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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랑의 삶/NewYork뉴욕

[뉴욕] 링컨센터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Live in HD 2012

by naebido 2012. 8. 27.

매일 버스로 지나는 링컨센터에 크게 걸린 포스터를 보고 뭔가 싶어서 검색했더니 대박.
링컨센터에서 매년 하는 거랜다.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실황을 10일긴 HD로 보여주는 행사. 무료!!
http://www.metoperafamily.org//metopera/liveinhd/summer12.aspx?icamp=hdsumfest&iloc=hpbu

올해는 8월25일~9월3일까지, 오늘 8월 26일은 돈지오반니!!
오페라는 라트라비아타 오리지널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본게 전부인데 내가 어떻구 너가 어떻구 뭐 그런 감정을 사람마다 죄다 노래로 하자니 스토리 전개가 어찌나 느려터지는지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와 몇 몇 곡들이 아주 듣기가 좋았던터라, 얌전히 앉아서 기다렸는데 음~ 왕 만족스러웠다. 아마도 한글 자막이랑 달리 영어 자막은 읽느라 시간이 걸리니 사건 전개가 덜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런것 같다. 그래도 중간 중간 얼릉 좀 건너 뛰었으면 하는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리고 야외에 앉아서 밤 하늘과 밤 바람을 맞으며 보는 기분도 한 몫했다. 캔맥주를 같이 할 수 없는게 참 흠이라면 흠이랄까.
맘 같아서는 매일와서 나머지 것들도 다 보고 싶지만 (한국에서는 3만 5천원인가에 영화관에서 상영을 했나보더라구) 시간 봐서 한 두 번 정도 더 올 생각.  

▲ 저 한장의 포스터! (맨 우측) 몰랐으면 놓칠뻔 했는데, 정말 땡떴다.  

▲ 날씨가 이렇게 좋다. 링컨센터 앞

▲ 광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어디서 빛을 쏘는건지 하얀 글씨가 비쳐지는데 이건 좀 신기했음. 계단 안에서 디스플레이 되는건가...  (사진엔 글씨가 선명하지 않게 나오더라구. 아쉽)

▲ 중앙엔 분수대도 있고.

▲  4시에 시작하는 줄 알고 3시 반쯤 가서 앉아 있는데 사람이 너무 없다. 한 30분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이상하다 싶어서 옆에 할머니께 물었더니 오늘 시작 시간이 오후 7시30분이란다. --;  자리 좀 맡아줄 수 있냐니깐, 여기 사는 사람들 죄다 휴가떠나서 오늘 사람 없을거라며 6시쯤 오면 충분할꺼란다. 안심하고 숙소가서 밥먹고 6시30분쯤 다시 왔다.

▲ 오, 역시 사람이 많아졌다!!

▲  책자도 나눠주고, 멤버십 가입받는 데스크. 가입하면 볼펜 주고 있었음.

▲  뭐야, 치사한 것들. 저 쪼그만 책자 하나로 자리를 맡아두다니. 쳇.

▲ 그래도 혼자 앉을 의자 하나는 쉽게 확보. 사진으로는 멀리 보이지만 보기에 멀지 않다. 내 뒤로도 한참 있음.

▲  돈지오반니 무슨 얘긴지 열심히 정독 중.

▲  그러나 햇빛이 너무 뜨거운 관계로 이 꼴. -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  오오, 시작해 시작.

▲  내 옆쪽으로 난 통로에 이렇게 각종 전선들을 덮어서 만든 요철이 있는데, 저게 은근히 각이졌다. 게다가 노란띠들이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지 정말 남녀노소를 불만하고 사람들이 계속 걸려 넘어질뻔 하는거다.(오른쪽 아주머니도 넘어질뻔 하는거임) 보자마자 왠지 저거 사고 나겠다.. 싶어 불안 불안했는데 아!! 한참 나이드신 할머니가 정말 무슨 인형처럼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지셨다. ㅜ.ㅜ
사람들 막 '오마이갓!' 외치고.. 바닥에 입을 부딪히는걸 바로 목격해서 나도 모르게 뛰어가 부축을 했다. 이내 곧 입술에서 피가.. 순간적으로 '큰사고다. 이가 부러졌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치아와 잇몸은 멀쩡한 것 같고 입술 위가 찢어져 피가 나고 있었다. 관계자가 할머니 모시고 갔는데 놀란 가슴 잘 진정시키시고 상처도 깊지 않기를...  

▲ 그 일이 있은 후 내 앞자리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관계자에게 계속 뭐라 뭐라 여러번 얘기.
공연 시작할 즈음에는 저렇게 조심하라는 푯말이 세워졌다.

솔직히 요즘같으면 혼인빙자간음, 살인, 성희롱 등으로 쇠고랑을 차도 한참 찼을 돈 지오반니의 스토리에는 별 감흥없었으나 (다들 그한테 왜 빠져드는지 설명이 안된다니깐), 얼마전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걸 왕창 때려부수고 끝나는 영화를 통해 배운지라 오케스트라 연주와 배우들의 노래에만 몰입했다. (나름 효과 있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한다.) 아리아도 멋있지만 두 세 명이 같이 부르는 중창도 아주 듣기 좋았다. 중간 중간 지루한적도 있지만, 그래도 2시간 40분이 생각보다 후딱 지나간다. 막판에 그 Statue가 등장해서 호령하는 부분은 막 긴장감 돌기까지. 

암튼 이렇게 밤 공기 쐬면서 듣는 멋진 야외 공연. 한국에서도 예술의 전당 분수대 앞 같은데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에선 캔맥주도 마실 수 있으니, 더 좋잖아? 

▲ 준비된 의자가 3,000석이라고 하는데, 의자가 없어서 저렇게 바닥에 앉거나, 서서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커플이라면 분수대 위쪽으로 커플만 할 수 있는 독점 포즈 - 다리베고 살포시 눕기 - 추천한다.)

ps. 뉴욕엔 이런 무료 공연이 많은가보다. 동네가 크지 않으니 일 끝난후에 잠깐 들르기도 좋고, 끝난 후에는 집에 가기도 편하고.. 그런 접근성의 용이함이 서울과는 또다른 장점으로 다가온다. 공짜 공연 정보들 있으면 공유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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