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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취미생활/영화 공연 전시

[영화] 호텔 르완다

by naebido 200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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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
ㅇ 감독 : 테리 조지 (Terry George)
ㅇ 개봉 : 2006년 9월

ㅇ 장르 : 전쟁, 드라마

시에라리온의 참상을 알게 된 '집으로 가는 길'을 읽은 후 그와 관련 된 영화로 Blood Diamond와 Lord of War가 있다는 걸 알게 됨 →
검색에 검색질을 거듭  → Lord of War는 구했고, Blood of Diamond는 결국 못 구했다. (누구 가지고 계신 분???)

대신 르완다에서 있었던 피비린내 나는, 정말 믿기지 않는 대학살의 내전에 다룬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이 영화, 호텔 르완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에 개봉되었다는데, 왜 몰랐을까.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 간에 광기 어린 쌈질이 있었고, 서로 죽이고 난리부르스도 아니었다..는 건 어느 책에선가 대충 읽었던 기억이 있다.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 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곳을 클릭하여 읽어보세요.)
그런데 활자로 읽은 것은 뭐랄까, TV를 켜면 늘상 만나는 각종 사건 사고들처럼 - '오늘 저녁 8시, 주차 문제로 다투던 동네 주민이 다툼 끝에 홧김에 휘두른 흉기에 찔려 김씨는 그자리에서 사망했고 박씨는 치료중이나 중탭니다' - 머 이런 것처럼... 아휴 왜들 그런대~! 정도의 나와는 영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무감각이 존재할 뿐 고통스럽진 않다.

그런데 막상 이 영화를 보니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보는 내내 두렵고 고통스러웠다.
아주 먼 고대적 얘기가 아니라 1994년에야 끝난 일이라는 게 더 두려웠다.
내전으로 불과 몇 달만에 100만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정말 인간이 아니라 미친 개들 같다.
아니 대체 무슨 생각들인거지?? 대부분의 민간인들, 어린이들.. 그저 투치족이라는 이유로 떼죽음을 당했고, 후투족 또한 마찬가지였다.

영화 속 주인공은 르완다의 유일한 외국계 4성급 호텔 지배인이다. 그는 후투족이고, 아내는 투치족이다.
내전이 발발하자 그 호텔에 묵고 있던 외국인 손님들만 쏙~ UN의 중재로 르완다를 벗어나게 되고,
UN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자국에는 별 이득이 없는 그들의 싸움 (실은 인종학살!)을 그냥 모른체 한다.
르완다..는 버려진다. (아 그때 그 장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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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 장면, 외국인들과 일부 UN 몇 명 (후투족 반군들로 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에도 버거운)만 남기고
   모두 떠나버리는 장면.  (맨 앞에 양복입은 사람이 영화 주인공)

호텔에는 자신의 아내를 비롯해서 많은 투치족 직원들이 있고, 호텔로 피난을 온 동네 사람들도 있다.
호텔 밖의 세상은 이미 지옥으로 변한 지 오래됬고, 이 호텔도 슬슬,, 죽음의 그림자가 숨막히게 죄어오는데,
끝까지..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정말 나 같으면 저럴 수 있었을까.. 싶은 희생과 기지, 용기로.. 결국 1,200여명이 넘는 목숨을 구한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들 모두를 데리고 르완다를 벗어난다)

영화는 리얼하고, 어쨋든 그들이 살아서 참 다행이다 싶은데,
힘 없고 돈 없어서 애초에 죽은 사람들, 아이들, 후투족이든 투치족이든 그저 엊그제까지 이웃들이었을텐데..
이런 종족간의 반목과 증오는 대체 어디서부터 나오는 거길래, 인간성을 망쳐버릴 수 있는지 화가난다.
인간은 혹시 정말 악한 존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한국전쟁 (이 전쟁을 내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한다)때 얼마나 죽었을까.. 찾아보니 무려 200만명 (전체 참전국)이 죽었고, 남한에서만 100만명이 죽었는데 이중 85%가 민.간.인 이었다고 한다. 민간인! 그게 고작 50년 전의 일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마구 상상이 된다. 어제까지 내 이웃이었던 사람이 오늘은 나를 죽이겠다고 덤비는 일이 벌어졌을거라는 상상. 어느 줄에 서야 내 목숨이 보전될 것인가? 순간 순간 눈치보고 저 놈이 내 편인지 아닌지 끊임없이 코를 벌름거려 냄새 맡아야 하는 상상.. 정말 심장이 벌렁거리지 않는가?
고작 50년 전에..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겪은 그 끔찍한 역사의 경험들이 어쩌면 지금 우리들 DNA에 살짝씩 스며 들어서 '살아남기', '편가르기', '내밥그릇챙기기', '내자식만 자식' 머 이런류의 나쁜 습성들을 남긴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이지, 전쟁은. 싸움은. 인간을 인간이 아니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크고 작은 전쟁은 이 시각에도,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아.. 정말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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