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2011년 6월11일~6월12일 1박2일
ㅇ 강원도 인제 방태산 자연휴양림
ㅇ 제 1야영장 101번 데크 (사이즈 360cm * 300cm)
솔로캠핑 예정이었으나 지갑 도난 "해프닝"으로 인해 엄마에게 SOS, 덕분에 모녀간의 야영 추억. ^^
여럿이 어울리는 캠핑도 즐겁고 유쾌하지만, 숲 속에 폭 쌓여 조용히 혼자 있고 싶었다.
금요일 밤 즉흥적으로 '그래, 떠나자!' 또 발동. 계획은 아침 8시부터 현장 선착순이라고 하는 춘천의 집다리골 휴양림을 갈 생각이었으나 토요일 일어나니 아침 8시.--;
혹시나 하는 맘으로 채 떠지지도 않는 눈을 하구 주섬주섬 www.huyang.go.kr 검색. 오호!! 어제 밤까지도 예약가능 Zero였건만 방태산 휴양림 102번 데크가 1개 가능으로 뜬다. 땡떴다~! 야호!
부랴 부랴 짐 대충 챙겨서 8시30분 방태산 휴양림으로 출발~!!
인제하면 또 나의 유년 추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아니더냐. 내린천에서 죽을 뻔한 곳이기도 하고.
서울 - 경춘고속도로 - 동홍천 IC로 나와 - 44번 국도를 타고 - 철정에서 451번 지방국도 - 내촌을 지나 - 상남면 - 현리를 거쳐 - 방태산 휴양림 도착.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산 넘고 물건너 쎠셔~~♬ 정말 간만에 홀로하는 드라이브, 철정에서 44번을 쭉 타고 인제 - 합강을 거쳐 기린쪽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451번을 타라고 내비게이션이 알려준다. 첨 가보는 낯선 길. 뇌는 신나서 반짝 반짝. 게다가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라디오 노래와 함께 어울려 지루하거나 심심한 줄 몰랐다.
▲ 보통 휴양림 입구에 주차장이 있는 것과 달리 방태산 휴양림 매표소에서 계산을 한 후에도 비포장길을 따라 한참을 운전해서 들어간다.
▲ 드디어 제 1야영장 푯말. 그러나 근처에 주차장은 없다. 그냥 계곡을 따라 일렬로 주차한 후 저 다리를 건너 계곡 옆의 야영장으로 짐을 나른다.
▲ 다리 위에서 야영장을 올려다 본 모습. 다리 건넌 후 돌계단 몇 개를 오른다. 첨엔 계곡물이며 숲이며 감탄하던 이 길~ 바뜨!! 아으.. 이때만 해도 몰랐다 내가 이 길을 얼마나 왔다리 갔다리 할 것인지를!!
▲ 다리 건너 계단을 오르니 야영장이 펼쳐져있다. 오호.. 근데 맨 입구에 있는 101번 데크가 테이블도 있고 완전 좋아보인다. 내 예약 자리는 뒤로 보이는 102번. 테이블도 없고 완전 딱 길목이다.
▲ 일단 짐을 좀 부리고.. (혼자여도 기본적인 짐 자체가 줄지는 않더라. 아무래도 부피감 때문인듯)
▲ 내심 101번 데크가 계속 탐이 난다. 괜히 남의 데크에 의자 펴고 커피 한 잔 끓여 마신다.
▲ 오늘 야심차게 준비한 장비다. 스트레치 코드. (일일이 줄로 잡아 묶는게 귀찮아서... --)
▲ 오호 완전 편해 완전 편해. 방태산 데크에는 고리가 몽땅 박혀 있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렇게 드문 드문 못이 박혀있는 데크도 있었음.
▲ 오~~ 완전 좋아. 대만족. 이렇게도 걸어보고, 저렇게도 걸어보고.. 혼자 텐트 치고 놀아본다.
▲ 야호~! 이쁘구나. 텐트 치고 한참이 지나도록 야영장에는 단 한사람도 안보인다. 살짝 무섭다.
게다가 좀 심심해진다. 아.. 솔로캠핑에는 라디오가 필수구나... 절실히 느낌.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어디선가 하나 둘 나타나시는데, 다들 등산하고 내려오더라구.
