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자나, 돈트 (Zanna, Don't!)
ㅇ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극장
ㅇ 연출 : 드버낸드 잰키 (Devanand Janki)
ㅇ 2/7~3/31

세상을 뒤집어서 보라. 유쾌한 사랑 이야기
나와 '다름'에 대한 '포용'의 이야기

때때로 의사결정이 어렵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할 때 현상을 정반대로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조금은 또렷해지는 경험을 할때가 있다.
이 뮤지컬은 바로 그렇게 뒤집어보는 발상의 전환을 기반으로 한다.
그것도 아주 기발한 뒤집어보기.

뮤지컬의 배경은 동성애가 기본인 세상. 즉 남-남, 여-여 커플들이 바람직한 세상이며 이성애는 금기시된다. 이곳엔 '누구나 짝이있는 법!' 이라고 외치며 남-남, 여-여 커플들을 이어주기 위해 매일매일 열심히 동분서주하는 사랑의 큐피트 자나(zanna)가 있다.
기본 설정자체가 약간 민망하거나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인데, (두 주인공 남자 둘이 뽀뽀를 '쪽' 한단 말이지!) 경쾌한 노래들과 가사들 그리고 비틀어보니 웃음이 나오는 설정들로 (미식축구부 남자애가 체스부 남자애를 두고 하는 말 '아.. 역시 체스하는 남자들은 섹시심벌이야.'라거나 '우리 남자들끼리 멀하겠어. 섹스앤더시티나 봐야지.'와 같은 ^^) 코믹하고 가볍게 전개된다.

어느날 '군대에 이성애자를 받아들여도 될 것인가?' 라는 다소 도발적인 주제로 공연을 하게 되고 이성애 주인공을 연기하던 두 남녀가 실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금기된 사랑을 맞이하게 된 두사람을 위해 zanna는 자신의 마법을 포기하는 위험을 안고서 결국 둘의 사랑을 이뤄지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된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뀌고 이성애의 세상으로 변해있다.
단 한사람, 여전히 분홍색 신발을 신고있는 zanna만이 친구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서있게 되는데,
다행히도 늘 남을 연결시켜주기만 하던 자나도 자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즐겁게 마무리.

글로 쓰고보니 Queer옹호가 주제인 뮤지컬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그냥 흥겹고 신나고 발랄하고 유쾌한 사랑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내가 본 날이 발렌타인데이인지라 96.8%의 관객이 커플들로 보였는데 커튼이 내려가고 불이 켜진 후에
서로 꺼림직해하거나 민망해하거나 하지 않고, 다들 "우리 더 사랑하자." 라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스토리도 위트있고, 연출도 좋았던 것 같고 특히 음악이 좋더라. (한국에서는 박칼린님이 참여)
배우들도 노래 참 잘하고..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워낙 인기 있었다고 하니 원곡 ost 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Blow winds, Be a Man은 이진규가 참 잘 불렀구나 싶다. 여자주인공이 부른 I aint got time도 멋졌음)
참고로 미국 자나돈트 사이트는 여기 : http://www.zannadont.com/

결론 : 커플들 손 꼭 잡고 가서 보면 유쾌할 뮤지컬,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도 추천. ^^

▲ 주연 커플들 (분홍색 바지 입은 언니가 노래 삘이 참 좋더라. 노래 잘하더라구)
나중에 왼쪽 까만바지 언니랑, 맨 오른쪽 회색티셔츠 오빠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미국 공연 주인공들

▲ 미국 공연 자나 (우리나라 공연에서는 호영배우보다 진규배우의 이미지에 가까운듯)


▲ 연습 장면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영화든.. 준비하는 배우들을 보면 참 열정적이고 재밌어 보인다.
Posted by naebido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