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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소설] 남한산성 - 김 훈

남한산성
ㅇ 김훈
ㅇ 학고재, p384, '07. 4월

간만에 읽은 소설, 그저 답답할뿐이고.
책에서 외웠던 흐릿한 기억 - 그러나 내용은 잘 모르겠는 - 병자호란, 삼전도의 굴욕, 인조시대의 이야기다.

이 책만 그런건지, 김훈의 문체인지 비슷한 말을 반복하거나 반대로 엎어서 리드미컬하게 표현하는 문장들이 첨엔 신선했으나 점점 지겨워졌다.
그 문장들이 포위 당한 산성 안에서 임금, 신하들의 입에서 나올 때면 특히 더 했다. 머랄까.. 소설이지만 참 그 시절의 인물들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뭐 어찌 할 수 없는 진퇴양란의 지경이라 얼마나 답답했을까만은, 소설로써 상황을 구경하는 나조차도 그런 화려한 말들의 대화가 오히려 더 답답하기만 하더라는...  
자전거를 좋아 하는 분이라는건 알고 있었는데, 자전거로 남한산성을 넘나들다가 '이 책을 써야겠구나!' 했다니 참 그 재주가 감탄스러울 뿐이다. 이런 상상력과 이야기를 만드는 힘말이지.
 
암튼 참 민망한 역사의 이야기이라 읽는 동안 즐겁지는 않다.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뒤 한달 간 적들에게 포위되어 굶주림과 추위에 고생하다가 그 와중에도 말들은 또 엄청 많아요.. (일명 척화파, 주화파) 결국 변변찮은 싸움한번 못 해보고 인조가 머리를 찧으며 삼배를 한다.. 라는 이야기. 
청나라의 칸이 '너희 산골짜기 나라까지...' 혹은 '그 토끼 굴에 들어앉아..'라는 식으로 조롱하는데, 그 민망함이 절절 느껴져서 내내 답..답.. 하고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의 현실도 머 다를바 없는 답답..이라 정신력이 쇠해있는 사람들은 별로 읽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아.. 나도 괜히 읽었어. --;

ps.  조선사대부들의 블랙코미디라고 리뷰를 쓴 사람이 있던데, 살짝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나라든 개인이든 힘 없으면 참 서럽구나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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