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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소설/에세이]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 호어스트 에버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ㅇ 원제 : Die Welt ist nicht immer Freitag
ㅇ 저자 : 호어스트 에버스 (Horst Evers 1967년생, 독일)
ㅇ 김혜은 옮김, 252p, 작가정신, '08. 7


얇다. 그러나 읽을수록 깊다.
대출도서 받으러 가니 첫 느낌은 생긴게 영 맘에 안들었다. 일반적인 사이즈가 아닌 좁고 딱딱한 양장본. 이런 책은 좁은 전철안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반으로 접을 수도 없고 책장이 자꾸 되넘어오는(?) 단점이 있단 말이다. 
게다가 이런 모양새의 책들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휘릭. 제목이 다인 책들 말이지. 대충 제목 보고 유추하자면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이 아니니, 금요일을 꼬박꼬박 챙겨 즐겨라~ 인생은 한번이다. 너 인생은 너꺼니까요.' 머 이런 소리 지껄이다 끝나는 자기계발 서적아닌가? 하는 의심과 째림으로 읽어가기 시작.

월요일~일요일로 구성되었는데, 월요일편을 다 읽고나니 의심과 긴장의 눈초리가 거둬진다. 이거 이거 책장을 넘길수록 이 아저씨의 캐릭터와 유머에 동화된다. 귀차니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주인공. 솔직히 형제나 친구중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보는 것 만으로 스트레스 받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뭐 3자의 캐릭터로 보면 마냥 키득거리고 응원하고픈 캐릭터다. 살아가는 템포 자체가 보통의 범인들이랑 틀리단 말이지. :)
그렇지만 사실 책 속의 주인공처럼 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용기가 있어야하고, 먹고 살 재능이 있어야 가능하다. 혹은 먹여줄 사람이 있거나. (주인공 역시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

이 사회는 생존의 정글이라며 끊임없는 경쟁으로 내몰리는 현실에서 한발짝 물러나 '대체 왜 이렇게 밖에 살 수가 없는거지? 이게 다일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주인공을 떠올리면 힘이 날것 같다.
자기 개성대로. 자기 룰대로. 그렇지만 외롭게 혼자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이기에 행복한 호어스트 에버스.  어떻게 살든간에 중요한건 떠밀려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했는가'의 여부라는 걸 다시금 맘에 새긴다.

ps. 으, 암튼 낼은 금요일이다 야호!!
ps2. 이 아저씨는 독일 베를린 쇼세가 18번지 '예술공장 슐로트'라는 곳에서 일요일마다 글을 낭독한다고 한다. 독일에 사는 예지야, 책도 원서로 읽어보고 저기도 언제 함 가보고 꼭 좀 말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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