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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사색의시간

[문학]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 야콥 하인

by naebido 2007. 8. 12.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ㅇ 원제 : Vielleicht ist es sogar schön
ㅇ 저자 : 야콥 하인 (Hein, Jakob)
ㅇ 번역 : 배수아
ㅇ 영림카디널 / 2007. 4 / 232page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은, 단지 죽은 것처럼 보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 죽은 자는 지금도 과거 속에서는 여전히 더할나위 없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를 땅에 묻는다고 눈물 흘리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
트랄파마도어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가 변함없이 영속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시간이 있으면 그곳으로 시선만 주면 된다. 그러면 그들은 그 순간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과거가 되어 아주 사라진다는 생각은 우리 지구인들의 어리석은 환상일 뿐이다.
- 제 5도살장 / 커트 보네거트 -


도입부에 제 5 도살장의 문구가 있어 호감 급상승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이 소재지만 읽을 수록 참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 이었다.
저자 자신의 유년부터 현재로 오면서 회상과 함께 자연스레 드러나는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들여다보는 의미가 있다.
현재 베를린에서 소아정신과 의사를 하고 있는 이 아저씨,
동시에 작가이며 나보다 2살 밖에 많지 않은! 진지하면서도 살짝 위트있는 가벼움. 궁금해진다.
이 책 이전에 썼다는 책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독일에도 꼭 가봐야겠다. 리폼뷰네 무대를 꼭 들러줘야겠다.

※ 리폼뷰네 무대 : 1995년 설립된 낭독무대.
매주 일요일 저녁8시 뉴스이후 베를린 미데구의 토어거리 60번지 카페 뷔르거. (Kaffe Burger, Torstr. 60)


* *

2003년이던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면서 언니와 엄마랑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
머리 크고나서 함께 여행을 한 기억이 없어서였기도 했고,
각자가 진 짐만큼의 고통의 시간들을 유대의 힘이 아닌, 각자의 에너지로 벗어난 후이기도 했고,
몇 개월 후면 '엄마'가 될 언니에 대한 선물의 느낌이기도 했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여행을 마치던 마지막 밤, 엄마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생전 처음으로.
아... '안녕'을 말해야 할 때가 '언.젠.간.'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그때의 기분이 떠올라 눈물 살짝 맺히더라.
그날, 내가 나한테 쓴 편지를 다시금 들여다본다.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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