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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소설]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by naebido 200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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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아!! 진짜 대박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그 해.
인천에 사는 국민학생 주인공 "나"는 삼미수퍼스타즈의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한다.
그것은 시련의 시작이었다.
주구장창. 지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삼미.
야구역사에 깨지지 않을 엄청한 기록을 쏟아낸 삼미.
승률 0.125 전무후무한 18연패..

내가 잘 못한것도 아닌데, 괜스레 들고있는 삼미가방이 쪽 팔리고
OB베어스 유니폼 입고 있는 애들 앞으로 지나갈래치면 괜히 주눅들고.
삼미라는 소속만으로 왠지 말 없고 우울하고 냉소적이 되가는 "나"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그렇게.. 삼미는 결국 문을 닫고,
어느덧 '나"는 소속을 바꾸고 계급을 바꾸고.. 그러나..

* *
삼미의 야구역시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야구 였단 사실이다.
분명 연습도 할 만큼했고, 안타도 칠 만큼쳤다.
가끔 혼런도 치고, 삼진도 잡을 만큼 잡았던 야구였다.
즉 지지리도 못하는 야구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야구를 했다는 쪽이 활실히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다시말해 평범한 야구를 했던 삼미슈퍼스타즈

확실히 평범한 야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삼미는
그토록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팀으로 모두의 기억속에 남아있는걸까.
그것은 아마 기록과 순위의 문제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곧 평범한 야구라면 최하위를 기록할 이유가 없지않은가..
그럼 왜??
결론은 프로였다.
평범한 야구 팀 삼미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었따...
큰일이었따.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6위 삼미슈퍼스타즈 :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 무진장 노력한 삻
3위 MBC 청룡 :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 아아.. 그럼 평범한 삶보다 조금 못하거나 더 떨어지는 삶은...!!
- 본문중에서 -


사실 첨에는 너무 장난스런 문체가 맘에 걸렸으나,
(그러나 맘에 걸리고 말고는 문제가 아니다. 정말 완전 웃다 쓰러진다)
그 문체였기때문에 이 소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어쩌면 이토록 유쾌하게, 그렇기에 더욱 진지하게
야구를 빌어 '온 국민 무한경쟁프로리그'로 내 몰린
이 땅의 슬픈 현실을 풍자할 수 있을까.

삼미의 마지막 팬클럽 정신.
"치기 어려운 공은 치지 않고, 잡기 어려운 공은 잡지 않는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패배"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경쟁의 경계를 던져버리고 세상의 속도가 아닌,
너가 원하는 페이스로 보다 만족스런. 껍데기가 아닌!
너의 인생을 살아야하지 않겠냐. 라는 물음.

아, 125페이지까지는 엄청 웃다가
다시금 이거 이거, 이대로 사는거 맞어? 먹먹하게 하는 책.
나도 삼미팬클럽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싶단말이지.

* *
ㅇ 어째서 그따위 프로가 되버린거지?

ㅇ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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