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쯤.. 주말이면 마당 수돗가에서
언니와 실내화랑 운동화를 빨았습니다.
1차로는 두꺼운 솔로, 2차로는 못쓰게 된 칫솔로 구석구석 섬세하게 말이지요.
그렇게 운동화는
늘 1주일에 한번씩 빨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놀아도
그덕에 늘 언제나 새하얗고 깨끗하던 운동화.
운동화가 너무 흔해져서 인지,
더 이상 공을 들일 필요가 없어진 운동화는
언제부턴가 빨지도 않고 신다가 새 운동화로 교체해버리면 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몇달전 새로 산 런닝화,
새로 살 때와는 다르게 어느새 그 새하얌을 잃어버린 신발.
정말이지, 100만년만에 운동화란걸 빨아봅니다.
이렇게 베란다에 하룻나절을 매달려있으면
곧 새하얌을 도로 찾을 테지요.
내 맘.
가끔은 뻑뻑하게 꼬질해진 내 맘도
깨끗하게 빨아서 베란다에 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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