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버스로 지나는 링컨센터에 크게 걸린 포스터를 보고 뭔가 싶어서 검색했더니 대박.
링컨센터에서 매년 하는 거랜다.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실황을 10일긴 HD로 보여주는 행사. 무료!!
http://www.metoperafamily.org//metopera/liveinhd/summer12.aspx?icamp=hdsumfest&iloc=hpbu
올해는 8월25일~9월3일까지, 오늘 8월 26일은 돈지오반니!!
오페라는 라트라비아타 오리지널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본게 전부인데 내가 어떻구 너가 어떻구 뭐 그런 감정을 사람마다 죄다 노래로 하자니 스토리 전개가 어찌나 느려터지는지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와 몇 몇 곡들이 아주 듣기가 좋았던터라, 얌전히 앉아서 기다렸는데 음~ 왕 만족스러웠다. 아마도 한글 자막이랑 달리 영어 자막은 읽느라 시간이 걸리니 사건 전개가 덜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런것 같다. 그래도 중간 중간 얼릉 좀 건너 뛰었으면 하는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리고 야외에 앉아서 밤 하늘과 밤 바람을 맞으며 보는 기분도 한 몫했다. 캔맥주를 같이 할 수 없는게 참 흠이라면 흠이랄까.
맘 같아서는 매일와서 나머지 것들도 다 보고 싶지만 (한국에서는 3만 5천원인가에 영화관에서 상영을 했나보더라구) 시간 봐서 한 두 번 정도 더 올 생각.
▲ 날씨가 이렇게 좋다. 링컨센터 앞
▲ 광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어디서 빛을 쏘는건지 하얀 글씨가 비쳐지는데 이건 좀 신기했음. 계단 안에서 디스플레이 되는건가... (사진엔 글씨가 선명하지 않게 나오더라구. 아쉽)
▲ 중앙엔 분수대도 있고.
▲ 4시에 시작하는 줄 알고 3시 반쯤 가서 앉아 있는데 사람이 너무 없다. 한 30분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이상하다 싶어서 옆에 할머니께 물었더니 오늘 시작 시간이 오후 7시30분이란다. --; 자리 좀 맡아줄 수 있냐니깐, 여기 사는 사람들 죄다 휴가떠나서 오늘 사람 없을거라며 6시쯤 오면 충분할꺼란다. 안심하고 숙소가서 밥먹고 6시30분쯤 다시 왔다.
▲ 오, 역시 사람이 많아졌다!!
▲ 책자도 나눠주고, 멤버십 가입받는 데스크. 가입하면 볼펜 주고 있었음.
▲ 뭐야, 치사한 것들. 저 쪼그만 책자 하나로 자리를 맡아두다니. 쳇.
▲ 돈지오반니 무슨 얘긴지 열심히 정독 중.
▲ 그러나 햇빛이 너무 뜨거운 관계로 이 꼴. -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 오오, 시작해 시작.
사람들 막 '오마이갓!' 외치고.. 바닥에 입을 부딪히는걸 바로 목격해서 나도 모르게 뛰어가 부축을 했다. 이내 곧 입술에서 피가.. 순간적으로 '큰사고다. 이가 부러졌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치아와 잇몸은 멀쩡한 것 같고 입술 위가 찢어져 피가 나고 있었다. 관계자가 할머니 모시고 갔는데 놀란 가슴 잘 진정시키시고 상처도 깊지 않기를...
▲ 그 일이 있은 후 내 앞자리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관계자에게 계속 뭐라 뭐라 여러번 얘기.
공연 시작할 즈음에는 저렇게 조심하라는 푯말이 세워졌다.
솔직히 요즘같으면 혼인빙자간음, 살인, 성희롱 등으로 쇠고랑을 차도 한참 찼을 돈 지오반니의 스토리에는 별 감흥없었으나 (다들 그한테 왜 빠져드는지 설명이 안된다니깐), 얼마전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걸 왕창 때려부수고 끝나는 영화를 통해 배운지라 오케스트라 연주와 배우들의 노래에만 몰입했다. (나름 효과 있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한다.) 아리아도 멋있지만 두 세 명이 같이 부르는 중창도 아주 듣기 좋았다. 중간 중간 지루한적도 있지만, 그래도 2시간 40분이 생각보다 후딱 지나간다. 막판에 그 Statue가 등장해서 호령하는 부분은 막 긴장감 돌기까지.
암튼 이렇게 밤 공기 쐬면서 듣는 멋진 야외 공연. 한국에서도 예술의 전당 분수대 앞 같은데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에선 캔맥주도 마실 수 있으니, 더 좋잖아?
▲ 준비된 의자가 3,000석이라고 하는데, 의자가 없어서 저렇게 바닥에 앉거나, 서서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커플이라면 분수대 위쪽으로 커플만 할 수 있는 독점 포즈 - 다리베고 살포시 눕기 - 추천한다.)
ps. 뉴욕엔 이런 무료 공연이 많은가보다. 동네가 크지 않으니 일 끝난후에 잠깐 들르기도 좋고, 끝난 후에는 집에 가기도 편하고.. 그런 접근성의 용이함이 서울과는 또다른 장점으로 다가온다. 공짜 공연 정보들 있으면 공유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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