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이 된 다혜가 몇 달 전 교내 오케스트라에 들어갔다.
해마다 대회가 있는 모양으로 작년엔 3등을 했으나, 이번엔 1등을 노린다면서 보러 오라고 전화.
그리하여 지난 9.14. 토요일 서울교대에서 벌어진 <제 50회 전국 초등 학생 음악 경진대회>에 다녀왔다.
참가 학교는 총 17개.
솔직히 그냥 머 애들 학예회 수준이겠거니, 장난이겠거니.,. 했는데, 이거 웬걸.
아이들의 수준이 오우~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어른 악단 보다야 못하지만 일단 내가 부는 클라보다는 훨씬 듣기 좋고, 조화롭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그 표정!! 아주 머 열심 열심 열심이 마구 마구 느껴지는거지.
게다가 한 7분은 되는 곡들을 악보도 없이!!!
나중에 들으니 미리 한시간씩이나 일찍 등교해서 맹 연습을 했다고 한다.
아... 아이들의 연주를 보고 있자니,
나는 뭔가를 막, 맹렬하게 열심히 해 본 게 언제지? 하는 물음.
간절히 원하고, 성취의 기쁨을 느끼면서, 과정의 순간들을 즐기면서.. 그렇게 열심히 뭔가를 한 기억.
하루 하루 나이가 들고, 왠만한 것들이 일상이 되고 반복이 되면서 그런 열심의 경험들 조차 흐릿해간다.
그나마 최근의 열심이라면, 2011년까지 꽤나 빠져있던 "수영" 정도?
(지금도 수영장은 늘 목마른 나의 로망)
빠져 있거나 열심인 그 무엇없이도 조용하게 잘 늙어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열심은 커녕 뭔가 미친듯이 독기 품고 달겨드는 그런 열정은 심지어 부담스럽게 느꼈는데)
아이들을 보며 하나 또 배운다.
잡기 어려운 공은 잡지 않고, 치기 어려운 공은 치지 않겠다.의 맘으로 나른하게 사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눈 반짝이며 몰입할 수 있는, 열심히 놀 대상. 다시금 찾아보고 싶어졌다.
ps. 우리 조카네 학교는 장려상.
1등은 커녕 지난해 3등도 놓치고, 장려상에 그친 결과에 '얼마나 힘들게 일어나서 연습했는데.. 이게 머냐며' 눈물 대폭발 참사 발생. ㅎㅎ 다혜야, 다 즐거운 추억거리로 이야기 할 날이 온다. 두둥~ 북 최고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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