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사색의시간

[집짓기] 두 남자의 집짓기 - 어린시절 살았던 집들 생각이 소록소록

by naebido 2013. 6. 25.



 

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ㅇ 저자 (블로그링크) : 이현욱, 구본준
ㅇ 마티, p320, 2011
 
주택에 대한 향수, 그리움이 물씬.

아파트에 살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초등 1학년땐가 짧게 서울 반포아파트에서 산 적도 있으나 아주 잠깐이었고, 대부분의 유년기는 국민학교 선생님인 아빠를 따라 시골 집들을 옮겨다니며 살았다.

집 뒷문으로 나가면 운동장이었던 학교 관사는 살구나무가 실했고, 텃밭이 넓어 나팔꽃, 오이, 호박, 가지, 고추, 상추, 깻잎을 길렀다. 고추밭 지지대에 앉은 잠자리도 열심히 잡았다.

양철 지붕에 파란 대문의 배나무, 포도나무가 있었던 집은 ㄱ자로 생겼는데 인부 아저씨들이 돌맹이랑 시멘트를 섞어 공사하던 모습을 신기하고 재밌게 지켜보던 기억이 있다. 그 집에서 언니와 함께 내 인생 처음 라면 끓이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끓여서 거의 뭐 우동에 가깝게 불었던걸로 기억.)
무엇보다도 맨 끄트머리에 공부방이라는 공간이 생겨 무척이나 신나라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저씨들이 단열재를 넘 안쓴게 틀림없음. 완전 꽁꽁 추웠던 공부방.

마루에 연탄 난로가 있었던 집도 생각난다. 볕 좋은 날이면 수돗가에서 자전거를 닦고 실내화랑 운동화를 빨았다. 머리가 좀 커서는 학교에서 돌아와 마당에 들어설 때, 마루에서 들려오는 전축의 음악 소리를 즐기게 되었다.

2층에 살았던 적도 있는데, '다녀왔습니다.' 하니 엄마의 몸을 한 파란 괴물이 쑥 나오면서 '응 이제오니' 하는 바람에 뒤로 엉덩방아 찧으며 소스라치게 놀랐던 날이 떠오른다. 오이 맛사지라는걸 처음 본 날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 지냈던 곳은 정말이지 내 인생 가장 깡촌의 시기인데 같은 나이 또래들이 믿지 않을 정도의 올디스한 60년대 코스프레 인프라를 자랑한다. ^^ 마당 바로 앞은 논이었고, (심지어!) 부뚜막이 있었다.  닭을 키웠고 달걀을 꺼내 먹었다.
꺼낸 달걀은 아주 따뜻했는데 남동생하고 하나씩 톡톡 구멍내서 호로록.. 마셨다. (지금은 날달걀을 못 먹으니 신기하다.)
툇마루에 앉아 빗방울이 마당에 닿아 흙탕물로 부서지는 모습을 멍 때리며 한참을 보기도 했고,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이 무슨 맛인지 핥아도 보고, 누가 더 쎈가 긴 고드름으로는 칼싸움을 했다.
참  살았던 집집마다 추억이 새록 새록이다.

그중에서도 <롤모델의 집>은 단연코 외할머니 집이었다. 집짓기에 관심이 아주 많았던 큰 외삼촌은 외할머니 댁을 정말 아주 훌륭하게 지었다. 잔디밭이 깔린 넓은 마당에, 집 뒤편으로는 각종 과실나무, 정원에는 큰 바위와 나무들, 연못과 별채까지. 주말마다 방학마다 외갓집 식구들 모두 모여서 바베큐도 하고, 애들끼리 뛰어 놀고.. 참 즐거웠던 기억들이다.
어린 나는 '크면 나도 이런 집에서 살아야지' 했었는데... ㅎㅎ 아 놔, 나 이미 너무 많이 컸는데? 얼마나 더 커야하니 ㅋㅋ

늘 느끼는 바지만 유년기의 시골 생활은 평생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그렇게 경험하고 자라설까, 내게 있어 집이란 자고로 <마당>이다. 4계절을 올곧이 마주할 수 있는 마당.
하다못해 베란다라도 있어야 한다. '아파트 공화국'의 저자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인의 주거 형태를 분석하며 베란다를 변형된 '마당'으로 분석했음에 아주 공감한다.
 
