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에게 이런 느낌도 있구나...
마치 연필로 꾹꾹 눌러 쓰듯이 조심 조심 착하게 부르는구나.
나는 이 노래를 삼십대가 아닌, 서른을 앞 둔 그 즈음에 더 자주 불렀는데,
노래 가사는 어쩌거나 말거나 20대가 가버리는 게 너무도 후련했었고, 빨리 삼십대를 맞고 싶은 맘에서였다.
이미 충분히 인생 꽤나 알 것 같고, 이 정도면 살만큼 산 것도 같고, 그렇게 뭔가 폭삭 늙어버린 것 같은 기분으로 불러 제꼈었는데, 그게 어느새 10년 전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
그렇게 시간이 가고 가고 또 가고 가고... 뭔가 조금은 전진이란걸 하고 있나 보다 싶었는데,
사실은 제자리라는 걸 불현듯 알게 되었을 때.
무력감이랄까. 속상함이랄까, 허탈이랄까, 분노랄까. 복잡한 감정으로 머리가 아프다.
김광석이 살아 있었다면 마흔즈음에도 불러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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