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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자연] 풀들의 전략 - 이나가키 히데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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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의 전략 |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미카미 오사무 그림 / 최성현 번역

뭐랄까.. 참 이쁜 책이다.
일본에는 "잡초학"이라는 학문이 일반화 되어 있다고 하는데,
일반인을 위한 식물도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50여종의 잡초들의 개성과 특질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택했는지에 대해 어렵지 않게,
마치 사람의 성격을 조명하듯 매우 흥미진진하게 씌여있다.

글자도 큼직큼직하고
잡초 한개당 약 2~3페이지 분량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빨리 빨리 읽혀진다.

인상깊게 기억나는 잡초도 있는데,

개망초라는 잡초는 원래 원예용 꽃이었는데
사람들이 이쁘게 화단을 가꾸고, 지나치게 관리되는게 싫어서
스스로 인간으로부터 도망쳐서 잡초가 되었다한다. ㅎㅎ
이런 잡초를 Escape Weed라고 한다고.

그리고 질경이는 다른 풀들과 경쟁하며 사는 삶이 싫어서
모두들 두려워하는 인간들이 많은 곳을 전략적으로 택했는데
그러다보니 밟히는게 다반사라 결국 줄기를 잎속에 숨겨서
밟아도 꺽이지 않게 다섯개의 강한 실줄기를 갖게 되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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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개 잡초마다 그림이 곁들여있다. 보이는 꽃은 "제비꽃"

이렇듯 각자 성격들이 드러나는 50개의 잡초들에 대해 읽다보면
책의 표지에 써있는 글 처럼, 마치 세상 사는 사람들 모습같다.
야망을 품은 잡초도 있고, 잔꾀투성이인 잡초도 있고, 소박한 잡초도 있고... ^^

오늘 가까운 관악산에 올랐는데,
눈길조차 안줬던 잡초들이 마치 친구들 같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의 이름을 몰라서 불러주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 -.-
산에 다닐때마다 인사할 수 있을 때까지이 책은 두고 두고 여러번 봐야겠다. (특히 그림!)

상세한 사진이 있는 식물도감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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