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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 스티프, 죽음이후의 새로운 삶 - 메리 로취

naebido 2007. 2. 20. 23:13
  ㅇ 제목 : 스티프 - 죽음이후의 새로운 삶
  ㅇ 원제 : STIFF
  ㅇ 저자 : 메리 로취 (Roach, Mary)
  ㅇ 옮김 : 권 루시안
  ㅇ 출판사 : 파라북스 / 355 Page


  문장력이란 이런 것!


  아! 정말 대단한 책이다.
  엽기적이고 불쾌하고 혐오스러울 수도 있는 인간의 '사체'에 대해
  엄청나게 방대한 정보와 지식의 바탕위에 이렇게 실실 '웃을 수 있게' 유쾌하게 전달 할 수도 있구나!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책. 짝짝!
정말이지 이 엽기적인 행각의 주인공 저자, 그녀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막 만나보고 싶어질 정도다.

* STIFF : "딱딱한 상태", 즉 사후경직이 일어났다는 의미에서 시체를 가리키는 말

장기기증이나 사체기증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는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이다.
사체를 기증하면 대학교나 대학병원에서 장기이식에 이용하거나 혹은 해부학시간에 이용되겠거니..
정도로만 알고 있던 그간의 막연한 생각을 뛰어넘어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어떻게 '유용하게' 쓰이게 될 건지 알게 될 것이다.

머리만 모아서 성형외과 의사샘들의 실습용 세미나에 이용될 수도 있고,
총알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몸통이 벌집이 된다거나,
지뢰에 대한 장화 테스트를 위해 고관절 아래부분들만 모여 신발을 신고 지뢰위를 폴짝 폴짝 뛸 수도 있고, 자동차의 충돌 안전 성능 개선을 위해 한쪽 어깨를 마구 부수도록 내어줄 수도 있다.  

어찌보면 잔인하고 속 느글거리는 얘기들일 수도 있지만,
죽어서야만 기여할 수 있는 멋지고 당당한 '사체'들에 대해 진정 비실비실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풀어놓았다.

뿐 아니라, 인체 해부의 역사라든가 사체 훔치기의 역사, 신체의 부패과정, 범죄학, 장기이식 등에 대해 시종 흥미진진하게 지적 호기심들을 자극하는데 사체 매장의 다양한 방법에 이르러서는 '자연으로 되돌아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목장'이라는게 대두되고 있다는 얘길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읽다보면 어느새 흥미와 호기심을 넘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 책의 부제처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보게 된다.
더불어 지금까지 내가 만난 3명의 '사체'와 그들의 '죽음 이전의 삶'에 대해서도...

* *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참 인체에 대한 읽기를 좋아하는구나를 새삼 느낌과 함께 (혹은 비위가 좋거나.. -.-;)
국민학교 6학년 자연시간에 아밀라아제, 말타아제,펩신, 펩티다아제 등등..의 소화기관을
너무도 재밌게 공부하던 생각이 났다. 그 당시 영어의 알파벳도 모르던 내게는 무척이나 어려웠던 단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시내에 있는 도서관에까지 찾아가 (버스를 타고 30분정도가면 있는 읍내 유일한 도서관이었다!)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온 몸의 피부가 벗겨지고 근육의 방향이 나타나고, 포크같은 기구로 가슴이 벌려진 채 심장이 보여지고, 동맥은 빨간색, 정맥은 파란색, 신경은 하얀색.. 벗겨지고 벗겨지고.. 결국 뼈만으로 이루어진 형상까지 이르게 되던.. 아! 그 때 심장은 또 어찌나 벌렁 벌렁했던지.
어쨋거나 그때의 그 학습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다.

수업시간에 '그렇게 재밌니? 의사선생님이 되면 좋겠네?' 하시던 그 담임샘은 뭐하고 계실까?
날 좀더 Push 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ㅎㅎㅎ


ps. '인체의 신비' 전시회가 한국에서도 열렸을 때 전시기획자인 독일 관계자들이 한국 전시를 두고 "전시품"에 대한 한국인의 거부반응이 제일 적은게 커다란 특징이라 말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 비위가 좋은거야.. 아님 둔한거야.. 아님 잔인함(?)에 익숙한거야.. -.-)

ps2. 수목장이 궁금하다면 : http://www.sumokjang.co.kr/menu/menu[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