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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랑의 삶/여자라면 미서부

[미서부#8] 여자라면 미국서부 렌트여행 6일차(2) - 드뎌 아치스를 보다



2012. 10. 24 - 드뎌, Delicate Arch와의 만남

 

Delicated Arches Trail 입구까지 가는 길

 

Arches Trail이 시작되는 곳까지 걷는다.

풀 한 포기 안 살 것 같은 이곳도 초입부분에는 킬리만자로에서 본 것 같은 키 작은 관목들이 보인다.

 

 

▲ Trail 초입의 Wolfe Ranch . 아치스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니었는데 1898년엔가 어떤 아저씨랑 아들이랑 이 곳에 집을 짓고 소도 키우면서 한20년을 살았다고 함. 역사적으로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서 중요하게 보존하는듯했다.

 

▲  오우 저거 머야 머야! 바위에 그림을 그렸네. 아나사지가 그린거야? 캐피톨리프에서도 암각화를 봤지만, 이렇게 전혀 상상이 안가는 장소에서 옛 사람의 흔적을 발견한다는 게 참 흥미롭고 가슴이 뛴다. 고고학자나 역사학자들은 얼마나 심쿵 둥둥둥 했을까.

 

 

 

Trail 시작.

트레일 입구에서 Delicate Arch까지는 왕복 약 3마일. 약 4.8Km의 거리.

내게는 꽤 긴 거리라 체력을 비축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쓰고 압박이라고 읽음)이 강하게 밀려온다.

가져온 김+밥+빵으로 점심을 대충 때우고, 마흔이 넘은 우리 셋은 일단 차에서 잠시 존다.  ㅋㅋ

떼로 온 여학생들이 정말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눈을 뜨니 아 놔.. 하늘이 잔뜩 뿌옇게 변해있다.

그냥 흐린게 아니라 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긴데, 여기까지 왔으니 안가볼 수도 없고.. 일단 Go.

 

 

 

 

▲ 보라 나의 준비성을!!

트래킹때 쓸려고 서울서 올 때 폴대까지 챙겨 왔다는거! (멀리 구름이 심상치 않음)

 

흐리다. --

계속 간다. --

 

▲ 머야 생각보다 힘들잖아. ㅎㅎㅎ

아주 급한 경사는 없지만 그래도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걷다 보니 평소 워낙 운동부족인 나는 헥헥. 

내 궁댕이를 잡아 댕기는 중력이 너무 쎄다. 두 손으로 궁댕이를 받치며 가고 싶다.

 

근데 정말 결론적으로 날이 흐렸으니 망정이지, 날씨 좋고 더웠으면 물도 없는데 목마르고 땀투배기 되서 죽었을꺼다.

게다가 도착한 Delicate Arch에서도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아서 사진 찍기도 좋았다.

 

▲  중간에 비가 살짝 내리다 말다 했는데.. 이때 완전 쫄았다. 지금 이 구간은 풀 한포기 없이 순 그냥 암벽 위를 걷게 되는데, 언젠가 TV에서 봤던 등산 다큐멘터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엔 절대 바위를 타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는데, 바위가 -(마이너스)의 재질이라 번개를 맞기 아주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것. 실제 북한산에서 비오는 날 바위에 오르던 등산객 7명이 동시에 감전사고를 당했다며 재연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더해져 안전감증인 겁쟁이 내비도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다큐였다. --;;

 

유일하게 폴대를 들고 있는 나는 뭔가 외계인과 교신하는 피뢰침을 들고서 번개를 부르고 있는 느낌이었고 이런 느낌은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다. 뭐 대충 이런식이다.

 

번개가 친다 --> 번개는 폴대를 통해 내 두 팔과 몸을 관통하고 나는 새까만 재가 되어 아치스의 일부가 된다 --> 정민이가 어쩔!! 하고 놀랄려고 하는 찰라 내 다리를 지나 바위로  전달 된 번개에 감전되어 튕겨 나간다 --> 공중으로 부양하는 정민. 그러나 늘 차가운 얼음장같은 그녀의 10개 발가락은 번개의 힘을 무력화 시키고 --> 그덕에 홍언니는 생존한다. --> 혼자 남은 그녀는 망연자실하고, '운전 못하는데 집에 어떡하지' 한다.

