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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소설] ★ 남쪽으로 튀어 - 오쿠다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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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남쪽으로 튀어
  • 원제 : South bound
  • 저자 : 오쿠다 히데오 
  • 옮김 : 양윤옥
  • 출판사 : 파라북스 / 355 Page

    어쩜 이리도 만화 같을까?

    이 아저씨는 유쾌상쾌한 만화처럼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분명 활자를 읽어가고 있는데 머리속에서는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8컷의 만화가 되어 슉슉 넘어간다 말이지.

    '평범하게 회사다니는 아버지'가 소원인 초등학교 6학년 지로에게는 '학교는 체제에 순응하기 위한 교육을 하기 위한 곳이니 그렇게 꼬박꼬박 가지 않아도 된다'라거나 '국민연금을 내느니 국민임을 포기하겠다'며 공무원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생계 유지를 위해 도통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것만 같은 소위 '구시대의 혁명놀이'를 즐긴다는 평가를 받는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의 이름은 '이치로'
    한때 운동권에서 이름 꽤나 날린, 경찰청사이트에도 올라와있는 일대 사건의 중심에 있던 아저씨다.
    몸 담은 운동권 내의 당파 싸움에 질려, 홀연 탈퇴 이후 '나홀로 간다'를 택하고 여전히 스스로 '정의'라 믿는 대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삶을 산다.
    어딘가에 소속되거나 구애받거나 타협하지 않고 자급자족하면서 사는게 삶의 목표.

    그러나 어디 그렇게 자기 꼴리는대로 살기가 쉬운가?
    당연히 세상의 많은 사람들 - 국가라거나, 공무원, 공안등 소위 국가 인프라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시시건건 딴지거는 족속들로 보이겠는가.
    성격상 적당히 타협하지 않으니,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할 것들은 얼마나 많은지.
    게다가 몸집도 거구여서 '무력'의 힘으로 처단하기에도 꽤 유리하단 말이지.
    (책을 읽고 나면 아.. 아버지는 정말 딱. 저렇게 생겼겠구나! 싶어진다. ^^)

    그렇게 지로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 그러나 또 자랑스러운 것도 같은- 아버지와, 조용하지만 알고보면 더 무서워 아내와 그 또래 일어나는 힘의 다툼으로 어렴풋 세상이 정의롭지만도 않은 것 같음을 알아가는 초등 6학년 지로와, 누나 (이 누나의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넘 희석된 듯)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좌충우돌 블랙코미디.

    비현실적이어서 유치하고 황당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많은 부분 현실적인 여운을 남게 하는 것 같다. 원래 파라다이스란 이상적인 법이지 않은가.

    '아버지를 따라 하지마라 하지만 비겁한 어른은 되지마
     제 이익으로만 살아가는그런 사람은 되지 말라고'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이러저러한 수 많은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모른척, 혹은 정말 모르고 살아가는가.
    혹은 알고도 실천 못하는 수많은 비겁뒤에서 얼마나 또 스스로를 자책하는가.

    유쾌한 블랙코미디 한편 보고 났더니
    어느새 '기성세대'라는 이름 뒤에 숨어버린 모습이 부끄러워질려고한다.

    - 혁명은 운동으로는 안 일어나.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속으로 일으키는 것이라고!
    - 집단은 어차피 집단이라고, 부르주아지도 프롤레타리아도 집단이 되면 다 똑같아.
      권력을 탐하고 그것을 못 지켜서 안달이지.
      개인 단위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만이 참된 행복과 자유를 손에 넣는 거얏! - 본문중에서 -

    ps. 박민규의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소재면에서, 그리고 소년의 성장기 속에서 묶어 낸 점이 비슷한 듯 한데. 손을 든다면 주저없이 삼미수퍼스타즈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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