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망한걸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 와서 이용해보니 반즈&노블 책방 의외로 맘에 든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처럼 화려하고 크지는 않지만 어두운 색깔의 원목 책장과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든다. 조용하게 책도 구경하고 차도 마시는 공간으로 제 3의 장소라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보면 스타벅스와는 또 다른 역할로 견주는 입장이 아닐까 싶다.
특이한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1) 아마존 킨들과 같은 이북 디바이스를 (NOOK)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 반즈&노블에서 자체 제작한 건지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http://www.barnesandnoble.com/ ) 역시나 별도 메뉴로 빼서 팍팍 밀고 있다. 실제로 NOOK 용으로 책을 사면 훨씬 싼데 버스 안에서도 이걸로 책 보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스마트폰으로 ebook을 가끔 이용하는 나로서는 뭔가 쫌 탐나는 아이템. 아마존 킨들을 사볼까.. 싶은 충동이 자꾸만 생기는데, 우리나라도 ebook이 절대적으로 싸졌으면 좋겠다. (얘네는 책이 너무 비쌈)
2) 그리고 카테고리. 이거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예컨대 우리 나라 경우 '서양사' 코너로 몽땅 한군데 있을 것들이 얘네는 이민자들의 나라답게 '인디언사', '동유럽사', '멕시칸사', '스페인사', '유대인사' 등 아주 세분화되어 있다. 여기 저기 세계 각국의 민족이 모여서 살고 있는 동네라는 게 실감이 된다. 실제로 이제 한 300년의 역사밖에 안된 신생국이고 대부분 이민자의 후손이기 때문에 사람들 개개인은 자기들 조상이 어디에서 왔고, 나의 뿌리는 어디인지.. 하는 아이덴티티에 아주 관심이 많다고 한다. 입양갔던 애들이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 라며 찾아 와 보는게 다 그런 이유인듯.
족보가 있어도 누가 조상인지 별 궁금해 하지 않고 살아온 나로서는 참 흥미있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도 평생 동네사람들만 보다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뉴욕은 미국에서도 무척 독특한 도시. 정말 인종도 많고 국적도 많고... 거의 비슷한 얼굴, 거의 비슷한 사고방식의 사람들과만 반 평생을 산 내게는 매우 자극적인 도시다. 삶의 다양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3) 책 값이 너무 비싸다
수업용 책을 사야해서 18st 있는 또다른 반즈에 다녀왔다. 인테리어는 동네에 있는 게 훨씬 맘에 들었는데 책은 거기가 더 많았다. 반즈&노블 방문 기념 소설책 한 권과 수업책 한 권을 샀는데 책 값이 무려 45$!!! 우리 나라 돈으로 거의 6만원에 달한다. 하드커버도 아니고 종이 질도 누런.. 그런 책이 정말 너무 한거 아님? 미국 사람들이 ebook 이용하고,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하는 게 다 이유가 있는거다. 우리나라는 책 진짜 쌈!!! 돌아가면 진짜 책 열심히 읽어야지.
▲ 82th st & 브로드웨이 Ave에 있는 반즈앤노블즈. 숙소에서 멀지 않아서 괜히 실실 들르곤 한다. -> 이곳에서 길을 건너서 84th로 올라가면 영화관이 있음.
▲ 내부 모습. 어두운 색깔의 낮은 원목 책장과 테이블 (몇 개 없긴 한데 사람들이 앉아서 책 읽는다), 난간 기둥 같은 인테리어 들이 무척이나 따뜻한 느낌을 준다. 뭔가 오래된 책방에 온 느낌이랄까. 검색용 컴퓨터는 개인이 직접 이용할 수는 없고 Information 점원만 이용 가능하다. 책 이름과 저자를 얘기하면 검색하고 어디쯤 있는지 알려준다.
▲ 길 건너에서 본 반즈&노블. 저거 발견하고는 아주 기뻤더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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