 

암튼 하느님이 보우하사 다행히 번개는 안쳤다. 정말 조마조마했던 순간이다.

 

 

▲ 잘 살아서 웃고 있다.

 

 

▲  대체 언제 나오는거냐... 싶을 무렵, 깎아지른 좁은 절벽이 나온다.

솔직히 여기도 살짝 쫄았다. 옆엔 그냥 낭떠러지. 나중에 찾아보니 이 구간은 사람이 갈 수 있도록 암벽을 깎아 만든 길이라고한다.

절벽쪽으로 안전 펜스가 박혀있을 법한데 자연 그대로 두자~는 정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왼쪽 절벽 아래로는 또 저렇게 꿀렁 꿀렁.. 바위들이 펼쳐져있다.

 

 

▲  좌측으로는 절벽, 오른쪽은 큰 암벽으로 막혀있다. 떨어질새라 바위에 딱 붙어서 초집중하고 걷는다.

저 길이 끝나는 순간, 암벽을 돌면~~ 와!! 탄성과 함께 내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맞딱들이게 된다.

(아.. 사실 이건 '절름발이가 범인이야' 수준의 스포일러나 다름없다. 미안하다.사랑한다. 아치스 방문 예정자님들아~)

 

▲  바로 이렇게!! 저 뒤에 유타주의 상징인 Delicate Arch가 서 있다.

 

▲  사이즈는 그림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아름답다. (빨간 코트 입은 정민)

 

 

▲  왼쪽은 마치 모래시계의 허리처럼 잘록하게 파여 있다. 이거 언젠가는 무너지지 않을까...

(실제로도 이 국립공원에 있는 수많은 아치스들은 지금도 계속 풍화되고 무너지고, 스러지고.. 있다고 한다.)

 

▲  나도 걸어가서,

 

▲  만세를!! 근데 이때도 완전 쫄았다. 바람이 마구 마구 심하게 불었는데

 

▲ 아치스 밑으로는 또 저렇게 구멍이 파져서 쑤우욱.. 절벽이기 때문. 후덜덜하다 진짜.

 

▲ 살짝 고소가 있는 나는, 바람이 너무 불어서 우.. 이거 위험한데?? 또 급 얼어가꾸는 다리가 살짝 덜덜덜.

얼릉 가야겠다~싶은 맘이었는데 사진은 잘 나왔다. 그래도 이이상 아래로는 못 내려가겠더라는...

 

 

 

▲  사진 우측에 사람들 앉아있는 곳에 보이는 저 바위가 바로 걸어 오던 절벽길 우측으로 시야를 막았던 그 바위다.

마치 극장의 막이 열리듯이, 아치스를 끝까지 숨기며 보여주지 않다가 막판에 촥!!! 엄청난 극적효과를 선물한다.

 

▲  아치스까지 걸어가는 길도 이렇게 비스듬이 경사가 있는터라,, 순간적으로 바람이 너무 불어서 솔직히 겁이 많이 났다.

실제 홍언니도 그래서 아치스 밑에는 못갔고, 그 절벽을 지난 곳에서 안전하게 이렇게 멀리서 보는 외국인들도 더러 있었다.

 

▲ 겁대가리 상실 대마왕 우주1등, 정민. (사진은 중국인 같네??)

 

▲ 이렇게 밑에까지 내려가서 찍은 이 사진도 <겁대가리 상실 우주1등녀>의 작품

 

 

▲  아치스 뒤쪽으로 펼쳐지는 풍경 (이것도 정민 작품)

 

▲ 베스트포토라고나 할까. :)

 

 

 

▲  이렇게 무사히~~ 우리들의 아치스 여행의 대미를 장식.

 

 

 

▲ 추적 오는 비를 맞으며,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넘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왕복 트래킹 약 2시간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 트래킹 마치고 돌아와서 예약해둔 캠핑장으로 가는길인데, 언제그랬냐 싶게 해가 쨍.

아니 근데 저건 또 뭔가. 왠 퍽큐가 한바지다 아주.

 

▲ 가까이 오니, 우.. 이거 머야 머야!! 또 난리 부르스. 사진 찍느라 난리. 와.. 정말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 힘든 풍경이다.

대체 가까이 가면 어떤 풍경일까?

To be continun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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