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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취미생활/영화 공연 전시

[뮤지컬] 드림걸즈 vs 삼총사

by naebido 2009. 6. 21.

ㅇ 뮤지컬 드림걸즈, 6/14, 샤롯데 씨어터 - 오만석, 차지연, 박인미, 최민철
ㅇ 뮤지컬 삼총사, 6/20, 충무아트센터 - 유준상, 민영기, 엄기준, 김법래, 배해선, 김소현


어찌하다 보니 1주일 사이로 뮤지컬을 2편이나 보았다.
기대하고 봤던 드림걸즈와 기대 전혀 안하고 본 삼총사. 두 공연 중 만족도는 삼총사의 압승!
드림걸즈, 삼총사 두 뮤지컬은 이야기 시점이나 소재가 일단 완전 다르다. 그런데 오늘 삼총사를 보고 나니,
드림걸즈와 함께 뭔가가 머리 속에서 섞인다. 너무 비약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실 vs 이상이랄까.. 그런 느낌.

일단 소감 먼저 짧게...
드림걸즈.
이미 영화를 봐서 스토리를 알고 있었다. 영화도 이야기 자체의 재미보다는 비욘세의 몸매, 에피의 파워풀한 가창력 머 이런게 워낙 쎈지라 당근 세 언니들의 가창력에 기대 만빵.
에피역의 차지연씨의 가창력이 돋보이긴 했으나 아쉬움.. 이건 가창력의 문제라기 보다 극이 받쳐주는 재미없음의 문제였다고 본다. 얘기가 좀 재미가 없긴하다. 게다가 중간중간 영 어색하기까지하다.
특히 1막에서 남자 네 분이 step in to the bad side 부를 때랑, 2막에서 에피랑 디나랑 급 화해 모드 노래할 때 (난 이 장면이 영 쌩뚱맞고 넘 어색하더라구...)
최민철이라는 배우가 코믹하게 완전 잘 하긴 하는데  '넘 겉도는 것 아냐?' 싶은 생각이 들었고,
오만석씨는 그에 비해 시사2580 진행자 보는 느낌. (근데 또 이런 느낌 말고는 딱히 다를 수도 없겠다 싶고)
결론! 스토리는 별루, 그러나 무대와 조명이 신선하고 어쨋든 노래와 춤이 즐겁다.
특히 내내 다용도로 쓰이는 화려한 LED는 정말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 할만하다.

삼총사. 아이쿠! 이 멋쨍이 오빠들 이거 이거 어쩔꺼야.
만화고 소설이고 얘기를 전혀 모른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야기가 '이보다 더 단순할 수 없다.'이기 때문.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왕을 구하세' 그게 다다. 그들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관객들이 응원하고 악의 무리를 이겨냄에 온 관객들이 한 편이 되니, 캐릭터 하나 하나에 대한 심리적 복잡함 머 이런거 신경쓸 필요 없이 월드컵 응원하듯 다 같이 사암총사! 짝짝짝짝짝! 응원하며 몰입하면 된다. 
오빠들 완전 노래 잘하지, 기럭지 늘씬하지, 얼굴 훈훈하지, 언니들까지 노래 출중. 
오케스트라 왠일이니! 무대디자인 얼~, 의상과 군무 오호! 어디 이뿐인가 화룡점정. 이야기를 완전 코믹하게 버무린 대중성. (1막에서 대놓고 코믹하길래 살짝 어라 머지? 싶었는데 시간지날수록 동화되어 심지어 사총사의 어깨 들썩들썩을 기다리는 나를 보게 된다. --)
지루해질라나 싶은 타이밍에 터져주는 캐릭터들의 과거 설명 장면들에선 개개인 노래 실력 작렬. 유준상, 민영기 완전 @.@ 해적아저씨의 걸쭉한 목소리도 배역에 딱이었고, 배해선과의 듀엣, 그리고 감옥에서 솔로도 감동. 암튼 코믹함 속에 감동까지 녹아있는, 누구하나 불안함 없던, 잘 만들어진 뮤지컬.
아쉬움이라면 근위대장(?)역이었던 분의 목소리와 1층 20열이라 배우들 표정이 안보였던 것.
암튼 몇 개 본적 없지만, 내가 본 한국 뮤지컬 중 제일 안정감있고 빈틈 적었던 뮤지컬로 뽑겠다. 물론 중간 중간 대놓고 코믹하던 그 부분이 아주 살짝 거슬리기도 하지만, 그 자체도 이 뮤지컬의 중요한 힘인것 같다

두 개를 모아 본 내비도 생각...

꿈이 있다. 드림걸즈엔 성공에 대한 현실의 꿈, 삼총사엔 정의에 대한 이상의 꿈.
정직? 믿음? 가치? 그런건 바뀔수도 있다. 사랑? 때에 따라선 배신할 수도 있다. 
성공을 거머 주기위해서라면 비열한 수단도 마다않는다.
드림걸즈에서 보여지는 그것들은 물질로 물들어가는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

삼총사는 그렇게 살지 마라. 그게 다가 아니다. 라고 말한다.
애인이 울면서 아빠 살려 달라는데도 공과 사 완전 칼같이 구분한다. 냉정한 놈.
명예, 신뢰, 믿음... 어느 사이엔가 '돈'이라는 단어에 묻혀 점점 잊혀지는 단어들.
삼총사의 달타냥이 외친다. '정의는 살아있다'
살아있게 하는 건 바로 사람이다. 우리들이다.
이상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에, 생활에, 의사결정 기준에 저 단어들을 끄집어 내야한다. 가라앉게 두면 안된다.
Show me the money! 를 외치던 드림걸즈도 결국 정의와 우정, 의리 머 이런게 이기지 않는가 말이다. ^^


▲ 에피역의 여자배우 제니퍼 허드슨. 그 분이 부르는 one night only. 우.. 저 힘을 보라지.
    드림걸즈는 아무래도 브로드웨이에서 흑인 언니들이 불러대는걸 봐줘야 제 맛일듯.


▲ 드림걸즈 영화 속 댄스버전 One night Only, 신나긴 신난다. 


ps. 샤롯데 롯데.. 여긴 주차장 어케 좀 해야하지 않나? 그 비싼 표 내고 공연보러 갔다가 주차땜에 기분 상하는 곳. 왠만해선 다시 가고 싶지가 않다. 힘들게 주차하고 또 한참을 걸어 올라오니 극장 바로 옆 1층에 주차칸이 텅텅 비어있다. '대체 여긴 누가 주차하는거냐?' 물어보니 발렛 차량용이란다. 어이없다. 줄 서서 뺑뺑 지하 속으로 한참 들어가니까 발렛하지, 바로 코 옆에다가 주차할꺼면 누가 15,000원이나 내고 발렛하냐. 그럴바에 장애인 주차구역이라도 몇 개 만들던가. 단 한칸도 없더만. 장애인이 그곳에 주차를 하고 싶으면? 발렛을 하면된다. 할인해서 6,000원이랜다. 휠체어 장애인이라도 그곳엔 스스로 주차가능하다. 이건 뭐 대놓고 '코 옆에 편하게 주차하고 싶지? 그럼 더 돈내.' 하는게 아니고 뭔가. 아 쓰다보디 화딱지 나네... 아무래도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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