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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뇌,기억]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 다우베드라이스마


 ㅇ 제목 :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ㅇ 저자 : 다우베드라이스마
 ㅇ 옮김 : 김승욱
 ㅇ 출판사 : 에코리브르 / 408 Page / 2005.

  "아, 늙고 싶지 않아."

  부쩍 3년 전이 1년 전 같고, 수년 만에야 만난 친구도 머 그리 오래된 기분이 아니고, (그리 친밀하지 않은 관계의 경우에도), 이젠 뭘 얘기 하다 보면 기본이 몇 년 전이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되는데, 이게 다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 책은 '기억'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다양한 주제별로 다루고 있는데 제목은 거의 뒷부분에 있는 일부이다. (역시 책 제목 참 잘 뽑는다는 생각을.. ^^)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냐고?
간단히 말해서 결론은 '그 날이 그 날 같고 저 날이 저 날 같기' 때문이다. -.-

뇌는 잘 기억하기 위해서 기억에 표식자들을 붙여서 기억하곤 하는데, 예컨대 1997년 8월 31일에 뭘 했니? 라는 물음에는 답을 할 수 없지만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죽은날 뭐했니?" 라고 묻는다면 마치 전구에 불이 켜지듯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집에서 TV보던 기억이 선명하게 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새로하는 경험의 폭이 좁아지면서 이 기억의 표식자들도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이미 해보거나 겪어보거나 본 것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당연히 많아질테니까)
결국 그 날이 그 날 같은 이 중첩의 시간들을 뇌는 일일이 기억하는 대신 칵! 줄여서 저장하게 되고
그리하여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5년은 1년으로 압축 기억되어 후딱! 쏜살같이 가버리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노년에 자전적 전기를 출판한 책들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유년기~청년기까지의 분량이 젤 많이 차지하고 그 후로 점점점.. 내용 분량이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일기를 써야겠어.)

비유하자면 잘록한 모래시계의 허리가, 흘러간 시간만큼 모래에 씻겨 넓어지고
모래는, 시간은, 그만큼 더더욱 빨리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 나의 모래도 속도가 붙고있는게 느껴진다..

그러니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길 바라지 않는다면, 모래시계의 허리를 좁히고 싶다면,
하루 하루를, 한해 한해를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 채우는 길 뿐이다.
그래! 이왕이면 즐겁고 유쾌한 경험들로 채워보자구!
(뭐 이 반대의 경우도 새로운 경험이란 점에 있어서는 시간이 참 느리게 가겠지만.. 너무 느리지 않겠어?? ^^;)

* *
ps1. "기억의 왜곡"의 사례 - (독일 전범자찾기)-를 보다, 아우슈비츠에 관한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ps2. '나는 곧 죽겠구나..' 느끼는 순간, 일부 사람들이 겪는다는 "파노라마 현상"
몇 해 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주로 익사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데, 나도 역시나 물에 빠져 죽을 뻔..했었다. 레프팅하다가.. 이 얘긴 나중에 좀 적고 싶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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