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까지 분명 즐겁고 유쾌하게 어울렸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나른하리만치 따뜻한 온기가 온 몸으로 스멀스멀 느껴지는 순간
그 언제던가.. 내게 참 많은 위로가 되었던 시 하나가 불현듯 떠오른다.
한 해 한 해 내 몸뚱이의 나이테가 늘어나고, 그렇게 세월이 더해져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불쑥 불쑥 찾아드는 물음표, 혹은 외로움, 혹은 공허.
가라앉음. 
어찌됬건 그날까지. 푸른 희망의 사람으로 살자.

아직과 이미사이  -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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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들둥이 2009.01.20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저도 가끔 느끼는 거...ㅋㅋ

    근데..눈이 침침해서 그런가 ??? 첨에는 이직과 어미사이로 봤어요....ㅋㅋ
    회사를 그만두고 애들 어미로만 살아야 하나 ???? ㅋㅋㅋ 살짝봤을때 그랬어요~ ^^;;;

  2. naebido 2009.01.23 0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미.. 단어만으로도 어렵고 위대한 역할이죠.. 그대는 이미 멋진 엄마세요. ^^

  3. 이건 2011.06.30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느린걸음>입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에 수록된 시를 올려 놓으셨길래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가 절판된 지 10년 만에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1997년 ‘무기수’로 수감 중이었던 박노해 시인의 옥중 구술과 메모를 토대로 출간되었는데요, 박노해 시인이 문체를 다듬고 편집과 디자인을 변화해 2011년 6월, 새롭게 펴내게 되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대안이 없다는 오늘, 사람에 상처받고 사람에 눈물짓고 사람에 절망하면서도 그래도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우리들의 꿈ㅡ 다시,'사람만이 희망이다'. 길 찾는 그대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소중한 분들께도 알려주세요.
    (자세한 정보는 ▶http://www.nanum.com/site/169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