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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별일없이산다

조카와 반성의 의자 -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랫만에 만난 겸둥이 조카.
한참 잘 놀았는데 발단은 지 누나가 '선우야 OO 못 봤어?, 그거 어쨌어?' 하면서 시작됐다.
답이 가관이다. 한 방울의 미안함도 없는 당당한 말투로 '내가 버렸어' 한다.
아니, 왜 누나껄 지 맘대로 버려. 금새 눈물 글썽이는 누나한테 '누나 미안해' 하랬더니 방귀 뀐놈이 성낸다고 이건 뭐 아주 도끼눈을 뜨고 죽어도 사과하지 않겠단다. 
보아하니 워낙 똥고집이라 심통부리고 우기면 흐지부지 끝나곤 했나본데 어허. 내비도 납셔야겠다.  

▲ 혼내면서도 저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으흐흐흐

상황은 급 진전되어
이모가 명명한 반성의 의자 - 그 이름도 생전 첨 들어보는- 에 앉아 반성중인 선우시다. 그러나 '아! 내가 누가 가만히 앉아있으랜다고 가만히 앉아 있다니..'
5세 평생 경험해본 적 없는 이 팡당시츄에이션.
존심 상해서 반성의 기미라고는 요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저 심통의 표정을 보라. ㅋㅋ

엄마, 아빠, 누나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존심과 똥고집이건만
오늘 이모한테 걸려서 완전 된통 당했지.
나중엔 눈물 콧물 범벅되어 '누나 미안해!!'를 외쳤으니
가히 삼전도의 굴욕에 버금가는 날이었으리라.

선우야, 미안하다. 사랑한다. ^^


| 201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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