▲ 야호! 오후 3시 넘어까지 101호 데크가 비어있다. 관리실에 전화해서 잽싸게 데크 변경.
그러는 바람에 이날 텐트 2번 쳤다. 이젠 뭐 내 텐트 치는 건 도사 수준이 된 것 같다. 확실하게 마스터!
내가 있던 102번 자리에는 주황색 텐트가 오후 늦게 들어왔다. 아빠랑 아들이랑 둘이 왔던데 왠지 흐뭇하고 좋아보인다. 게다가 내 텐트랑 같은 'Solbei' 브랜드. 구형모델로 보였는데 왠지 반갑더라구.
▲ 내 데트에서 앉아 바라본 모습. 테이블도 있고 취사장(왼쪽)과 화장실(오른쪽)이 근처에 있다. 편하다.
이때까지만해도 '청산~~♬' 이러면서 책도 보다가 눈 감고 멍때리다가 완전 좋았다.
지갑을 도난 당(했다고 느끼기)하기 전까지는!! 분명 자동차 콘솔에 둔 지갑이 없는거다.
다리를 건너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모든 짐을 다 풀어 헤쳐 쏟아 보기도 하고... ㅠ.ㅠ
마구 마구 필름 돌려보니 오호라.. 그 갤로퍼 2인 1조. 수상해 수상해. 짐 나를 때 괜히 깐죽(?)대던 그 2인조가 차문을 닫지 않은 틈을 노려 훔쳐간 것이다. 라고 철썩 같이 믿었었다. (미안하다. 사과한다.)
여기 저기 카드사에 분실신고를 하고 결국 춘천에 있는 엄마에게 SOS를 쳤고 야심만만했던 솔로캠핑은 그렇게 급 엄마와의 캠핑으로 전환되었다. ㅎㅎ
(그 지갑은 나중에 서울에 올라와서야 차의 희한한 위치에서 발.견. 되었다. --;)
▲ 심심하다. 괜히 사진 찍기 놀이 해보고.
▲ 저녁 9시 좀 안되서 엄마 도착! 지갑 도난으로 달달달 떨고 있을 딸래미 생각하며 등심 사오신 엄마. ^^
오붓하게 앉아서 난 캔맥주 2개, 엄마는 소주 3잔. 내가 낮에 해 둔 코펠밥을 드시며 '세상에서 이렇게 맛없는 밥은 첨 먹어 보는 것 같다고 하셨다.' 역시 우리는 쿨하다. 야호!
▲ 난 배가 안고팠지만 식사 안하고 먼길 달려 온 엄마를 위해 또 이렇게 화로대와 챠콜 대령! 미니 화로대는 언제 개시해보나.. 했는데 덕분에 이렇게 장비 개시. 분위기 좋더라구. 따뜻하고.
그렇게 두런 두런 얘기하고 계곡물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텐트에서 모녀의 야영 1박.
(계곡 물 소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다. 난 거의 1시간 마다 한번씩 깬 것 같다. 의외로 울 엄마 완전 잘 주무시더라는. ㅎㅎ)
▲ 다음날 아침. 아.. 역시 계곡의 아침 햇살은 너무 이쁘다.
▲ 너무 좋다. 이 싱그러움.
▲ 엄청 깨끗하고 차가운 계곡 물
▲ 아침부터 고속버스가 사람을 토해낸다. 방태산 등산객이 정말 많다.
▲ 모닝커피 한잔씩 하고, 간단하게 아침 차려 먹고, 짧지만 특별했던 1박의 야영 마무리. (모자는 또 어떻게 맞춘듯이 노란색이다.)
목적했던 솔로캠핑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엄마와의 캠핑이라는 소중한 추억을 쌓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게다가 주유도 빌붙어서 하고, 밥도 먹고, 나중에 지갑까지 찾았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 삼조, 사조의 여행이 아니겠는가.
방태산 야영데크는 투박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속에 폭 파묻히기에 좋은 야영장이었던 것 같다.
솔로 캠핑을 원한다면 강추다. (단, 계곡 물 소리는 귀마개를 해도 소용없으니 감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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