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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랑의 삶/NewYork뉴욕

[뉴욕] 허드슨강 따라서 자전거타기 - 북서쪽 거의 끝까지.

by naebido 2012. 9. 3.

일요일, 12시가 거의 다 되서야 일어났다. 정말 간만에 푹. 확실하게 시차적응 된 모양이다.
사람 복작이는 시내에 나가긴 싫고, 날도 적당히 흐린 것이 자전거 타기 딱 좋을 것 같아서 점심 먹고 출발.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가기로 한다. 마침 190th st에는 기부 입장이 가능한 클로이스터 미술관이 있다고 하니 거기도 들러 볼겸. 그래서 원래 계획한 동선은 86th 숙소 -> 190th의 클로이스터 미술관까지 갔다가 -> 돌아오면서 116st의 콜롬비아 대학교 -> 113th에 있는 Mill Korean 한인식당 -> 숙소 컴백.


뭐 계속 시트콤처럼 흐르고 있는 나의 블로그를 본 사람들이라면 예상했겠지만 오늘도 계획대로는 되지 않았다. 그냥 대충 강 따라서 가다가 오른쪽으로 빠지면 되겠지.. 했던 내 생각은 너무 안일했다. 자전거 타다가 동네로 빠질 수 있는 램프가 몇 개 안 되는거다. 결국 빠져야할 곳을 놓쳐서 막 다른 곳까지 한참을 갔다가 돌와와야 했는데, 램프로 나가보니 너무 언덕. 길도 모르겠고, 저질 체력이라 힘도 들고, 배도 고프고.. 그냥 강 따라서 왕복하는 걸로 계획을 수정.

왼쪽이 내가 오늘 하루 왔다리 갔다리 한 자전거 경로.
맨하튼의 반쯤 되는 것 같다.
왕복 20Km 쯤되니까 내가 서울에서 곧잘 다니던 코스 당산지구 - 방화대교까지 딱 그 거리다. (혹은 잠실대교 - 반포대교까지 왕복 거리)

근데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 않다. 자전거 도로도 생각보다 좁아서 한국처럼 휘릭휘릭 빨리 타는 사람 많지 않다. (그래선지 첨엔 뭔소린지 몰랐는데 남을 추월해서 지날 때는 뒤에서 Passing in your left!! 라고 소리 지른다.)  옷도 그냥 캐쥬얼한 차림이 대부분이고 자전거도 아주 고급자전거는 보기 힘들다. 남자건 여자건 싸이클을 많이 탄다는 게 인상적. 대부분은 그냥 일반 생활형 자전거고 MTB는 거의 볼 수 없다.

한강 공원처럼 탁 트인 곳이 나타나니 갑자기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 가족, 친구, 단체들끼리 아주 고기 구워먹느나 난리였는데 괜히 끼어 들어서 고기 한 점 얻어 먹고 싶었음. ㅋㅋ

참 그 와중에 허드슨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냥 낚시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잡은 물고기를 턱턱 토막내서 불에 궈먹고 있었다. 아놔 무슨 미래소년 코난에 포비도 아니고 늘 보던 붉은 고기들과는 달리 살짝 원시스럽게 느껴졌음.

▲ 자전거 타기 정말 좋은 날씨였다. West Summer 2012가 West Harlem Piers Park에서 열린다는 포스터.  
http://www.nycgovparks.org/에 들어가면 뉴욕 공원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벤트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 아, 이 아저씨 정말 고마운 분. 자전거 앞 바퀴가 바람이 너무 많이 빠져 있었다. 일요일이라 자전거포가 열었을지도 모르겠고, 거길 가려면 반대 방향으로 내려 가야하니 귀찮기도 해서 일단 다녀온 후 자전거포에 가자..고 생각. 근데 가면 갈수록 안되겠다 싶은거다. 이대로 가다간 빵구 날 것 같아서 좋은 자전거 탄 사람 보이면 펌프 있냐고 몇 번 물어 봤으나 실패. 돌아 가야하나, 어쩌나 하며 혹시라도 자전거에 휴대용 펌프 붙여 놓은 사람 없는지 두리번 대는데 이 아저씨 자전거에 떡하니 붙어 있는거다!!! 이럴땐 뭐 묵언수행 잠시 멈추고 명령어형 영어지만 구사해야지. "너 펌프를 빌려 줄 수 있겠니?" 당당하게. 하하. 온통 땀범벅 이 아저씨 펌프만 꼴랑 빌려주지 않고 직접 바람까지 넣어 줬다. 한 시간 후쯤 돌아 오는 길에서 서로 자전거 탄 채로 마주쳤는데 반가웠음. (내 얼굴은 너무 이상하게 나오는 바람에 제일 비슷하게 생긴걸로. ㅎㅎ)

▲ 응? 얘네들 뭐니



▲  가다보니 건너편 고가 밑으로 수퍼마켓이 보인다. 물도 하나 살겸 들렀다. 밖에서는 그냥 작은 슈퍼인줄 알았는데  들어가보니 신선해보이는 채소, 과일들이 산더미. 가족단위로 장보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 렌탈도 있더라. 190st 지나 끝까지 가도록 딱 한개 봤다. 자전거는 TREK, 1시간에 10$, 하루종일 34$. 아휴 비싸.

▲ 애들 놀이터, 축구장, 테니스장, 야구장.. 이런건 참 잘 되있는듯.
심지어 강아지들도 맘껏 뛰어 놀으라고 저렇게 철조망으로 쳐 놓은 곳도 있다. 주인은 애 없어질 걱정없고 개는 냅따 뛰어서 좋고 ... 근데 큰 개들이 정말 많던데, 걔네가 다 집안에서 사는 애들인가?? 나로서는 상상이 안간다. 

▲ ㅋㅋ 응?? 자전거들 와도 그냥 지네 일 묵묵히 보는 오리들. 샌가??





▲ 조지워싱턴 브리지

▲ 문제의 181st 출구. 나갈까하다가 좀 더 올라가면 또 있겠지 싶었는데 한참 가니 막다른 길이 나오고 아래로는 계단이 나있다. 대체 나가면 어딘지, 몇번 st인지 이정표가 없어서 여기로 되돌아 왔다.

▲ 램프로 나오면 이렇게 자동차전용도로 위쪽으로 연결된 육교 같은걸 지난다.
공원으로 놀러 가려는 사람들 짐이 장난이 아니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외국애들, 힘쎄서 좋겠다.

▲ 181st 방향 램프로 나오면 이렇게 다리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있다.

▲ 저 위로 올라가서 좌측 방향으로 올라가면 190st 방향인데 사진엔 잘 안타났지만 생각보다 넘 언덕. 힘들기도 하고 배도 슬슬 고프고.. 클로이스터 갤러리 궁금하긴 하지만, 그냥 담에 버스타고 가기로.  


▲ 숙소 돌아오는길에 산 과일. 저렇게 몇 개 없는데 5.37$이나 한다. 그래도 간편하고 맛있으니 용서.
오른쪽은  지난번 양키스 스태디움 갔다가 공짜로 받은건데 미국와서 소다음료를 의식적으로 안먹고 있다. 저 글씨를 봐라, "진짜 설탕"으로 만들었댄다. 대체 다른 것들은 어떤 걸로 단맛을 내고 있는거냐고... 그나마 캔음료는 좀 낫다고 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컵에 담아 마시는 콜라 같은 건 절대 먹지 말라고 들었음. --;;

▲ 암튼, 저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돌아오는 길, 땀이 너무 나는 바람에 저 수건 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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