 때에도 '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라며 끝까지 예의를 차렸다는 이 여인. 죽을 죄를 짓지는 않았을지라도 역사의 발걸음 앞에 죽었어야만 하는 개인의 운명. 그것이 죄라면 죄.
역사의 엄중함 앞에 숙연해진다.  

ps. 파리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베르사유궁과 트리아농, 튈르리 궁, 탕플성.. 보고 싶어졌다.

ps2. 프랑스 경우 1789년 혁명 이후로도 부르봉왕가의 왕정복고를 거쳐 1832년 6월 혁명 (레미제라블 배경), 2월 혁명, 파리코뮌까지 근 100년의 역사를 거쳤다고 하니 참 피의 역사는 징하다. <프랑스혁명에서 파리코뮌까지>라는 책을 읽어 볼 차례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naebido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