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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별일없이산다

10년 일기장, 다이어리 - Journal 10+

by naebido 2013. 1. 31.



돌아보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일기를 참 열심히 쓰는 아이였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인가부터 6학년까지는 공책을 붙여가며 열심히 써서 나중엔 제법 두꺼운 책이 되었다. 살짝 감상적이기도 해서 더러 시도 쓰고 그랬던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일기장은 한개도 없다. 그 시절의 나를 들여다 보고 싶은데, 없어진 가족앨범과 더불어 생각할 때 마다  아쉽고 애석하다.

학교시절 일기장은 스스로 버리거나 이사다니며 잃어버렸고, 대학교 졸업 이후 띄엄 띄엄 PC로 쓰던 일기는 DB업데이트를 잘 못 엎는다거나, 업체가 망하거나, 백업을 안하거나 등등 어찌저찌의 이유들로 없어져버렸다.
그렇게 딱히 일기란걸 따로 안쓰고 산 지 꽤 되었다. 고작해야 회사 탁상 달력에 약속 정도 적어두는정도. 그러다 2009년 10년 일기장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후로 아주 열심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날 누구를 만났다거나, 특별한 감정이나 생각이 들었다면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3년. 연말이 되고, 2013년 새해가 되어 휘릭 돌아 보니 이거 참 잘했다 싶다.
말이 10년 일기지, 하루에 쓰는 칸은 달랑 4줄밖에 안된다. 그냥 내 일생의 궤적을 메모해두는 가벼운 기록장.
사람들에게 이 10년 일기장을 써보라고 정말 추천하고 싶다. 더불어 Tip이랄까. 쓰면서 느낀 몇가지 경험도 공유.

 

▲ 10년 일기장 Journal 10+ 라는 제품. 한국껀 아니고 미국회사제품인데 아마존에서 판다. 옛날엔 Funshop에서도 팔았는데 '10년일기장'을 검색해보니 가네쉬, 육심원 등 우리나라 제품도 몇 종류가 보인다.  

 

 ▲ 10년 일기의 구조는 이렇다. 페이지의 맨 위에는 월/일이 있고 세로에는 연도와 요일이 10년치가 있다.
칸도 작고 열심히 쓰는 것도 힘들어서 그날의 일정 위주로 간략하게 적게 되는데 그마저도 빠뜨리기 부지기수다.
좀 길게 적고 싶을땐 하단 ☞p 부분에 공책 뒤쪽에 붙어 있는 carry over page의 숫자를 기록하고 빈페이지에 자유롭게 이어 쓰면 된다. 

 

 ▲ 매월의 첫 장에는 이렇게 1일~31일까지 날짜별로 큰 일을 간단하게 입력해 둘 수 있다. 오른쪽은 뒷쪽의 이어서 쓰는 빈 페이지. 그 외에도 공책 맨 앞에는 년도별 목표와 실행여부를 적어두는 페이지도 있다.   

빼먹기도 하고, 밀린 걸 일정만 나중에 기록해 두기도 했지만 그렇게라도 꾸준히 쓰고 있는데 얼마전 그동안 쓴걸 휘리릭 읽어보다가 진짜 놀랬다. 나라는 사람, 얼마나 늘 제자리에서 뱅뱅 돌고 살고 있었던가!
정말이지 그동안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사실에 아주 아주 충실하게 산거였다.
어떤 일에 대해 고민했다가 -> 잊고 살다가 -> 또 고민하다가 -> 또 잊다가 -> 이젠 그게 같은 고민인지 조차도 모르고 또 고민했다 -> 또 잊다가... 그렇게 뱅뱅뱅 돌며 살아 왔던 것을. 글들을 통해서 알아 버리게 된거다!! 
아 정말, 이누무 인간!! 이거 머야. 이거 3년전에 썼던 것 같은데?? 어라?? 머야? 2년전에도 또 있네?? 엥?? 머야! 고민 내용도 똑같애. 으아아..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변화가 없을 수가! 정말 완전 깜놀한거다.
정신이 번쩍든다. 적어도 한해 한해 나이 먹으면서 뭔가 조금이라도 성찰하고 성장하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나.
같은 고민과 후회 반복하면서 살고 싶지 않은데, 이제라도 하루 하루 좀 더 소중하게 보내리라.

Tip1. 더 깜짝의 사실은 내가 써놓고도 기억을 못하는 게 비일비재하다는 것. ㅜ.ㅜ 예컨대 '엄마와의 해프닝은 잘 끝났다' 라거나, '오늘 본 영화는 정말 최악' 이라거나, 'OO한테 실망' 뭐 이런 것들. 아 놔... 대체 뭐였는지 가 절대 기억이 안난다는 것. OTL. 엉엉. 정말 답답하면서도 웃픈현실.
-> 그러니 혹시라도 10년 일기를 시작하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쓰시라~
지금 기억력을 자신해도 나중엔 다~~ 까묵게 된다는 노화의 현실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Tip2. 더 깜놀은 심지어 정확하게 쓴 것조차도!! 기억에서 완벽하게 지워져 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 예컨대 아무개의 친구 OO를 만났음. 이라는데 OO라는 이름은 알겠는데 만난 기억도, 얼굴도 전혀~~기억에 없음.
OO식당에서 카레. 라는데 OO식당은 과연 어디에 있는걸까요? ㅎㅎㅎ 이쯤되면 뭐 웃픈 정도가 아니라 공포에 가깝다
-> 나의 뇌 용량을 인정하고 받아 들일 것. ㅋㅋ

ps. 구입방법 : 아마존에서 2013년꺼 130$이나 한다. 배송포함 153.95$ 꽥. 비싸다. 한국제품은 3만원 선.
http://www.amazon.com/Journal-10-2013-Ian-Matthews/dp/0975407384/ref=sr_1_1?ie=UTF8&qid=1359522906&sr=8-1&keywords=journal+10%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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