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2011년 5월28일~5월29일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원래는 다른 휴양림들은 모두 예약 마감이라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관령 자연휴양림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출발하기 2일전 예약 내용 확인하러 들어갔는데, 오호 이거 왠일! 어찌 저찌 클릭하다 보니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이 예약 가능하댄다! 아마도 누군가 바로 그때 취소를 한 모양.
뭔가 대관령이 좀 더 야생스러워 끌리긴 하는데, 동생네 없이 떠나는 첫번째 캠핑이고 하니 여러모로 좀 더 갖춰진듯한 가리왕산 오토캠핑장으로 최종 결정.
전날 늦게 장보고 짐싸고 새벽에 자는 바람에 원래 예정보다 늦었다. 아침 8시반 넘어 출발했는데 아흑. 영동 고속도로 왠일이니! 진짜 막히더라. 5시간 넘게 걸린듯하다.
나중에 보니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이게 돌아가긴 하지만 안막히는 코스. 올때는 이렇게 해서 왔다.
캠핑은 결론적으로 아주 잘 치렀다. 서울은 30도가 넘었다는데 정선은 20도 선선하게~
날씨도 좋고 뭐하나 부족하거나 과하거나 하지 않고 편하고 안락하게. 흠이 있다면 바로 옆에 집이 캠핑을 첨 온건지 남자 넷이 새벽 2시가 넘도록 술먹고 떠드는 바람에 안락한 밤을 놓쳤다는 거. 자다 깨다 반복하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아, 시끄러워!' 소리쳤는데 자칫하면 싸움 날뻔했다. 진짜. 담부턴 귀마개를 꼭 가지구 다녀야겠구나 하는 교훈을 얻었다.
아쉬움이라면 1박 2일 짧은 시간에 쫓기다보니 고요한 산책을 못했다는 거. (책 읽을 시간도 없더라니까~)
그래도 그 모든 것을 가뿐하게 상쇄하고도 남을 수확이 있으니, 바로 이번 여행의 백미 별!
그 새벽. 하늘에 박혀있던 수 많은 별들. 아,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는게 얼마만인지, 마음까지 다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그 속에 몇 일 더 머무를 수 있다면 참 좋았겠는데... 기회가 또 있겠지.
▲ 가는 길에 안흥에 들렀다. 유명한 찐빵 집인듯.
▲ 정선은 멀긴 멀더라. 산넘고 물건너 도착.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 입구
매표소에서 예약 이름 말하고 사용료와 입장료를 내면 데크 번호가 쓰여있는 키를 준다. (휴양림은 예약 후 오후 3시가 지나면 자동 취소되는 시스템.)
▲ 입구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바위와 휴양림 푯말. 우 멋지더라구.
▲ 입구를 지나 오토캠핑장가는 길, 벌써부터 완전 숲 속에 푹 쌓인 느낌. 아 좋다.
▲ 캠핑장 모습. 저렇게 사이트 마다 낮은 관목을 심어 분리해 둔 게 인상적이었다. 깔끔하기도 하고 바로 옆 집하고 분리된 느낌으로 다닥 다닥 갑갑하지 않더라구. (그래도 이웃집이 어떤 사람들인가는 정말 중요한 요소!)
▲ 오토캠핑장은 총 20개의 데크가 있다. 내가 배정받은 317호는 300*306 사이즈. 테이블 있는 것도 감사한데, 파라솔까지! 감동이다. 오토캠핑장 이용료는 1박에 8,000원 밖에 안한다. 정말 훌륭.
▲ 혼자가 아니라 인원이 셋이다 보니 짐이 많긴 많더라. 남의 집들에 비하면 정말 짐이 단촐한 건데도 불구하고 뭔가 더 컴팩트하게 더 줄이고 싶은 맘이다.
▲ 내가 솔베이 텐트를 산 결정적 이유! 바로 이너텐트가 원터치 자동이다. 정말 편하다.
정민이 완전 부러워하며 동영상 찍어주셨음. ^^
▲ 그러나 후라이 치는 데는 시간이 꽤 소요됬다. 지난번처럼 그냥 땅에 뚱땅 뚱땅하고 팩을 박는게 아니라, 데크에 올라가 있으니 아주 어렵더라구. 차차 나아지겠지. 게다가 마침 텐트 치던 시각이 해가 쨍쨍 내리 쬐던 때라 더욱 힘들었다. 바닥이 흙이 아니라서인지 팩이 잘 안들어가더라구. 결국 정민 플라스틱 망치 부러졌음.
