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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취미생활/영화 공연 전시

[영화] 코코샤넬

ㅇ 코코샤넬 (원제 : Coco Before Chanel, Coco Avant Chanel, 2009)
ㅇ 감독 : 앤 폰테인
ㅇ 주연 : 오드리 토투
ㅇ 미로스페이스, 9/12

샤넬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졌고,
푸르동의 '모순과 빈곤의 철학' 이라는 책이 보고 싶어졌다

패션의 관점에서 보기를 희망했던 사람이라면 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 말마따나 1시간이 지나도 옷 안 만든다.
계속 연애 얘기가 이어지다가 말미에 갑자기 휘릭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버린다. '아니 어째서? 원래 능력이 출중했던 사람이야? 남친 죽고나니 갑자기 영적 능력이 발휘된거야 머야?' 막 이런 생각이 든다.

영화는 그녀가 어떤 능력을 가졌고 당시로서 어떤 혁신을 추구했는 지 등등을 세세히 설명하기 보다 은근히 보여준다.  이 영화의 원제가 '코코 before 샤넬'이니 만큼 디자이너로서의 샤넬 이전의 코코가 어떻게 성숙해 가는가 하는 면에서 보면 꽤나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바로 책이다.
샤넬이 디자이너가 되는데 있어 정신적, 물질적 후원을 했던 남자친구 Boy라는 사람과 만나는 첫 장면.
그 장면에서 소설나부랭인지, 잡진지, 만환지를 누워 보고 있던 코코에게 Boy가 책 하나를 건낸다.
클로즈업 되는 그 책은 '모순과 빈곤의 철학' (안 잊어먹을라구 그 장면부터 계속 궁시렁대면서 외웠음)
이 책과 그 남자를 계기로 샤넬의 지적 성찰은 계속 됨을 암시한다. 영화 속에서 Boy가 '그렇다면 이제 니체로군..' 하는 장면이 나오거든.
그렇게 보면 그 당시의 관습을 뛰어넘는 그 혁신과 자존감이 어디서 나오는가.. 살짝 알 것도 같아진다.

당시엔 혁신적이고 실용적이던 샤넬의 브랜드가 지금도 그 철학을 표현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지만,
샤넬이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졌고, 샤넬이라는 브랜드와 철학에 급 호감 상승. 
실제로 샤넬의 정신세계가 그와 같았고, 지금도 유지된다면
똥꼬 찢어지더라도 샤넬 중에 젤 싼 그 무엇이라도 하나 들고 싶어지는 거다. (어울리는 그 무엇, 과연 있을까?)
푸르동의 저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싶고, 다른 패션 브랜드들은 또 어떤 철학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ps. 음 역시 성공에는 스폰서가 있어야 하는건가?  당시엔 서민의 스타일에서 차용한 것들이 지금은 럭셔리 상품이 되었다는 것도 살짝 아이러니 하다.
ps2. 1만시간의 바느질과 + 실용성을 추구하는 때마침의 시대 환경 + 그리고 스폰서. 이거 이거 바로 아웃라이어의 공식! 그런의미에서 샤넬은 어쩌면 19세기의 아웃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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