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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취미생활/영화 공연 전시

[영화] 워낭소리

워낭소리
ㅇ 감독 : 이충열
ㅇ 씨네콰논 / 1월 27일

소가 아닌, 우리 부모 혹은 부모님의 부모님 이야기.

친구의 추천으로 간만에 찾은 씨네콰논.
장르가 다큐멘터리라는 점, 게다가 무려 3년간이나 찍었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 만발. 다른 극장과 달리 머리 희끗희끗하신 중장년층의 어른들이 많이 보이는 점도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영화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에혀.. 저 눔의 소는 머 저리 또 목숨이 질겨가꼬 저 고생인고..
넘 힘들면 차라리 죽고 싶어질껀데, 질긴 목숨탓에 죽지도 못하고 매일 매일이 고된 노동의 연속이다. 
이 영화는 그렇다. 병들고 지친 몸뚱이를 가지고서도 매일 매일을 일하는 소를 보며 흡사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을 위해 사신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다.

주인어른 뜨신 겨울 보내라고 장작은 얼마나 많이 실어 날라놨는지..
40년 내내 고생 죽어라 한 그 소나, 80평생 내내 고생하신 할아버지나, 그런 남편 만나 더 고생한 할머니나..
짙푸르러 에너지 충만한 배경들과는 대조적으로 짊어진 삶의 고단함이 너무도 무거워 보여 내내 맘이 편치 않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것 자체가 고행이며 수행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인도 사람들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 모두 이 곳에서 각자의 수행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죽기 직전에서야 고삐를 풀 수 있었던 영화속 소처럼..

암튼 이 영화는 특히 전개 과정이나 편집이 아주 좋다. 
부모님과 함께 나들이용으로 추천. 

ps. 나는 어릴적 아주 깡촌에서 살았는데, 영화속 풍경들이 너무도 친근했다. 흙으로 만든 벽 집, 논두렁, 새 참, 나보다 키가 컸던 코스모스, 내 키보다 높게 쌓였던 눈.. 음. 유년기의 추억은 언제라도 향긋하다. 
아~ 자연을 벗삼아 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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