서울 생활 어느덧 20년. 반지하와 옥탑방 → 원룸을 거쳐 → 방문열고 거실가기 → 방문열고 딴 방 가기까지 성공한 지금, 이제 앞으로는 어떨까? 싱글에게 아파트 생활은 참으로 편리하기 그지없으나, 아... 마당이 넘 그립다. (심지어 지금은 베란다도 없다규..)
매일 일정 시간 출퇴근을 해야하는 회사원이 아니라면, 함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녹록치 않은 현실이 아쉬울 뿐.
기다려라. 마당 있는 집. ^^

---------------------------
이 책은 주택 시장에 선풍적인 바람을 몰고온 땅콩주택 1호 탄생기다.
딴 얘기지만 이 책을 보면 역시나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를 잘 둬야 한다. ㅋㅋ
과정의 어려움을 모두 다 생략하고 결과만 축약해서 본다면 건축가와 건축기자가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집을 짓는다. → 기사가 확산 되고 → 유명세까지 탄다. 이보다 더한 윈윈 프로젝트가 어디있겠는가!!
실험정신 가득한 건축가 이현욱 소장 멋지다. 무엇보다 그런 건축가를 친구로 둔 구본준 기자 살짝 부럽다.

2011년에 동백 택지 지구에 각 3억씩 6억으로 지었다는데, 지금은 좀 더 들겠지?
그렇더라도 출퇴근의 제약이 조금은 덜하고, 어린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충분히 시도할만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땅콩 주택은 좀 작고 불편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주택에 대한 생각이 같은 점이 많아 참 공감하면서 봤다.
나중에 집을 짓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조금이라도 젊을 때 주택에서 살고, 나이들면 아파트로.
-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 노는 시기에 주택에서. 늙어 은퇴하고 주택으로 옮겨봐야 마당에서 뛰 놀 사람은 없다.
- 너무 크면 관리가 힘들다. 적당한 사이즈로
- 무조건 단열!! 단열 최고!!   
- 무조건 남동향!!

<유용한 정보들>
ㅇ 국토해양부 운영 토지이용계획 사이트 http://luris.moct.go.kr

ㅇ 일조권 확보법 : 내가 짓는 땅 북쪽 집을 위해 내 집을 북쪽집 대지 경계선에서 층당 1m씩 떨어져 지어야 한다.
즉, 우리집이 2층이면 2미터 간격을 둬야 한다. 따라서 이쪽을(북쪽을) 마당으로 두게 되어 남향이 아닌 북향의 집을 짓게 된다.
따라서 북쪽이 도로가 (빈 공간)인 땅이 좋다.

ㅇ 패시브하우스 만들기
- 남향배치, 작은창문, 단열재 팍팍 (15cm, 지붕은30cm),
- 거실높은 천장 오 노, 다락방은 꼭, 큰 창문 노, 화장실 좋은 자재
- 바닥 습기 차단 (기초공사 전 바닥을 비닐로 덮도록)
- 방수 : 바닥에 방수시트 -> 난방파이프 -> 시멘트모르타르 -> 우레탄 -> 타일,
            벽은 방수석고보드 -> 우레탄 -> 타일

ㅇ 조경(마당나무)
- 살구, 대추, 자두(오얏),단풍, 앵두, 측백 (벽전체 두르기), 집과 마당이 닿는 곳엔 주목(철쭉대신)
- 포인트 : 조팝나무, 참조팝나무

ㅇ 모델하우스의 넓이에 속지 마라 - 가구가 실제 사이즈의 90% 정도!! 꽥!! 못된 놈들.

ㅇ 이 집을 지은 사람들
땅콩집 정보 : http://cafe.naver.com/duplexhome
목조주택 정보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 : http://www.canadawood.or.kr
인테리어 : 김주원 대표 http://www.adot.co.kr
조경 ; 마실누리 안상수 소장 openlake@naver.com 010-3043-4636 용산구 한남동 683-133 6층
시공 : 대림이앤씨 http://cafe.naver.com/daelimenc/
주식회사 이정개발 : http://www.ejungatt.co.kr
건축개발 : (주)엔에스홈 http://www.nshome.net
고려신소재산업 : http://www.koreacns.com
홈앤디포 : http://www.siwood.com

 

 

 ▲ 출처 : (위) 대림이앤씨 (아래) 캐나다우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