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더 발칙한 한국학
ㅇ J. 스콧 버거슨
ㅇ 은행나무, p436, 2009. 10
외국인의 시각에 비친 한국.
우리 눈엔 정상으로 보이지만 타인의 시선엔 이상한 것들, 뭐 그런 것들이 왕창 까발려지길 기대 했는데, 상당부분 이미 내 눈에도 이상하게 보이는 문제들이라 기대만큼 신선하진 않았다. 저자는 이미 전에 발행한 책들로 나름 유명한 분인가본데,
전작들이 오히려 좀 쎘던 모양이다. 1999년 맥시멈 코리아, 2002년 발칙한 한국학, 2007년 대한민국 사용후기. 이번 책의 말머리에 '한국 독자들과 화해.. ' 뭐 어쩌구 그런 말이 있었던 걸 보면 ...
책은 저자가 느낀 비평들뿐 아니라 인터뷰한 친구들의 이야기로 채워있는데 그냥 뭐,,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난 눈과 귀를 좀 열고 사는..) 공감할 만한 것들이다.
개발이라는 이름에 너무 관대하고,그래서 낡은 것 보단 새 것을 열망하는 데 익숙하고, 20세가 된 대학생들은 이미 투자한 것들이 너무 많은 탓에 걱정과 불안으로 둘러 싸여 새로운 시도는 엄두에 못내고, 사회적 연대 및 선진화된 문화에 대한 자각은 약하고... 광우병 촛불시위를 하루도 안 빼놓고 참가한 경험담과 북한 여행기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
책 속의 친구들 인터뷰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어쨋든 그들은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니 '현실에 발 붙여' 사는 나 같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답답하게 느껴지게 함은 당연한 것이리라는 자기 위안.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를 찾아 몇 년씩 배우고 떠돌고 하는 용기가 부럽기도 했지만 솔직히 가장 궁금했던 건 그래서 그들은 과연 '뭘 해먹고 사나? 어떻게 사나?' 하는 거였음. 일단 부딪혀 보는 주의로 산다면 어쨋든 생존이야 가능하겠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의 족쇄는 어떻게 해서 끊을 수 있는걸까. 하는 종류말이지.
그래서인지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에 발 붙이고 사는 외국인들의 삶이 오히려 궁금해졌다. 암튼 이런 비판류의 책은 박노자의 대한민국이면 충분한 것 같다.
중요한건 그래, 이제 우린 뭘 해야할까? 하는 걸테니까.
www.kingbaeksu.com (저자의 사이트)
www.cedarsphotography.com 시아달 새지 (한국 탈춤에 빠졌고, 티벳인과 결혼한 새지도 참 신기한 사람)
www.populargusts.blogspot.com 매트 밴볼켄버그/캐나다 (인터뷰 중 인상적이던 매트)
정말로 글로벌화된 한국이란 모든 한국인들이 영어를 꼭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게 아니다.
정 반대로, 그것은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을 택하고 여기서 삶을 꾸려가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욕구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진정한 세계화란 두 갈래 길이다. 안그런가? .. 중략 .. 제발 한국말 쓰세요. 네? - 책 마지막 글, 맘에든다. 한국말 좀 하자. -
ps. 한국말을 쓰자니까 떠오르는 현수막 사진 몇 개. 자주 볼 수 있는 이벤트 제목들 외에 멀쩡한 서울지하철을 서울메트로로 바꾸질 않나 '안전문'으로 해도 될껄 '스크린도어'라고 하질 않나.. 지방자치단체 구호들도 그렇고 정말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인건가. 심각하다. 영어 좀 작작쓰자. 나부터라도 우리말을 쓰도록 노력해야겠음. (담달에 토익 시험 봐야하는 1인 --;)
▲ . 얼마 전 트윗에서 화제가 됬던 인천공항 캠페인 현수막. Give Up. 기부 Up. 대체 뭔소린지..
기사를 찾아보니 누리고 있던 것을 '포기'하고 기부를 'Up"하자라는 취지였다는 데... (트위터를 타고 조롱거리가 되자 하루만에 철거 했다는 후문)
▲ 이건 2009년 노동부 주최 포스터. '그린 잡기 - Green Job 氣'랜다.. 너무 웃겨서 캡쳐해뒀었다. 영어가 무슨 한글 소리나는 대로 표음문자도 아니, 이게 뭡니까~ 대체.
2009/08/05 - [BOOK] - [사회] 당신들의 대한민국1, 2 - 박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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