▲ 그럴려던건 아닌데 트렁크에 있던 코베아 그늘막 텐트도 쳐보고, 정민 텐트도 펼쳤다. 왼쪽 아래에 보이는 게 정민이 미국에서 캠핑하던 텐트. 콜맨, 3만원 돈 주고 샀다는데 오~ 생각보다 넓고 좋았음.
▲ 침낭도 6개나!! 맨 왼쪽 파란색은 킬리만자로를 다녀온 나의 동계용 오리털 침낭, 그 위에 남색은 설악산, 지리산에서 함께한 삼계절용 오리털 침낭. 나머지 네 개는 정민이껀데 맨 우측 아래에 있는건 초등학교 3학년때 선물 받은 침낭이라고 한다. 아주 추억이 깃든 침낭. 부러웠음.
▲ 식사 준비! 하려는데, 유일하게 빠뜨리고 온 게 있더라. 식.용.유.
휴양림에서 약 500m 정도 차로 내려가면 수퍼마켓에서 마지막 한 개 남아있는 식용유 구입.
▲ 집보다 더 훌륭하게 훌륭하게!!
기름장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챙겨온 참기름과 소금, 그리고 저 꼼꼼히 챙겨온 소스그릇! 하하하. 만족스럽다.
▲ 정민의 부르스타. 포스가 예사롭지 않다. 골드스타 하이레인지. ^^
저 후라이판도 만만치 않았지. 결국 이번 캠핑을 마지막으로 재활용으로 거듭 태어나기로 결정.
▲ 고기 굽는거 좋아. 은근히 요리하는 거 좋아한단 말이지.
우리가 먹은건 등심과 부채살만이 아니었어. 전복구이, 서린낙지볶음, 소세지구이, 3분 카레, 드립커피까지!! ㅎㅎㅎ 아, 정말 럭셔리하게 잘 먹었다. 솔직히 너무 먹었음. 이번 여행 경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도 바로 이 식자재 구입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캠핑하면서 먹는 사진을 찍어 올리는지 알 것 같다.
▲ 오토캠핑장 주차장 바로 앞에 취사장, 화장실이 있다. 이 앞에 샤워장이 있고. 시설은 깨끗하고 좋은편.
▲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은 전기 공급이 가능하지만, 릴선도 없고 그냥 전기없이 지내기로 한터라, 추운거 질색하는 내비도 또 만반의 준비하셨다. 시계방향으로 핫팩, 물티슈 옆에 오리털잠바, 새로 장만한 가스 스토브.
그리고 왼쪽 아래는 건전지 랜턴. (코베아 카멜레온이란건데 이거 정말 밝음)
핫팩은 옷 위에 붙이는건데 이런게 있는 줄 첨 알았다. 진짜 발열이 어떻게 되는건지, 너무 신기.
그렇게 핫팩 붙이고, 오리털잠바입고, 동계용 침낭으로 취침모드. 그러나 자다보니 땀 삐질, 잠바 벗고 침낭도 다 걷어차고 그냥 이불처럼 덮고 잤다. 공기의 차가움은 있었지만 추위에 떨지는 않았는데, 아침에 세면장에서 다른 사람들 추웠다는 얘길 들으니 핫팩이 훌륭하긴 한 것 같다. 역시 탁월한 준비! 스스로 만족. ^^
▲ 확실히 밤이 빨리 찾아온다. 온도도 뚝 떨어지고. 이번에 모닥불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준 가스 스토브. ^^ 나와 달리 발 시려워하는 두 여인이 아주 좋아라 했음. 이거 없었으면 해 지자마자 잤을텐데, 덕분에 함께불 쬐면서 요즘 물놀이에 푹 빠져있는 내비도가 엄선한 영화 - 그랑부르를 시청하고 있음.
근데 다 못봤다. 다음 캠핑때 이어 볼 예정.
▲ 역시나 캠핑장에선 일찍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 찍은 나의 귀여운 텐트. 안에서 찍은 전실 공간이 꽤 넓다.
▲ 제 1야영장. 아래로는 계곡물이 흐른다. 여기도 참 맘에 든다.
그런데 데크 간격이 너무 촘촘하구나. 다 그렇겠지? 그래도 저런데서 나중에 홀로캠핑 꼭 함 해봐야지.
▲ 보기만해도 시원~한 정선을 뒤로.. 즐거웠다.
거리가 멀다 보니 산책도 못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한 밤중의 쏟아지던 별들과, 폐 속까지 시원한 공기는 몸 어딘가에 각인 되어 있을 것만 같다.
자주 다녀줄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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