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신사동에 살았던 적이있다. 가끔 들렀던 이 거리는 그야말로 가로수가 이쁜 가로수 길이었다.
갤러리들도 간간이 있어 쇼윈도 너머로 이런 저런 구경하면서 걸을 맛이 나는 고즈넉한 거리. 수 년 새 '뜬다' 소리가 들리더니 요새는 뭐 왁자지껄, 상업 자본 몰려 오면서 밥집과 술집과 옷집으로 그득.
엊그제 뉴스를 보니 이젠 뭐 글로벌 패션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며 패션코리아 어쩌구 하던데...
일단 사람많고 복닥거리면 싫고 보는 내게는 맞지 않는 취향의 동네가 되버렸다.
그나마 가끔 강남에서 약속이 있을 때면 어쩌다 가게 되는데 (물론 술집인 경우가 대부분),
지난주엔 오랫만에 만나는 분과 조용하게 밥 먹으면서 얘기할 곳을 찾아야 했다.
가로수 길 중에 역에서 가까울 것, 술 집은 배제, 너무 젊은 취향도 배제... 이런 몇 가지 원칙으로 윙스푼, 네이버, 구글로 폭풍 검색을 하다 오호, 눈에 든 이 집. 이름도 특이하다. '모단걸 응접실' 경양식집
어린시절 어머니가 레스토랑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그 시대의 경양식집인거다. 완전 호감급상승!
계란후라이가 올라 있는 복고스런 함박스테이크, 그리고 이것 저것 다 먹고 싶을 때 택하는 정식까지! 사진으로 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의자와 테이블, 개방감 있는 실내 인테리어도 궁금하다.
예약을 하고 30대 후반~50대 중반까지 세 명이 모였는데 결과는? 만족스럽다.
80~90년대의 음악, 복고풍의 경양식 (우리는 모두 정식을 시켰음), 적당한 가격. (정식 18,000원, 돈가스 11,000원 선)
우리가 앉은 자리는 의자보다 테이블이 조금 낮아서 그게 살짝 불편했다는 것 빼고는, 선방했다.
옛날 소스가 듬뿍인 돈가스와 경양식을 먹고 싶다면 한번쯤 가보시길~
▲ 갤럭시 노트로 찍은 사진이라 감도가 아주 아쉽구만. 지하 1층이고 대충 이런 분위기. 널찍 널찍하고 테이블, 의자를 모으신건지 죄다 다르다. 안쪽으로는 10여 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Room도 있다.
▲ 내가 앉은 테이블 옆 자리는 저런 의자가.. ^^ 길고 편할 것 같은 의자 마다하고 기어이 저 머리가 높은 의자에 앉아서 식사하시는 공주풍의 언니를 보니 우리 팀 모 매니저가 생각났다. 좋아할 것 같아서 바로 알려줬는데 아니나 다르까 완전 맘에 들어한다. ㅎㅎㅎ
메뉴 중에 오므라이스도 있던데 얘도 얇은 계란으로 살짝 말아줄려나.. 아 옛날 엄마표 오므라이스 먹고 싶구나. ^^
▲ 위치는 신사역 8번 출구 나와서 가로수길 초입으로 좌회전 후 첫골목에서 바로 우회전하면 길거리에 보인다.
전화번호는 02-3448-0815, 발렛가능(2천원)
ps. 여기 20명 이상이면 대관도 된다. 1인당 3만원 (뷔페+1인당 맥주1병). 발렛도 되고.
담에 행사때 함 모여보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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