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서교동] 김앤김대게 - 3.1절 맞이 울진대게 먹기 프로젝트 실패 후

3. 1절 연휴를 앞둔 2.28일 밤엔 어디론가 떠나곤 했다.
이번엔 작년 겨울, 못 먹은 대게를 먹으러 가자. 죽변항으로 고고. 울진 대게를 먹자!! 예에~
그런데, 밤에 떠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DVD 영화 한편 본다는게 그만... 결국 3.1절 당일 아침 9시에야 기상.
부랴부랴 챙겨서 출발하는데 올림픽대로가 어라? 차가 슝슝 생각보다 안 막힌다.
T.map으로 확인하니 중부고속도로가 막히는지 팔당으로 돌아 가는 길을 추천한다.
안심하고 가는데 으악 그런데 이거 무슨 일? 조정경기장 지나 미사리 들어서니 길이 이건 뭐 그냥 주차장.
팔당대교 건너는 길이 한차선뿐이라 그런가부다.. 하고 기다리는데 ... 인내심의 한계. 무려 4시간이!! 지났다.

이쯤되니 진짜 열이 뻗쳐서 더이상 못 기다리고 내비는 꺼버리고 종이 지도와 구글맵으로 경로 검토. (그냥 서울로 돌릴까 했으나.. 미련을 못 버렸다. 오기였던거지. 대신 울진에서 좀 더 가까운 '동해'로 수정) -> 광주로 돌아서 -> 43번인가 타고 -> 양평으로 -> 6번 국도를 타고 -> 어쩌구 고개들을 넘어 -> 횡성 -> 둔내로 돌았다. 둔내IC를 타고 강릉을 거쳐 동해로 갈 생각이었다. 6번의 국도는 쌩쌩이어서 짜증은 어느새 스르르. 저녁엔 대게를 먹겠지.하는 생각에 그저 싱싱. 게다가 새 차가 언덕에서 어찌나 잘 치고 나가는지 운전의 재미도 정신 건강에 큰 역할을 했다.
으악! 그런데 이게 웬일!! 둔내IC 진입하니 그 시간까지 주차장으로 그득그득 영동고속도로.
아니, 3.1절 맞아 온 국민이 대게 먹으러 떠난거야 머야. 동해 독도, 울릉도 가서 만세삼창 하기로 한거야 머야... ㅜ.ㅜ
아 정말 징글징글. 거의 서있다시피... 우아.. 뭐 집 떠나 차에서만 9시간!! 끄아아.. 삐뚤어질테닷!!! 
T.map을 켜니 동해까지 약 2시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2시간 30분. 아놔.
동해 도착해봐야 어시장 문 닫는 시간. 오기를 가동하여 꾸역 꾸역 가서 하룻밤을 자고 기어이 먹고 올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둔내 다음 IC에서 차를 돌렸다. 그리고 폭풍의 질주. 내 오늘 기필코 꼭 대게를 먹어고말리라!! 하는 맘으로.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복병. 어정쩡한 시간에 허기를 못 이기고 휴게소에서 먹은 3,500원짜리 충무김밥 따위가 영 꺼지지가 않는거지. --
아 놔.. 그래서 그냥 집으로. 그렇게 '3.1절 맞이 대게 먹기 프로젝트'는 '새 차 맞이 주행테스트 12시간'이 되고 말았다는 웃픈 이야기. 
그러나 2박 3일 연휴를 허무하게 보낼 수는 없어, 결국 연휴 막날인 오늘, 먹어주었다.

▲ 가격은 훨 비싸게 주고 먹은, 러시아 산 대게. 1.7Kg짜리.

▲ 이번에 간 곳은 홍대 서교동의 김앤김 대게 전문점. 역시나 현지보다는 훨씬 비쌌다. (노량진보다도 확실히)
나처럼 올곧이 대게로만 배를 채우겠다! 하지 않는다면 회+초밥+튀김+대게가 함께 나오는 대게정식 (1인당 55,000원)을 추천.

 


 ▲ 2011년 12월. 좋댄다~ ㅎㅎ 울진 대게와 홍게 (아웃포커스 된 데먄과 도사님, 오랫만이구려 ㅎㅎ)


▲ 죽변항에서 우리가 간 곳은 수협5호 - 사장님이 직접 찍은 멋진 풍경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던 곳.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