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ㅇ 최인호 
ㅇ 여백출판사, p391, 2011. 5


순전히 제목이 멋져 보여 집어든 소설, 주말동안 뒹굴뒹굴대며 읽어볼까 한 책인데, 금요일 저녁 첫 장을 시작한 이후 그 자리에서 그냥 쭉~~ 끝까지 새벽까지 한달음에 읽어버렸다.

어느 주말 자명종 소리에 깬 주인공. 곁에 있는 아내는 분명 아내의 얼굴이지만 아내가 아니다. 집도, 자명종도, 심지어 아내도, 딸 조차도 낯설다. 다른 사람이다. 
과연 나는 어디에 와 있는걸까.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이 낯설어지는 이질감. 주인공 K는 그렇게 또다른 자기 자신 K를 찾기 위해 전날의 행적을 좇는다.
모든 것이 낯익지만 절대적으로 낯선 그 서늘함이 어찌나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지, '대체 이게 뭐 어떻게 될려고 이러는거야?' 싶어 책 맨 뒷장으로 휘릭 넘기고 싶은 욕망과 싸우느라 힘겹다.
처음엔 '이게 뭔 소리야? 정신병자얘긴가??'도 싶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 전개와 의미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은 진실인가' 뭐 이런 철학적인 성찰의 물음표까지 던져주는, 간만에 멋진 책. 아.. 정말 이래서 소설가는 진정 위대하구나. 다시한번 느껴본다.

ps. 저자는 한국 소설계에 아주 유명한 작가분이시라고 하는데 몰라뵈서 정말 죄송할 따름. 암투병을 이겨내고 쓴 작품으로 전작들과 상관없이, 대중의 눈과 상관없이 순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썼다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누구나 한번쯤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지 않나.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이 많은 인기를 끄는 것 같다.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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