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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별일없이산다

여름, 새 선풍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에어컨 없는 내비도.
아열대 같은 한반도의 여름을 선풍기 하나로 버티는데 그나마 있는 이 선풍기도 사실 코딱지 만한 탁상용이다.
산 지 한 6년은 된거 같다. 말로는 상하 좌우 360도 회전이라는데 대체 어디로 바람이 나오는건 지 알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바람을 기다리는 설렘이랄까? 바람 어디있어요~? ㅋㅋ
 
데먄에게 배운대로 잠들 땐 얼린 아이스젤 2개를 수건에 둘둘 싸매서 껴 안고 잠든 올 여름.
(이 말하면 사람들이 아주 측은하게 날 쳐다보는데 이거, 아주 시원하다. 올 해 데먄 덕에 이거 아주 잘 써먹었음. 안해 본 사람들아, 내년에 꼭 해보시라)

그러다 지난주 드뎌 견디지 못하겠는 날이 왔다. 자다 깨길 여러번. 아침이면 비몽사몽.
인내의 한계 도달. 도저히 안되겠다! 큰 맘 먹고 '그래, 선풍기 하나 사자!' 결정.
퇴근 길에 동네 하이마트, 홈플러스 들렀는데 이거 왠일.
그 많던 선풍기는 누가 다 먹은거니.
결국 11번가에 주문. 그 선풍기가 오늘에야 도착했다.
이름도 유명한 한일 선풍기! 초 간단 버전, 버튼 스타일, 화이트&블랙의 깔끔, 가격도 왕 착하게!

그런데...
밖엔 비가 퍼붓고 있다. 
마치 내 새 선풍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듯 찜통 더윈 어디가고 아주 션한 이 날씨. 이 공기. 응?
에어컨도 안 부럽다는 나의 새 선풍기. 우두커니 쑥쓰럽구나.
뭐니, 이거 머리 말릴 때 써야 하는거니?
음하하 --;

ps. 마트에 가보니 선풍기에 리모컨 달고 LED 달고 전자식 터치랍시고 가격은 엄청 비싸더만.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겠지만 어찌보면 필요없는, 쓸데없는 기능들.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

ps2. 에어컨없이 버텨보고자 하는 이유랄까..  2006/08/11 - [일상 - 인생] - 여름. 그 방의 기억, 옥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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