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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랑의 삶/NewYork뉴욕

[뉴욕] 브룩클린 윌리엄스버그, 베트남 맛집 SEA - 9월1일 #2

브룩클린하면 떠오르는 건,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아주 어둡고 우울하게 본 기억이 난다. 50년대 대공황 시절이 배경이라 지금은 한참 달라졌을텐데도 왠지 그런 이미지가 머리에서 맴맴. 혼자가기 살짝 불안하였으나 (길 잃을까봐) 용기내어 가기로 한다.

물론, 길은 잃었다!!!

맨하튼 버스에 자신감이 붙은지라, 다운 받은 지도만 믿고 위풍당당했던 게 패착이었다.
맨하튼과 달리 브루클린은 길이 바둑판이 아니라 마구 꼬불거리더라구, 뭐 그래도 노선이라도 제대로면 헤맬필요가 없는 것을. 아니 버스 정류장이랑 버스 안에 이게 어느 방향으로 가는건지 다음 역이 어딘지 노선표 있으면 좀 좋아!!! 맨하튼도 그렇고 진짜. 아주 외국 사람 살기 불편해요 이 동네.
허긴, 뭐 아이폰이라도 있으면 구글맵으로 경로 확인하면서 다니면 되는데 이누무 갤노트는 3G를 WCDMA로 못잡기 때문에 느려터져서 구글맵 실행을 못한다는. 암튼 뭐 엊그제 배웠듯이 미리 미리 노선 챙기지 않은 죄. 미국스타일로,  "리스펀서빌리리"는 나에게 있는걸로.

▲ 그래도 함 이 지도를 보라구. 미국 너네도 좀 미안하겠는지 아닌지. 내가 저 우측 상단의 까만 화살표를 따라서 62번 버스를 타고 윌리엄스버그를 떠나서 다운타운 브룩클린을 가려고 한거거든. 하늘색 62번 그림을 한번 따라와 봐바바. 첨엔 뭐 문제없게 잘 왔지. 음 PARK AV구만, 음 SAND ST? 모래가 많은 거리야? 이래가면서.. 근데!!! 갑자기 저 JAY ST를 지나면서~ 아 대체.. 하늘색이 어느 방향으로 꼬여 있는지 알 수가 없는거지. 이건 뭐 뫼비우스의 띠야? 38번하고 색깔 같은거 보이지? 암튼 저 동네서 망설이다가 결국 꽤 먼 정거장에서 내렸다. 브룩클린브리지 건너갈려고 잔뜩 비축했던 체력의 30%를 다리 입구까지 걸어가는데 다 써버리다니! (나중에 찾아보니 Tillay ST에서 내렸어야 하는 거였음)

암튼, MOMA 건너편에 있는 53st에서 E 지하철을 타고 -> 14st로 내려간 후 -> L 지하철로 바꿔타고 -> 4정거장을 가면 브룩클린의 Bedford AV역에서 하차. 브룩클린 맛배기 투어.

ㅇ Bedford Av역 주변 둘러보기

역에서 내리니 느낌은 확실히 맨하튼과 다른 분위기. 일본, 베트남/타이 등 아시아 음식도 많이 보이고, 작은 샵들도 많고, 길거리에서 중고책이며 옷을 팔고 있었는데 아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랄까, 묘한 친근감이 있다. 요새 갤러리, 레스토랑 등이 이쪽 윌리엄스버그 지역으로 이동해 오고 있어서 최근 아주 HOT한 지역이라고 함.




 











 ▲ 맨 오른쪽 오바마 아저씨 제대로 카메라 응시. ㅎㅎㅎ

ㅇ 베트남/타이레스토랑 SEA 
마땅히 먹을 건 없고, 베트남/타이 요리를 좋아하는지라 어찌저찌 하나씩 찾아 다니다보니 의도 하지 않게 뉴욕의 베트남/타이 레스토랑을 섭렵하고 있다. 이곳도 브룩클린 가면서 밥 먹을 곳으로 찜하고 간 곳인데,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가 어떤 남자랑 데이트하던 장소로 나왔다고 한다. 여기 말고도 지금까지 가본 베트남/타이 식당은 사이공그릴, TAO, 사이공마켓인데 다들 음식 맛있음. 아직도 한 2 군데 정도 나의 리스트에 남아 있는데, 다 가보고 따로 정리를 해볼 예정.

▲ 뭐 간판이며 식당 외관이 크게 멋지거나 화려하진 않다. 요가 학원 같은 데가 바로 옆에 보임.

▲ 들어가면 입구에 이렇게 연못 비스무리한게 있고 부처상이 맞이해준다. 천장이 투명하게 뚫려있어서 여백과 개방감 아주 맘에 들었음. 연못 옆으로 오른쪽 맨 앞에 비어있는 테이블이 내가 밥 먹은 자리. (양 옆과 뒷쪽으로는 둥근 원형 테이블들이 쭉 놓여 있음)

▲  아, 얼마만이냐!! 반갑다 맥주야!! 브룩클린 라거. 술 안먹다가 마시니까 반 잔 마셨는데도 알딸딸 취하더라구.
다 못마셨다. 아쉽. 암튼 밥 다 먹었는데도 안깨서 살짝 취한 상태에서 낮 거리를 활보했음.
 

▲  오늘은 저녁에 브룩클린다리를 걸어야 하므로 좀 거하게 먹기로. 오늘의 Special Menu인 "랍스터 with 선택요리"를 주문. 여러가지 선택 메뉴 중에 <술고래 아저씨 볶음면 (Drunkard Man Noodle)>을 선택. 살짝 매콤하대서 시킨건데 별로 맵지 않았고 팟타이랑 비슷했다. 11시~3시까지는 18$인데, 내가 간 시각이 3시30분이라서 22$에 먹었다.
랍스터의 몸통은 퍽퍽해서 별루였지만, 집게 발에 있는 살은 촉촉하니 맛있었음. 누들은 역시 반 이상을 남겨서 처음으로 Doggy Bag 해달라고 하니 깔끔하게 잘 담아준다. 맥주가 비싼가봐. Tip까지 포함해서 약 34$ 정도. 지금까지 중에서 먹은 가장 비싼 한끼였다. (메뉴판 보니까, 일반 음식들은 한 15$ 정도면 충분한 거 같고 요리는 20$ 정도)
음식도 맛있고,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고. 추천 한표!

▲ 사진은 뭔가 지저분한 느낌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나름 재미있는 구조의 화장실.
 

▲ 여긴 어디? 알딸딸 한 상태에서 버스 거꾸로 탔다. 타자마자 알았는데 후딱 내리기 귀찮아서 다른 동네도 구경할겸 좀 가다가 내렸다. Bedford AVE의 거리와는 다르게 한국의 지방도시 느낌이 나는 거리였다. 길거리에 휴지가 넘 많던데?
그래도 거리가 일방통행이 아니라서 건너편에서 반대 방향 버스를 탈 수 있어서 좋았음. ㅎㅎ 이제,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보자. 어흥.


ps.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너무도 유명한 OST. 거의 묵언수행으로 사는 요즘, 음악이 왜 필요한지 알겠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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