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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취미생활/영화 공연 전시

[영화] 댄싱퀸, 부러진화살 ★

폴리테인먼트 시대임이 분명하구나!
영화의 소재도 다르고 하나는 코믹, 하나는 완전 심각, 그렇게 형태도 완전히 다른 두 영화인데, 관통하는 메세지가 완전비슷하다. 댄싱퀸이 울다, 웃다 말랑 말랑한 반면 부러진 화살은 아예 대놓고 까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분노와 화딱지를 유발한다는 점이 다를 뿐 오늘날 이 땅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대한민국 기득권을 잘근 잘근 씹어 주신다.

사실 관계를 떠나 개봉 1~2위의 기록은 현실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보여 준다. 야권에서 유세 대신 <분노 유발 2종셋트>로 묶어 이 둘 영화 초대권을 뿌려대는 것이 훨씬 훌륭하게 먹히지 않을까 할 정도다.

댄싱퀸은 영화적 요소가 많아서 그렇거니~ 할 수 있겠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부러진 화살은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과연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영화 내내 보여지는 판사/검사 무리들의 그 작태는 객관적 의심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야비하게 다가온다. 이 점에 있어서는 문성근의 연기가 정말 혁혁한 공을 세운 것 같다. 감탄! 만세!

영화 내내 불쾌하고 영 찜찜하긴 했지만 '일벌백계'라는 측면에서 과연 나는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판결에 불복한 사람들마다 판사들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면 어쩌지?
선생이 맘에 안든다고 행패를 부리는 학생을 가만 두면 계속 그럴텐데 어쩌지?
종교의 자유를 달라며 거부하는 강의석 같은 학생이 계속 나온다면 어떡해야하지?
지킬 것 많은 누군가에게는 하나 같이 무시무시한 도전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할까?....

그런 의미에서 옷을 벗어버린 이태우 판사가 존경스럽기도하다.
그렇지만 개인 자신은 당당할지 몰라도 사회적 기여는 없는게 아닐까. 아마 그가 속한 무리들의 입장에서는 한낱 나약한 판사라는 평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망신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반면 흔들림없이 대쪽 같이(?) 버텨낸 신재열 판사는 당연히 승승장구 했을테고..

이렇게 개인의 상식과 판단이 속해 있는 조직/무리의 판단과 이해에 상충할 때,
과연 어떤 결정을 해야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내겐 어려운 질문을 던진 영화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한번 더 읽어 봐야할래나... 나이 마흔인데 이 정도의 확신도 서 있지 않은건가, 부끄럽다.

ps. 영화에서 석궁을 맞은 피의자는 박홍우 판사. 정봉주 2심 판사로 인터넷이 또 떠들썩.
ps2. 넘 얘기가 화살에 치우쳤는데, 댄싱퀸은 정말 온국민 힘내라! 응원하는 영화다. 정말이지 보고나면 '힘을 내야지.' 하는 맘이 생긴다. 황정민의 연기 일품이고, 카리스마와 엄청난 자기관리 - 엄정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암튼 두 영화 모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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