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도 그닥 안 챙기는 난데 화이트데이가 웬말, (챙기기는 커녕 이런 OOO데이는 마케팅을 앞세운 기업의 상업성에 더해 요즘엔 부쩍 부화뇌동의 데이로 느껴져 의도적으로 더 멀리하고 싶어진다. 삼겹살데이에 짜장면데이.. 이건 뭐 365일이 메뉴판 데이 되어 먹다가 판날 기세. 이왕 챙기는거 먹지만 말고 좀 창의적 이벤트도 나왔으면 좋겠다. 예컨대 '부처님 오시는 날' 뭐 이런 날은 종교를 떠나 모두들 염주알처럼 생긴 동그란 나무 구슬들을 한개씩 주고 받으며 행복을 기원한다거나, '손편지데이', '전국민 지각데이'...처럼 정서상 평화로움을 준다거나 하는. 살이 찌거나 식용 합성 물질을 먹어야 하는 부작용없고, 내용 건전하고 좋잖아? 식음료업체 외의 많은 단체들 분발해주길 기대한다)

암튼 그렇게 어제와 내일과 하등 다를 것 없는 보통의 날, 화이트는 모르겠고 내겐 '기타 레슨의 날'이어서 설레는 날.
레슨을 기다리며 퇴근을 좀 밍기적 거리는데 '역시!! OO는 화이트데이에 약속이 없으시구만!' 하고 팀장이 농담인척 진담을 말한다. 아뿔싸~! 자고로 이런 날엔 약속이라도 있는 척 사라줘져야 하는 것을. 이미 오래전 깨쳤건만 오늘 살짝 방심했다. (앗!! 한달전 발렌타인데이에도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구나.) 그러고보면 세상의 이런 저런 날들을 혼자만 모른척 지내기란 참 쉽지 않다. 

알고보니 팀장은 '저녁 먹고 들어와'라는 와이프의 문자를 뒤늦게 받고 밥먹을 동료를 찾고 있었던 것. 시간이 좀 빡빡했으나 마침 배도 고프고... 레슨 시간을 살짝 늦추고 팀장과의 저녁 식사에 합류하여 삼겹살에 맥주. (음, 간만에 맛있던데???)  그러는 바람에 오늘은 음주 레슨이 되었다.

결과는?? 오우, 완전 삘 충만!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스트로크로 치기, 'When I Dream' TAB 악보를 보면서 한 음 한 음 튕기기를 배우고 있는데,  '술 드셔서 그런가요? 지금까지 중에 오늘 젤 소리도 좋고 잘한다'는 칭찬을 해 주신다. 흐흐흐, 쌤... 술냄새 다 나요? --; 정말 살짝 알딸딸한 기운으로 기타를 튕겨서 그런가, 왕초보지만 삘은 뭐, 슈스케 출연한 참가자들 못지 않다. 스트로크가 약해요.. 지적받아 왔는데 오늘은 강력한 스트로크에 매끄러운 코드 변환, 그리고 충만한 리듬감까지! 다른 때 보다 훨씬 더 신났던 것 같다. 정말 술 때문인걸까? 음주 기타.. 이런 느낌인거야?
뮤지션들 이래서 알콜에 약에 그러는거야? 그런거야?? 행복하겠는걸???... ^^;
감떨어지기 전에 주말에 멀쩡한 상태에서 열심히 다시 연습 해봐야겠다.

Posted by naeb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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