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이 잠시 가릴 뿐. 그곳엔 늘 파란하늘이 있다.
작년 한 해를 돌아보자면 '턱관절의 해'라고 내게 기억될 만하다.
1월부터 시작된 병원 찾아 삼만리는 결국 12월 말 수술로써 임시 쉼표를 찍었고 (끝난게아니다)
병실에서는 한해가 가는지, 새해가 오는지 머리카락 한 올의 체감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는 걸 경험하였다.
(2006년 12월 31일에 내가 머물렀던 방은 그날도 어김없이 밤 10시면 소등이었다 ㅡ.ㅡ)
유니라는 가수가 생을 스스로 마감하고..
악플러들에 대한 비난이 빗발친지 채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엔 '이희진 힘내라 네티즌 성원' 이라는 기사가 오늘 하루 포털의 메인을 장식했다.
얼마전 2집 활동을 포기한 장우혁과 마찬가지로
이희진 역시 턱관절 환자로 알고 있는데
나보다 한 참 앞서 같은 병원 같은 의사선생님에게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우혁군도 수술한 케이스)
네티즌들의 경우엔 '이희진도 우울증인가보다' 죽지않게 응원해주자.. 하는 모양이고
턱관절로 유명한 모 사이트에선 '역시 이희진도 턱관절땜에 우울증에 걸린게 아닐까..'하며
본인을 투사시켜 한층 우울해 하는 모습들이 더러 눈에 띈다.
실제로
턱관절 환자중엔 통계적으로 우울증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글쎄.. 내가 겪어보니 '외로운 아픔' 이 그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작 보기엔 멀쩡한데
본인은 아픈 것.
하여, '아프다'는 진정성에 의심을 들이대는 시선들과
그 아픔이 꼭 찝어서 알 수 있고,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게 아닌.
스스로에게 조차 정확치 않은 그 불확실성과 불안감.
그렇게 자아를 흔들어대면 더러는 무너지고 더러는 버텨낸다.
그러고보면,
그런 아픔은 어디 턱관절 뿐이겠는가.
외상이 아닌 내면으로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상처를 드러내 놓고 아파할 수 없어 곪아가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숨 죽여 울고 있는듯하다.
상처를 드러낼 수 있는 세상..
그런 상처가 무시당하거나 비웃음당하거나 부끄럽게 비쳐지지 않는 세상.
당당한 상처들이, 밝고 맑고 명랑함과 한데서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었으면 좋겠는데
Visual 세상이라 그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보려하지 않음인가. 보기가 미운것인가.
visual로 확인되지 않는 아픔들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그래서 서로를 보듬고 위로해주고 감싸주기를..
그렇게 세상이 따뜻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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