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하러 회사에 가라!
원제 : It called work for a reason
ㅇ 저자 : 래리 윙겟 (Larry Winget)
ㅇ 옮김 : 김유신
ㅇ 랜덤하우스코리아 / 216p / 2008. 4


설렁설렁 시간 때우는 회사원들이라면 똥꼬 완전 찔리는 책.

'처세, 자기계발' 머 이런 류의 책은 정말이지 딱 질색이다.
- '마시멜로는 맨 마지막에 먹으라느니, 치즈는 누가 옮겼냐느니, 좋은인상을 주려면 악수할 때 손을 꽉잡으라느니....' 머 그런거 말이지.- 정말 그런 책들을 읽으면 행동으로 옮길 자극이 되고 지혜로 습득이 되는걸까? 베스트셀러가 되는 게 정말 신기.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바로 그 '딱 질색 카테고리'류에 속한다. 
다만 기존의 책들과 포스가 좀 다르다. (솔직히 그래야 이 책도 팔리지 않겠수?) 이 책을 쓴 아저씨도 '일과 사랑에 빠지라는 둥, 마음에 열정을 가지라는 둥..' 얼레벌레 달콤한 말들만 담겨있거나, 우화를 빗대어 쓴 책들을 아주 싫어 한다는데 그래서인지 저자가 하려고 하는 얘기가 좀 더 현실감있게 피부로 와 닿는다.

책의 문맥을 읽어내려가자면 음.. 뭐랄까. 속이 션하다고나 할까. 
어떻게 해야 회사에서 성공하냐고? (이게 궁금한 사람들이 세상엔 참 많은 모양이다)
한마디로 회사에서 성공 하고 싶다면, '일을 해라!' 라는거다. 
받는 월급보다 성과를 내고, 누가 그 월급을 주는가를 파악하고, 정치니 뭐니 엄한데 신경끄고 제대로 일해라.
그리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어영부영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한마디로 죽 때리며 지내는 대다수의 많은 넘들은 그냥 과감하게 짤라라. 그게 이 책의 요지다.

일견 통쾌하다. (그야말로 확 짤렸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이 주위에 종종 있거든 -.-)
피고용인이라는 신분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읽는다면 더더욱 통쾌하다.

만일 태도가 다소 불량하지만 성과가 좋은 직원과 태도는 근면한데 성과는 나쁜 직원이 있다면?
똑같은 성과를 내는데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직원과 칼같이 퇴근 하는 직원이라면?
첫번째 질문은 전자의 경우가, 두번째 질문은 후자의 경우가 당연히 더 좋은 직원이라고 말한다.
일과 사랑에 빠질 필요도 없고 (사랑은 와이프나 애인하고만 빠지면 된다), 정열을 다 쏟을 필요도 없고 (그건 가족에게 쏟아라), 워커홀릭이 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위험하다!), 정치적으로 애써 잘 보일려고 할 필요도 없고.. 그저 지 할일을 깔쌈하게 잘 하면 그만이다라는거다.
물론 그런것들은 분명 도움이 되긴 하지만 회사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근본 조건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분히 객관적이고 맞는 말이고 손뼉칠만한 말이다.
그런데 남한테 월급 받으며 산지 10년이 살짝 넘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볼 때 적어도 내가 다닌 회사들에서는 꼭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
같은 성과라도 야근에 주말까지 반납하며 정성 차원을 뛰어넘어 이 한몸 희생하고 충성한 사람들이 좀 더 빠르게 올라가거나, 인정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직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이런 현상은 커지는 것 같다.

왜 저자가 말 하는 것처럼 깔끔하게 일의 성과만으로 돌아가지 않는걸까? 
전직원이 5명인 회사에서부터 수천명에 이르는 회사까지 골고루 섭렵해본 경험에 비춰볼 때 ^^
직원이 300~400명이 넘어가면 더 이상 '일 잘하는' 것 만으로는 안되는 것 같다. 그 이상의 뭔가가 더 있다.
'일을 잘한다는 의미'가 사람이 많은 회사로 갈 수록 개인이 생각하던 것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거니와 평가' 시스템에도 헛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에서 주로 예를 든 판매/세일즈/영업 분야처럼 정량적인 수치로 평가와 보상을 받는 경우라면 그 숫자의 성과만으로 보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영역 (일명 일은 바쁘긴 한데 티는 영 안나는 종류의 일들, 회사가 클 수록 이런 영역이 더욱 많다)의 경우엔 누군가 꼼꼼히 일거수 일투족을 볼 수 없다면 평가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
평가하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자연히 '묻힐 수' 있는 위험도 커진다.
물론 걔중엔 조용히 '묻혀서' 존재감없이 가늘고 길게~ 남들의 성과에 얹혀 가는 사람도 있다. -.-
이렇게 '묻힐 수'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보여야'하는데
홉스테드 교수가 말한 권력거리지수 (PDI - Power distance Index)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모 광고에서 처럼 '아니오'라고 말하며 손가락을 까딱거리다간 '보여질수'는 있지만 '그 손가락 다물라~' 찍히기 쉽상이다.

결국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주기 위해 많이 택하는 방법이 '자기 시간의 희생, 올인'이다. 야근, 주말근무, 휴일반납. 그렇게 희생한 자에게는 '일의 성과' + 알파의 점수가 돌아간다.
어떻게 보면 일의 성과라는건 아주 특별한 일부 Star들을 제외하고는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렇게 주인의식과 열정을 보이는 사람에게 알파가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또 사실,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은 대개 일도 잘한다.

결국 피해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잘 '보이는' 재능이 없는 사람들인데,
욕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개선해서 그 대열에 끼거나, 자신을 좀 더 잘 보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조직으로 옮겨 갈 것이고, 소극적 욕망의 사람이라면 큰 기업이 주는 안정감에 만족하며 때때로 불만이지만 감내하며 지낼 것이다.

모두가 다 성공하고 승진하고 파이를 얻을 수는 없다.
가만히 앉아서 나의 가치와 진가를 '알아봐 주길 바라는' 사람은 진정 순진하거나, 바보다.
알아 볼 수 있도록 행동하거나, 알아 보지 않아도 불평하지 말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배역에 만족할 것인가. 
어느 선까지의 군비경쟁에 참여할 것인가. 
결정적으로
그래서 나는 행복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늘 어렵다.

** 책을 읽은 지가 좀 되서 그런지, 완전 옆길로 샌 느낌이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이 현실감이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다. 아무래도 나라의 다름으로 인한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이리라.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 점을 이해하고, 가능한 한 이기심을 잘 관리하라." 책에서 말하듯
회사는 이 말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잘 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회사에선 일을 제대로 끝낸 사람에게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경향이 있다. 아주 적은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사람은 거의 인정받지 못한다.
일에 중독된 사람에게 포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직원에게도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p26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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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영곤 2009.05.20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글은 무쟈게~ 길어요.. ^^

    제가 평소에 팀원들에게 하던 말이. "열심히 일한 것 필요없다. 잘 한 것이 필요하다"인데... 그 말에 나름 반감을 갖는 팀원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 naebido 2009.05.20 2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책을 읽은지가 오래되서인지 쓰다보니 생각나는 말들은 많은데 영 정리가 안되네요. ^^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과정보다는 output을 보다 의미있게 보는 것 같고요, 피평가자의 입장에서는 output만으로는 정당하게 평가될 수 없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암튼 이렇게 긴 글에 친히 댓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

  2. High Hopes 2009.05.25 0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찔리는데요. ㄷㄷ

  3. 힐라토 2011.01.12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팀장님, 이거 공감가요. 나두 읽어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