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ㅇ 원작: John Boyne 저 
ㅇ 감독 :  마크 허먼 (Mark Herman), 2008
ㅇ 출연 : 베라파미가(Vera Farmiga), 데이빗 슐리스 (David Thewlis)
 

아,, 예쁘다가, 슬프다가, 충격적인!!
간만에 발견한 좋은 영화다.
아이의 눈에 비춰진 전쟁의 모습.
수용소를 농장으로,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을 그저 줄무늬 잠옷을 입은 사람들로 생각하는 아이의 해석. 순진무구 그 자체인 아이의 시선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 뒤에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 더더욱 무섭고 속상하고 아프다.

독일군 장교를 아빠로 둔 부르노네 식구들은 시골의 수용소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말이 집이지 거의 군인들이 왔다갔다 하는 막사나 다름 없음. 근처엔 학교도 없고, 친구도 없고, 맨날 맨날 심심해 죽는 부르노는 자기 방 창문 넘어로 수용소를 보게 된다. 수용소를 농장이라고 생각한 아이는 자기는 넘 심심한데 그들은 모여서 뭘 재밌게 하는 것 같은 호기심이 발동. 결국 자기에겐 감옥 같이 느껴지는 집에서 탈출! 수용소가 있는 곳까지 가게 되고 수용소의 철조망 건너 자기 또래의 아이를 만난다.
아이 둘이 주고 받는 대화는 가슴이 아릴지경.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동안 가슴을 쓸어야할 정도로 여운이 깊다.
보고나서 한참을 멍.. 하게 있을 정도로.
영화 스포일러이므로 생략.

국가가 시키는 일을 직업으로써 추호의 의심없이 맹목적으로 정말 열심히 일하는 장교 부르노의 아빠.
그런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한 아버지, 반대로 그런 아들 보기가 맘 불편한 어머니.
그리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영향받는 사람들. 바로 아내와 아이들.
아빠 밑에서 일하는 잘 생긴 군인 오빠가 멋져 보이고, 좋아하던 인형놀이 대신 히틀러 사진을 택하는 딸.
수용소 안의 친구를 알게 된 후로 우리 아빠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헷갈리는 아들.
그래도 좋은편이죠? 묻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아이. ㅜ.ㅜ
특히 자신의 남편이 유태인을 산 채로 죽이는 괴물 같은 일의 대빵이라는 사실에 경악하는 아내. 그 절규와 오열.

그리고 만일 내가 저 시대에 있었더라면 과연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했을까. 자문해 본다.
정부의 명령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불복종 할 용기가 있었을까. 아니면 시키는 일이니 '내 잘못이 아니야'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그저 묵묵히 성실하게 따랐을까.
독일 시민이었다면, 용기를 내어 누구를 도왔을까? 아니면 공포에 사로잡혀 나부터 살고봐야지, 외면했을까...

비단 '만약에' 가정법만의 일은 아닐것이다.
현실을 사는 지금의 나 역시 '내 잘못이 아니야' 라며 무심히 저지르고 있는 비겁함은 없는지,
잘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아.. 뭔가 막 부끄럽다 또.

인간의 광기가 조직화되고 시스템화 되어 착착 맞게 돌아갈 때 얼마나 잔혹한 일이 벌어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홀로코스트 영화는 이래서 보고 나면 참.. 마음이 착찹하다.
 
ps. 그동안 홀로코스트 관련 책과 영화를 보면서 샤워실로 가장한 샤워기로 독가스가 나오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때문에 알아버렸다. 지상으로 나 있는 통풍구를 통해 지하실로 툭. 깡통하나 던져졌음을.. ㅜ.ㅜ
아.. 그 무심함의 툭... 그 동작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스러졌는가를 생각하니 또 부르르 소름끼친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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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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