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날이 있어 다행이야.

어느덧 2010년도 한달 반이 훌쩍.
또 다시 새해라구! 뛰어! 삑!
뛸 준비도 마치지 못하고 호각 소리나니 그저 얼레 벌레 뛰고 있는 데 '어이! 너. 첨부터 다시 뛰어. 초는 다시 재 줄께' 하는 것과 같은 고마움이랄까. 신발끈 다시 묶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느낌.
게으름으로 새해의 '새'느낌을 채 가지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겐 음력 설이 있어 참 다행이다 싶다.

갑작스런 폭설임에도 아빠를 찾아볼 수 있어 더 뿌듯했고 (작년 봄에 이장하지 않았다면 눈 때문에..라며 못 찾아뵘이 또 맘에 걸렸을텐데...) 고즈넉한 공원에서 술 한잔 붓고 눈 덮인 산들의 농담을 감상하며
돌아오지 않을 추억도 한 두개 꺼내보다가, 올 해는 어떻게 지내볼까, 어떤 책들을 읽어볼까, 어디로 여행을 떠나볼까, 다이어트도 해야겠지..?.. 등등 이런 저런 생각도 좀 하고 말이지.
짧은 연휴라 아쉽긴하지만 이게 어디야.. 게으른 나를 위한 새해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늦었지만 저처럼 게으른 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주고 받읍시다~~ :)
 

▲ 전날 눈이 엄청 내린탓에 온 세상이 하얗다.(폰카의 화질이 애석할따름)
 사진엔 짤렸지만 저 멀리 우측으로는 대명 스키장의 슬로프도 보이고.
    공원이 크고 높아서 마치 등산을 하고 아래를 보는 듯 탁트이는 시야가 산사람이 봐도 참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장은 참 잘했다 싶다.

▲ 돗자리를 깔고 절을 하는 데 미끄덩 미끄덩하는 것이 눈썰매 타는 기분이라 서로 낄낄거렸다.
개구쟁이 기질이 다분한 아빠인지라 아마도 그 모습에 함께 즐거우셨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