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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실화] 안녕 내사랑 - 수심 170m의 프리다이빙 그리고 사랑

안녕 내 사랑 :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바다는 당신입니다
ㅇ 원제 : The Dive : A Story of Love and Obsession
ㅇ 저자 : 피핀 페레라스
ㅇ 최필원 옮김, 을유문화사, '05. 7, p370

아, 오드리 어쩔꺼야. 넘 안타깝다. 오드리! ㅜ.ㅜ

물놀이 사랑이 시들지 않고 있는 내비도,
이번 5월에 발리를 다녀왔는데 스노클링이 못내 아쉬웠다. 정보를 좀 더 알아보고 갔어야 했는데 급하게 예약하다 보니 저지른 불찰이었다. 물이 안 맑더라구. (알고보니 발리는 북쪽이 물이 맑다고 함)
그 아쉬움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가시지가 않고 뭔가 욕구불만으로 남아 뭐라도 좀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스킨다이빙을 제대로 좀 배워볼까? 하고 알아보니 스킨다이빙만 하는데는 없고 체험 스쿠버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8만원의 교육비를 내고 지난 5월21일, 올림픽수영장 5M 풀에서 결국 체험 다이빙을 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4M에서 오른쪽 귀가 끝내 이퀄라이징이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바닥까지는 못 내려가고 끝났다. 스쿠버다이빙을 배울까 말까를 결정하기 위해 시도한 체험이 의사결정하기에는 너무 싱겁게 끝나버리고 만거다. 다시한번 더 해보고 싶긴 한데 요즘 또 주말엔 캠핑을 가줘야 하니 거참, 너무 바쁘지 뭐냐.
(아.. 노느라 이렇게 바쁘다니! 진정 바람직하다. 주4일만 일하면 정말 좋겠다.)

그런 가운데 간접경험이나 할 생각으로 물놀이 관련 2권의 책을 골라 읽었다.
하나는 이 책. 또 하나는 유채의 그랑블루.

이 책은 프리다이빙에 대한 이야기다. 공기통의 도움없이 스스로 폐 속에 들이마신 숨만으로 심해로 심해로 내려가는 스포츠. 이 프리다이빙에도 종류가 있는데 요즘 TV CF에서 나온 기욤네리의 경우처럼 아무런 보조 장비없이 맨 몸으로 하는게 Constant Weight Diving (영화 그랑블루도 이 경우), 인줄 알았으나 영화를 다시보니 No Limits. 그리고 무거운 추를 매단 썰매를 타고 빠른 속도로 내려간 후 풍선처럼 매달았던 Bag을 부풀려 올라오는 게 No Limits 다이빙.

이 책의 저자 피핀은 후자인 No Limit 다이빙의 전설적인 인물로 쿠바 출신, 어릴 때부터 잠수하여 작살낚시를 놀이로 하며 컸고, 물이 육지보다 더 편한 사람. 2003년 170M의 기록으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에게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내 오드리가 있었는데, 프랑스계 사람으로 그녀 역시 걷기보다 수영을 먼저 할만큼 바다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 여인.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도 건강한 그녀의 자질을 알아본 남편은 프리다이빙을 권유하게 되고 그녀 역시 너무도 사랑하는 남편이 하는 다이빙의 세계,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다이빙을 시작한다. 단 몇 차례 시도만에 여자 세계 챔피언의 기록을 세울만큼 뛰어난 자질이 있던 그녀는 남편의 욕심이랄까 과욕이랄까.. 171m를 시도하다 치명적 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ㅠ.ㅠ
나 같으면 별 이쁘지도 않을 것 같은 남편을 어찌 그리도 사랑할까.. 싶고, 그렇기 때문에 '경쟁에는 관심이 없다'는데 '넌 할 수 있어'라는 남편의 지나친 격려가 혹시나 그녀를 내몬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실제로 오드리 사고에 대해 피핀에 대해 비난하는 여론도 아주 장난 아니었다고 함)
오드리, 그야말로 바다 그리고 온 우주와 교감하며 다이빙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이 책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정말 막 다이빙 배우고 싶어진다.
암튼 아내가 사망한 후 폐인처럼 살던 피핀은, 아내의 사망 1년 뒤 같은 바다, 같은 깊이에 도전하고 결국 성공한다. 바다 170m 아래에서 오드리를 다시 만나는 경험을 끝으로 책은 끝난다. 

"내 문제는 눈 먼 야망이었고, 그녀의 문제는 눈 먼 헌신이었다"

인간의 호기심, 경쟁, 로맨스, 사색, 그리고 새롭고 흥미로운 다이빙의 묘사가 적절하게 어울리며 몰입하게 한하는데 맨 첫 시작은 오드리가 사망하던 다이빙의 그날로 시작한다. 그리고 왜 사망했는지는 책 뒤에 나오는 구조라 아유... 이거 뒤부터 읽어 말아? 완전 갈등하게 만든다. (난 끝까지 꾹 참았다.)
수심 100m에서 폐가 오렌지만하게 줄어든다는 둥 전혀 몰랐던 프리다이빙 세계에 대한 신선함과 흥미진진함, 한눈에 반하는 사랑에 대한 환상 등 이 이야기는 정말 한편의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로 만든다고 한다. 기대된다. (실제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다이빙 매니아라고.)

※ 실화이야기를 만나면 또 이것 저것 찾아주는 센스.


▲ 기욤네리 광고. 실제 경기는 이런식으로 이뤄지지는 않음. CF를 위한 Art Project라고 함. 어쨋든 멋짐!


▲ 기욤네리 실제 109m 기록하는 모습, 저건 뭐 그냥 물고기라고 보는 수 밖에. --; 



▲ 피핀 No Limits 128m 성공 모습, 5분 14초 연습, 7분 27초부터가 진짜. 


▲  오드리 사고 장면 ㅠ.ㅠ


▲ 오드리 추모 영상

ps. 2007년 No Limits 기록은 Herbert Nitsch라는 사람이 세운 214m라고 하니 정말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숨도 막 5분, 6분 참나본데... 아우. 그나저나 멕시코, 쿠바, 이집트, 프랑스, 미국...  가봐야 할 아름다운 바다는 너무 많구나.

ps2. 2011년 가을,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땄습니다. ^^V
2012/01/25 - [배움의 즐거움/수영배우기] - PADI 오픈 워터 자격증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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